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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김장 고추 심을 준비를 했습니다

by 실비단안개 2009.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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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지만 나이값을 한다고 일찍 일어났습니다. 어제부터 '나를 위로하는 사진이야기'를 읽는데, 이 책은 얼마전 솔라리스님의 기사(착한카메라의 일기, 나를 위로하는 사진이야기)를 읽고 구입한, 사진에 관하여 처음으로 구입한 책입니다. 책 내용 중, '폐허 속에 핀 꽃'을 읽다말고 손바닥만한 화단 정리를 했습니다. 손바닥만한 화단에 식물이 많으면 얼마나 많겠습니까만, 집안 정리 끝내고 해야지 한 일이었으며, 마침 책 내용 중에 꽃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에 정리를 하고 낮 시간에는 경화역으로 벚꽃을 만나러 가고 싶었습니다.

 

화분의 천리향을 흙냄새를 물씬 맡도록 화단에 옮기고, 유자청을 만든 후 버린 씨앗이 많은 싹을 틔웠기에 뽑아내고, 샤프란, 백합 등을 늦었지만 약간씩 이동 시켰습니다. 잠깐 같았는데 한 시간이 훌쩍이데요.

그리곤 아침 식사를 하는데, 엄마의 전화였습니다.

어디 가느냐고 묻지도 않고, "고추밭 비니루 씌울낀데 좀 잡아도고~"

"네! ㅠ - "^^

 

들일을 도와 달라는 말씀을 아끼는 엄마입니다.

그러나 고추밭 손질은 손발이 맞아야 하기에 해마다 고추밭 손질 때는 도와드립니다.(붉은 고추 따 낼 때가 손이 더 필요한데)

 

들로 가는 길에 개울가의 늦은 생강나무를 만나고 밭두렁에 쪼그려 앉아 제비꽃, 냉이꽃을 담는데, 이웃이 뭐 찍노 - 하며 차를 멈추며 기막혀 했습니다.^^

 

 

 

 

큰동생도 왔으며, 작은동생은 경운기로 땅을 뒤집고 있었으며, 엄마는 풋새를 솎는 중이었습니다.

"행님은 일 하러 오나 사진 찍으러 오나?" 올케가 인사를 합니다. 들일을 나갈 때 우리집을 지나 가지만, 무얼(채소) 장만해 줄까, 할 때 외는 들에 함께 갑시다, 이런 말을 하지 않는 올케입니다.

 

 

 ▲ 아부지와 엄마^^

 

어머나, 겨우 시작인데 새참시간입니다.^^

새참이라고 옛날처럼 국수를 말거나 감자를 찌거나 하는 게 아니며, 막걸리와 음료수, 과일, 떡부스러기가 전부입니다.

막걸리라고 아이가 주전자에 들고오며  질금질금 마시던 막걸리가 아닌, 시대에 잘 어울리는 병에 든 막걸리며, 옹달샘의 한바가지 물 대신 색이 곱거나 요란한 그런 음료수입니다. 그러나 떡만은 쑥을 버무린 우리네 것이었는데, 참한 우리 올케가 고물을 빠뜨렸는데, 엄마는 고물없이 그냥 먹는 쑥떡이 더 향기로워 좋다고 하셨습니다. 딴은 그런 듯 하기도 했기에 젓가락으로 찍~ 떼어 먹어보니 단것에 익은 입이라 두어번 떼어 먹다 말고, 엄마가 주시는 캔맥주 한 개를 비우고 막간을 이용하여 밭을 살폈습니다.

 

 

 가장 궁금한 건 지난해에 심은 고사리입니다.

* 바람난 가족의 고사리 일기

 

 벌써 두 번 캤다고 하며, 좀 캐어 나물을 하라고 합니다.

 

  ▲ 고사리 - 1년 사이에 많이 번져 밭두렁까지 뻗쳤습니다.

 

  ▲ 골담초 - 신경통에 좋다면서 제법 많이 심어져 있었는데, 그동안 분명 들에 갔었는데, 꽃을 피운 모습은 처음이었습니다.

 

  ▲ 매화나무와 몇 가지의 유실 수 사이의 민들레입니다. 잎은 쌈으로 먹거나 장아찌, 즙으로 먹습니다.

 

  ▲ 마음대로 자란 달래 - 곳곳에 지 마음대로 자라있습니다.

