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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흑백다방 그리고…

두레헌의 茶는 風景 맛이다.

by 실비단안개 2008.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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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에 뭐하러 가세요?

실비단안개 바보에요? 찻집에 차를 마시러 가지 뭐하러가요.

 

네, 저는 가끔 바보가 됩니다. 찻집이나 밥집을 차를 마시거나 밥을 먹기보다 분위기와 풍경을 즐기러 갈 때가 더 많습니다.

어떤 집은 풍경을 여러번 담으러 갔기에 묵언으로 끄덕여준 고마움에 밥을 먹으러 가기도 합니다.

또 차를 마시러 갔거나 밥을 먹으러 갔다가 반한 풍경에 다시 그 집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억수같은 비가 내렸습니다.  

오늘같은 날은 어떤 차가 좋을까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커피를 좋아합니다. 그러다 가끔 조신한 여자이고 싶을 때는 동방미인차를 마시며, 향기로운 날을 만들고 싶을 때는 국화차를 마시기도 합니다.

 

차는 계절을 가리지않아 좋습니다. 물론 차를 즐기지 않는 이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집에 없을 때는 여러가지 풀과 식용이 가능한 나무 뿌리를  차처럼 우려내어 물 대용으로 마시며, 아이들이 있을 때는 녹차 내지 대추를 넣은 옥수수수염차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물 대용으로 마십니다.

 

어제, 몇번을 벼룬 끝에 두레헌을 찾았었다.

웅천요에 가려면 두레헌을 거치는데 시간을 트집잡아 두레헌을 스쳤었다.

누구나 홀랑 반할 두레헌의 뜰은 나의 위치에 따라 많은 풍경을 만드는 찻집이다.

 

두레헌에 가면, 석곡의 누리가 보고프다.

오죽포크로 시루떡을 찔러 한손을 받쳐 먹던 모습, 선한 눈빛이.

 

그 이전에 두레헌을 다녀왔었지만 누리와 함께였던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인 풍경이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어제는 무려 세 여자가 함께였다. 주인을 합치면 네 여자, 하여 혼자일 때보다 더 많은 풍경을 그릴 수 있었던 날이었다.

먼저 인사를 드렸다. 나중에 멀리서 들린 이야기가 내가 실비단안개라는 것 -

그전에 블로그 명함을 드린적이 없으며, 그저 차를 마시러 갔거나 혹은 지나다 풍경에 멈춘 여자였다가 스쳤는데, 두레헌 주인이 인터넷에서 두레헌의 풍경을 본 것이었다.

나가면 가끔 그런다. 아~ 실비단안개 - 하고.

그때부터 마음과 움직임에 자유가 부분 제한이되며 괜히 혼자서 책임에 무게를 조금 더 한다.

 

 

풍경 혼자, 혹은 함께 만드는 풍경

 

 

두레헌의 전경이다. 담쟁이 덩굴이 함께인 풍경앞에서는 언제나 오래 머무는 버릇이 있는데, 두레헌은 울타리도 담쟁이며, 본체의 붉은 지붕위까지 담쟁이다.

왼편의 붉은지붕 아래가 차를 마실 수 있는 방인데, 지난해에 흑백의 경아씨와 함께 저곳에서 차를 마셨는데, 지금 풍경은 그 방에서 밖을 보면 애기연의 대가 이쁘다. 애기연꽃이 필 즘이면 저 방에서 연차를 꼭 마셔야할 것 같다.

 

 

 

뜰에는 다소곳한 소나무 한그루가 있으며, 주인(가운데)은 묵은 솔잎을 조심스레 솎아냈다.

 

 

이 풍경 이전에 둥근 탁자가 있는 뒷풍경에서 우리는 이미 여러 풍경을 담았으며, 이 자리 또한 앞서 사람만 바뀌고 풍경을 담았었다. 뜰에 어울리려면 앉아야할 것 같았다. 보통 때는 청바지차림인데 어제는 작업은 생각지않고 다만 초대에 응한다는 생각으로 흰바지를 입었는데, 두레헌 앞에 만난 풍경에서도 앉아서 담겼다. 다행은 풀물이 들지않았다. 풀물이 들어야 나 답겠지만 흰색의 바지에 풀물이 든다는 건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불편하니.

 

 

두레헌을 들어서면 오른편 장독대 위로 포도가 영글고 있다. 살짝 만지기는 하지만 몰래 따지는 않는다. 어느 풍경이던.

