내가 가끔, 아니 자주 엉뚱하다는 건 안다. 며칠전 아이들과 외출을 할 때에 아이들 왈, "엄마, 알프스 소녀 하이디 같다."
흠, 그런가 - 거울을 봤다. 이렇게 나이 많은 소녀도 있나.
7부 소매의 하얀 블라우스와 프릴이 풍성한 앞치마 비슷한 원피스에 역시 7부 스판 바지를 입었었다. 신발은 꽃이 아프리케가 된 빨간색의 굽없는 신발.
어제 무궁화 공원에서 여러 꽃을 담고 바다를 보니 내가 지나온 그 자리에 작은 성이 있었다. 애너벨리 -
그래 애너벨리 --
그 작은 성은 유치원일 수도 있으며, 모텔일 수도 있는데 나는 내내 애너벨리를 생각하였다.
바닷가 왕국의 한 소녀 애너벨리 -- 시작과 끝이 흐릿한 시를 잠시잠시 읊조렸다.
국어 선생님이었을까 영어 선생님이었을까 - 학창 시절에 대부분 애너벨리를 들어 보았을것이다.
애너벨리 --
우리 모두가 소년 소녀였던 시절이 있었지 -
애너벨리 - Edgar Allen Poe, 낭송 Jim Reeves
바닷가 어느 왕국에
한 소녀가 살았다네 그이름은 애너벨리
그 소녀는 날 사랑하고 내게서 사랑 받는 것 외엔 생각하지 않았다네
바닷가 이 왕국에서 우리는 사랑보다 더한 사랑으로 사랑을 했네
하늘나라 날개 달린 천사들도 시샘 하였네
그래서 오래전 바닷가 이 왕국에 바람이 불어와 나의 애너벨리를 싸늘하게 얼려 버렸네
그 여자를 내게서 빼앗아 바닷가 이 왕국의 무덤속에 가둬 버렸네
천사들도
악마들도
아름다운 애너벨리의 영혼에서 날, 결코 떼어 놓을수는 없으리
달빛이 휘영청 밝을때는 아름다운 애너벨리의 눈을 나는 느끼네
그리하여 밤새도록 나 ,
여기 누워 있네 무덤 속 철썩이는 바닷가 무덤 속
그곳에 누운
내 사랑
내 사랑
내 사랑
내, 신부 곁에
에드가 앨런 포는 근대 미국 문학이 배출한 가장 뛰어난 시인이자 작가, 문예이론가, 비평가였다.
그의 일생은 고통과 불행, 가난으로 점철된 비탄의 그것이었다. 그는 1836년 자신의 나이 26세 때 13세의 어린 사촌동생 버지니아를 부인으로 맞이했다. 그는 어린 아내 버지니아를 사랑했지만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지는 못한 것 같다.
왜냐하면 평생 술독에 빠져 지냈고, 아내를 가난에 시달리게 하다가 결국 요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의 아내 버지니아는 1847년 2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 시 애너벨리가 그의 불쌍한 아내 버지니아를 위해 이미 쓰여진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아내가 죽은 이듬해부터 자신보다 7세 연상의 시인이자 미망인 사라 헬렌 휘트먼에게 청혼했지만 그녀의 가족들의 반발로 좌절된 이듬해인 1949년 애너벨리를 발표한다 그리고 같은 해 죽었다
그의 마지막 외침은 "신이시여 불쌍한 영혼을 구원하소서."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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