 

  ▲ 오가피 - 즐겨먹는 쌈입니다.

 

  ▲ 더덕 - 더덕밭으로 만들참인지, 지지대를 계속 잇고 있었는데, 역시 쌈으로 먹습니다.

 

곧 이렇게 쌈으로 오를 겁니다.

 

  ▲ 더덕옆으로 다래나무가 순을 틔웠습니다. 엄마는 양다래라고 합니다.

 

  ▲ 작은 동생의 정성입니다. 왼편의 지지대부터 - 방울토마토, 더덕, 다래가 열리거나 꽃을 피울겁니다.

이렇게 변하지요. : * 바람난 가족의 고사리 일기 아시죠?

 

이제 본격적으로 고추밭을 만들어야 합니다.

줄을 이용하여 적당한 넓이로 고추 심을 자리와 고랑을 만듭니다. 저는 돌을 골라냈지요.

 

 

 

땅이 숨막혀 하겠지만,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김을 맬 사람이 없기에 일일이 비닐을 씌우고 디귿자 구리철사로 고정을 시킵니다.

고정을 시켜도 봄바람이 순하지만은 않기에 비닐 위에 흙을 덮어 비닐을 단단하게 고정시킵니다.

 

 

 

엄마는 고추 모종을 심을 구멍을 뚫구요.

오늘 작업은 고추 500포기를 심을 작업이었습니다. 지난해까지 감나무밭까지 고추를 심었는데, 어느날 밤에 누군가가 몽땅 따 가는 바람에 저수지밭에만 고추를 심는건데, 순진한 우리 엄마, "전에 고추 따 간 사람이, '누가 따 간다꼬 요는 안 심었는갑다' "할 거라나요.

그런 생각을 가진 이라면 남의 고추밭을 넘보지도 않았을 텐데요.

 

점심시간입니다.

엄마는 갈비탕을 시켜 먹자고 했지만, 모두 갈비탕 맛 보다 차라리 라면이 낫다기에 얼른 집에 와서 밥솥과 라면 몇 개를 더 가져가, 바람이 많아 창고 안에서 라면을 끓였습니다. 밥상도 바람 때문에 창고앞에 즉석으로 마련했고요.

가스, 그릇 등 - 많은 살림살이가 들에 준비되어 있으며,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잡아 수도시설까지 되어 있습니다.

 

어떤 고추를 심을 것인지 의논을 했습니다.

우선 김장과 고추장 용 고추 500포기, 꽈리고추와 피망은 심지말자에 모두 동의, 아삭(오이)고추와 땡초를 좀 많이 심자에 모두 동의 -

꼬리고추와 피망은 심은 양이 제 때 처리가 되지않더라고요.

 

 

 아버지께서는 식사 후 집으로 가시고 우리는 각자의 일을 계속했습니다.

설거지는 내 몫, 작은 동생이 고구마와 콩을 심을 자리에 밑비료, 복합을 뿌려 엄마에게 혼이 났습니다. 고구마 싱거워서 우째 묵을래, 이파리 얼마나 묵는다꼬 복합을 하노 - 차라리 고사리와 도라지밭에 뿌리지 -

얼른 복합이 뿌려진 흙을 거두어 고사리와 도라지밭에 뿌렸습니다.^^

 

올해는 야콘도 조금 재배를 합니다. 얼마전 아버지께서 당뇨로 입원을 하셨을 때 야콘 몇 개를 깎아 드렸더니, 엄마가 종묘사에 부탁을 하여 벌써 심었는데, 올케가 또 부탁을 해 놓았답니다.

쬐끄만 밭에 열두가지도 넘는 채소를 거루는데 언제 다 먹지 - ^^

 

 

  ▲ 울쪽으로 열무씨앗을 뿌리는 올케. 다음엔 들깨 씨앗 - 울은 고라니 때문에 설치.

 

  ▲ 수돗물을 잠그로 밭을 빙 살피며 - 오늘 줏어 낸 돌 -

 

오후가 되니 바람이 많아졌습니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만난 수수꽃다리와 복사꽃입니다.

아~ 벚꽃 만나러 가야 하는데 - ^^

 

참, 고추는 4월 중순에 심을 겁니다.

지지난해 김장김치가 서너통 남았으며, 지난해 김장김치도 언제 먹을지 모르는데 벌써 김장 고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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