 

 

두레헌 전경에서 본 오른편의 방 바깥 풍경이다. 여러가지 식물들이 올망졸망하며 구입도 가능하다. 두레헌의 변화되는 풍경은 식물과 독의 구입과 판매에 따라 바뀌는데, 언제의 작품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모든 식물은 제자리처럼 자리를 잘 잡아있다.

위의 풍경 안이 아래의 풍경이다. 비비추가 보인다.

 

 

우리는 원래 뜰에서 차를 마시기로 하였는데, 내부의 풍경에 눈길을 주어야 그 풍경들이 서운해하지 않을 것 같아 잠시 풍경과 눈맞춤만하자 하며 들었다가 주저앉았다.

 

두레헌은 떡을 먼저 내어 준다. 그 크기는 한입이며, 떡을 집을 수 있는 포크는 오죽이다. 나는 낯설어하기를 잘 한다. 블로그에서 주절거리는 것과는 많이 다른데, 요즘은 블로그 덕분에 만나는 이들에 따라 수다를 넘어 소란스러울 때도 있다.

두레헌에 몇 번 갔었지만 오죽포크를 판매 하느냐고 묻지를 않았으며, 얼마전에 담양에 갔을 때 대나무박물관 앞 특산품 판매소에서 오죽포크를 구입하였었다.

 

(두레헌에서는 차와 다구, 기타 소품들을 판매한다.)

 

어제 떡을 먹으면서 주인에게 담양에서 오죽포크를 구입하였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우리 각자에게 오죽포크 두개씩을 주셨다.

참, 나는 다구의 이름과 용도등을 정확히는 모른다. 그저 생활이 되어야겠거니하며 혼자 편안히 차를 즐기는데, 지난 3월인가, 창원의 '차생원'에서 다구 몇 점을 구입하고 가게 내부의 풍경등을 담아 두었는데 차일피일 하다보니 포스팅을 못하였다. 다구와 차 문화를 제대로 안다면 진작 포스팅을 했을 수도 있는데, 검색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미루었으니 책임회피랄까?

 

 

어릴 때, 나무젓가락이 없었을 때 들에서 밥을 먹을 때 엄마는 나뭇가지를 꺾어 젓가락을 만들어 주셨다. 두레헌에서 오죽포크를 만나고 혼자 살며시 고민을 한적도 있었다. 대나무밭에서 대나무를 잘라와서 만들까, 아니면 흔한 나뭇가지로 만들어 볼까 - 하며.

 

어제 마신 차는 '백련잎차'였다. 보통의 잎차는 알려주기전에 나는 그 이름을 모른다. 하여 어딘가를 방문하였을때, 찾았을 때 차 대접을 받으면 여쭙는다.

"무슨 찬가요?"

정말 아닌데, 꽃차는 꼭 서양차 같은 느낌이며 잎차는 우리차 같다. 화려함과 은은함의 차이 때문일까?

백련잎차는 말 그대로 백련의 잎으로 만든 차이다. 지난해 연꽃을 만날  때 '백련향차(白蓮香茶) - http://blog.daum.net/mylovemay/12368368'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백련잎차에 대하여 짧게 올린다.

 

백련잎차는 신선하고 깨끗한 백련잎 만을 채취해 잘게 잘라 덖고 비벼서 만든 그윽하고 은은한 연향과 맑은 색이 나도록 하여
만든 잎차다.
연꽃은 순결, 청순한마음 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번 덖고 찌고 비벼 만든 백련잎차는 녹차와 제조기법은 비슷하나 성질이 매우 온화하고 떫은 맛이 덜하여 맛이 부드러우며, 마음을 다스리는데 좋은 차라고 한다.

제일 좋은 효능은 피를 맑게하며, 녹차는 몸이 찬사람은 삼가해야하지만 백련잎차는 몸이 찬사람이 마셔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연잎차는 녹차보다 카페인이 월등히 적다.

 

음용법 : 끓인 물에 다기를 데운 뒤 약 2~3g 정도의 차를 다관에 넣고 100℃의 물을 부은 후 약 20~30초 동안 우려 낸 후 향을 음미하면서 3~4회 우려 마시면 된다.

대부분의 차가 그렇다. 다기를 데운 후 우려 낸 차를 마시며, 몇 번 더 우려 마셔도 된다는 것이다. 다도하면 아주 어렵게 생각하는데, 찻잔이 꼭 종지만 할 필요가 없으며, 취향에 따라 머그잔에 가득 부어 마셔도 된다. 단, 다기중에 금이 간 듯한 다기가 있을것이다. 이런 종류는 여러 차를 마시면 차의 향이 섞이므로 한가지 차만 애용을 하여야 한다.(다기 이름을 정확히 몰라 죄송하네요. 차생원에서 분명 배웠는데 - ^^;;)

또 맑은 차는 유리잔으로 마시면 색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

(누구라도 좋으니 차에 관한 좋은 정보는 댓글로 주세요!)

