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김유정 '봄봄'의 노란동백꽃이 아닌 붉은동백꽃

by 실비단안개 2007. 12. 29.
728x90

 

경아씨는 빵순이다. 장복프라자 앞에서 내려 걸었다. 좀 더 타고 갈 수도 있지만 장복프라자와 흑백의 중간쯤에 크라운 베이커리가 있기 때문이다.

진해의 백장미가 아직 있다면 중원로타리에서 내렸을 텐데.

녹차롤케익 한개를 달랑달랑 들고 가는데 낯모르는 댁의 담장위로 동백꽃이 붉다. 진짜 동백꽃이다. 애기동백이 아닌 쪽동백.

며칠전 진해여고에 갔을 때는 아직이었는데, 여긴 피었네 -

담장위의 동백으로는 성에 차지않아 까치발로 낯선 담장안을 보니 동백의 뿌리는 그 이웃의 뜰에 있었다. 대문이 빼꼼 열려있다. 살짝 - 빈집이다. 햐 -

일본식 다다미 방이며 방이 여러개이고 붙박이장이 아닌 벽장도 있는 아주 오랜 된 집이었다. 나무와 나무 사이, 열매와 꽃 사이에는 거미줄이 난장이었다. 오늘 입은 옷은 새옷이지만 그래도 팔을 휘저어 걷었다. 꼭 한그루다. 그런데 나이가 많아 그 아래로 무수한 새 동백나무가 쏙쏙 올라와 있다. 봄 같다. 통꽃 몇송이가 그 사이에 떨어져 있다.

오른쪽 주머니에서 드르륵 한다.

"언니 어딥니까?"

경아씨다. 어, 집 앞 -

그래도 나는 다시 동백꽃을 담았다. 빛이 어느 정도 통과를 할까, 잎으로도 빛이 통과를 할까, 나는 동백나무 한그루로 별 짓을 다 하였다. 또 휴대폰이 드르륵 한다.

경화씨가 왔는데 바쁘니 식사는 배달을 시킬건데 뭐 드실래요 한다. 어, 아무거나 -

밥 먹는 일과 잠 자는일보다 카메라질이 더 좋다. 누군가와 약속을 하였을 때 약속 시간에 늦었다면 약속 장소로 가면서 꺼리를 만나 카메라질을 하기 때문이다.

 

.

.

.

 

자랑 -

저기 빈집이 있는데, 동백꽃이 피었거덩, 이따 가 보자?

.

.

.

 

 

 

 

우리의 송년회는 된장찌개와 커피 곱배기였다.

 

.

.

.

 

 

어제 담은 애기동백도 아니며 김유정의 '봄봄'에 나오는 '노란동백꽃'도 아닌 진짜 동백꽃, 쪽동백꽃을 만났다. 흑백에서 나오며 두리번 거리니 도로 곳곳에 -

그 빈집으로 가는 길에서 경아씨가 자꾸 부른다.

어, 잠깐만 --

 

동백꽃 - 김유정

.

.

.

 

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 양으로 산으로 올라서려는데, 점순네 수탉이 아직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우리 닭을 다시 쪼아서 선혈이 낭자했다. 나는 작대기를 들고 헛매질을 하여 떼어 놓았다. 나흘 전에 점순이는 울타리 엮는 내 등뒤로 와서 더운 김이 홱 끼치는 감자를 내밀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밀어 버렸다. 이상한 낌새에 뒤를 돌아본 나는, 쌔근쌔근 하고 독이 오른 그녀가 나를 쳐다보다가 나중에는 눈물까지 흘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음날 점순이는 자기집 봉당에 홀로 걸터앉아 우리 집 씨암탉을 붙들어 놓고 때리고 있었다. 점순이는 사람들이 없으면 수탉을 몰고 와서 우리 집 수탉과 싸움을 붙였다. 하루는 나도 우리 집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이고 용을 쓸 때까지 기다려서 점순네 닭과 싸움을 붙였다. 그 보람으로 우리 닭은 발톱으로 점순네 닭의 눈을 후볐다. 그러나 점순네 닭이 한번 쪼인 앙갚음으로 우리 닭을 쪼았다. 점순이가 싸움을 붙일 것을 안 나는 우리 닭을 잡아다가 가두고 나무하러 갔다. 소나무 삭정이를 따면서 나는 고년의 목쟁이를 돌려 놓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점순이가 바윗돌 틈에 소복이 깔아 놓고 앉아서 닭싸움을 보며 청승맞게 호드기를 불고 있다. 약이 오른 나는 지게 막대기로 점순네 큰 수닭을 때려 죽였다. 그러자 점순이가 눈을 흡뜨고 내게 달려든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느냐고 다짐하는 점순이에게 그러마고 약속한다.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에 함께 파묻힌 나는 점순이의 향긋한 냄새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이때 점순이는 어머니가 부르자 겁을 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내려가고 나는 산으로 내뺀다.

 

.

.

.

 

 

* 노란동백꽃 : 생강나무꽃. 노란 동백 즉 우리나라 중부지방 야산에 잎이 돋기 전에 노랗게 먼저 꽃이 피는 생강나무이며,  물이 한창 올랐을 때 껍질을 씹어보면 알싸한 생강냄새가 난다. 강원도아리랑(아주까리 동백--)이나 정선라리랑(싸리골 올동박--)에서 나오는 동박도 김유정 소설 속에 나오는 노란 동백 즉 생강나무다.

 

* 생강나무꽃 : http://blog.daum.net/mylovemay/11353217

 

 

 

 

 

 

 

 

 

 

 

 

 

 

 

 

 

 

아래 링크의 분들도 기억하여 주시길 …

 


▶ 우토로 살리기 마지막 모금 운동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donation/view?id=35351


* 기부 방법(휴대전화, Daum캐쉬, 신용카드, 계좌이체, 일반전화)를 선택한 후 직접 기부를 하거나 응원 댓글(댓글 1개를 달면 다음이 100원을 기부)을 달면 됩니다.

 

▶ 쪽방촌 할아버지께 월세보증금 5000원씩 모아주세요!

네티즌들, 쪽방촌의 산타가 되다!

월세 내려고 밥 굶는 할아버지들에게 임대보증금 마련운동, 123만원 모여

…네 분에게 총 400만원 필요, 영세민 전세대출도 알아볼 것

                                  http://blog.daum.net/ecodemo/15147915

 

100만원. 누구에겐 하루 밤 술값이기도 하고 또 누구에겐 옷 한 벌 값 정도에 해당하기도 하는 액수입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할아버지들에게 100만원은 한 평도 안 되는 쪽방을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남은 생의 희망이기도 절망이기도 한 금액입니다. 티끌모아 태산이며 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고 하였으니, 여러분들의 작은 정성을 희망합니다.

계좌 : 1002-535-871251(우리은행) 권귀용

 

태안 역시 처참합니다. 봉사를 하러 가더라도 봉사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여 봉사기금 마련과 서명이 진행중이니 뜻이 있는 분들은 참여해주면 감사하겠습니다. 

 

▶ 태안, 자원봉사 기금을 모읍시다!

태안 역시 처참하다. 봉사를 하러 가더라도 봉사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여 봉사기금 마련과 서명이 진행중이니 뜻이 있는 분들은 참여해주면 좋겠다.

http://hyphen.daum.net/request/campaign/sub/taean.do?articleId=2&_top_blogtop=bestblog1#reply 

 

모금 참여하기 

 

 

 

클릭 : 아름다운재단 소개 | 1% 나눔 | 이렇게 쓰입니다 | 도움말
모두가 형제이며 이웃입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을 희망합니다!

 

18143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