 

 

차를 마신방 안쪽의 방인데 벽을 헐고 소품으로 공간을 구분한 방이다. 벽에는 바깥주인의 전각작품이 있으며, 다른방과 마찬가지로 통유리창으로 바깥 풍경이 하나의 커다란 그림액자이다.

아래는 위의 방 바깥 풍경인데, 차양에는 참다래가 올망졸망 매달려 있는데, 그 풍경 또한 가슴에 콕 박히는 풍경이다.

창에 비친 나와 문학관 학예사님이 있는 풍경이 또 하나의 그림 액자같다.

그 풍경속에 좀은 어눌한 두 여자가 있네.^^

 

 

 

독이 있는 풍경

 

요즘은 많은 밥집과 카페에서 독을 소품으로 활용한다. 그런데 독이 생각외로 비싸다. 가끔 고성쪽을 다녀올 때 진동의 독집에서 가격만 물어보고 오는데, 독은 쓰임이 다양하기에 우리는 우산꽂이도 독으로 한다.(물론 우산은 말린 후에 꽂는다.)

 

두레헌 역시 곳곳에 독이 잘 배치되어 있는데, 계절따라 피는 꽃과 함께 다양한 풍경이 연출된다.

 

부탁 - 행여 밥집에 가서 독 안에 뭐가 들었나요하며 묻지는 말자. 순창의 고추장 마을에 갔을 때도 묻지를 않았다.

어릴 때 할머니와 엄마의 모습을 그리며 독은 요술 공간으로 두는 게 더 좋다.

 

 

 

곳곳의 긴잎 식물은 붓꽃이다. 붓꽃이 핀 풍경은 5월에 가면 만날 수 있으며, 그 이전이나 즘에 금낭화와 매발톱도 만날 수 있고 지금은 낮달맞이꽃과 비비추가 피어있었다. 곧 수련을 만나며 그 후로 애기연꽃을 만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래의 풍경은 위의 풍경에 더 다가가 담은 풍경이다. 두레헌 본체의 오른쪽이며 참다래가 올망졸망한 풍경 앞인 것이다.

참다래 아래에 치자꽃이 향기로우며, 그 뒤로 작은 수레가 보이는데 몇 발자국 나아가면 노천 작업장이 있다.

 

 

그리고…

 

위의 풍경에서 왼편으로 돌았다. 내가 다가가고 싶어 돌아간게 아니며 낯선 소리에 끌려 가니 바깥주인이 서각 작품 활동중이셨는데, 머리까지 쓴 옷 때문인지 내 발자국 소리를 듣지 못하였으며, 나 또한 조용히 모습만 몇 컷 담고 인사는 주고받지 않았다.

 

두레헌의 바깥주인은 전각 작품 활동을 하는 문성만 씨며, 올 10월에 두레헌의 뜰에서 전시회를 한다.

10월 24일~10월 30일이 전시 예정이며, 다른 소식이 올 때 재알림을 할 예정이다.

 

* 전각이 뭐에요?

참고 - 목어 김병윤의 전각전시회. 나무에 새긴 사연 : http://blog.daum.net/mylovemay/14535399

 

 

하는 일은 다르지만 한공간에서 각자의 일을 한다는 일은 분명 아름다운 일이다. 그 주인공이 부부인 경우에는 더.

안주인은 차를 내리고 바깥주인은 전각 작품을 하니 얼마나 잘 어울리는 풍경인가.

서로의 시간 중 잠시 함께 짬을 내어 화초를 이뻐하며 뜰을 거닐고.

 

두레헌의 차맛은 다양한 풍경의 맛이다.

어제 내가 마신 백련잎차의 맛은 비비추가 꼼지락거리는 맛이었다.

 

 

비가 멎고 밤이 깊어갑니다.

이 시간에는 어떤 차가 어울릴까요?

 

두레헌

경남 진해시 가주동 633-6

055)552-6390

 

  ▲ 밖에서 담은 두레헌 - 이늠 작년 그늠인가요? 앉아서 풍경을 담을 때 자꾸 내 바지를 내리려고 하였다. 깜찍한늠 --

 

* 광우병 소 수입 반대 펼침막 보내기에 동참하는 방법 :  http://2kim.idomin.com/226

 

* 진해 촛불문화제

*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진해 석동 체육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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