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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태산보다 더 무거운 돼지감자밭 옮기기

by 실비단안개 2019.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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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 4월 13일

지나가는 말로 했습니다.

돼지감자밭을 옮기고 작물을 심자고. 그런데 며칠후 진짜 그렇게 하잡니다.

본격적으로 돼지감자를 캐기 시작한 건 3월 9일부터이지만 그 전부터 수시로 돼지감자를 캐어 녹즙으로 마시고 있었습니다.

붉은 선안이 수확을 하고 남은 부분인데 이 부분의 돼지감자를 캐어야 합니다.

 

 

지난해 5월 21일 돼지감자밭입니다. 입구에 단호박을 파종했으며 참다래가 울처럼 있고 그 안에 돼지감자밭이 오도마니 앉아 있습니다.

이 밭은 처음에 참다래밭의 부분이었는데 우리가 일구어 다른 곳에 재배를 하는 돼지감자를 파종습니다. 비교적 해가 일찍 들어 늦은 시간까지 있으며, 돌멩이가 많긴 하지만 흙이 부드러워 일반 채소를 재배하면 잘 될 것 같았습니다.

 

 

지난해 11월 25일 예초기로 돼지감자대를 베는 모습입니다.

 

 

3월 27일

새로운 돼지감자밭이 될 밭입니다. 이 밭들은 텃밭 입구에 있는 손바닥밭으로 그동안 토란이나 들깨, 대파, 고구마 등을 재배했었는데 밭이 작다보니 밭같지가 않았던 그런 밭이었기에 돼지감자를 파종하여 버린듯이 두면 될 듯 하여 이곳으로 옮기자고 했습니다.

지난해 들깨 수확한 흔적이 그대로 있습니다.

 

 

혼자 쓸쓸히 돼지감자를 캤습니다. 캐다 놀다 그랬지만 온몸이 근질거렸습니다.

돼지감자는 약하기에 호미가 닿기만 해도 다치며 벌써 싹이 나오고 있는 돼지감자도 있었습니다.

 

 

큰늠 따로 작은늠은 종자용으로 또 따로 모았습니다. 그때 창원의 황진이님이 왔습니다.

 

 

 

머위와 쑥을 캐는 황진이님입니다. 황진이님은 근처 정혜원으로 노래봉사를 가시는 분이다보니 우리밭 위치를 알았기에 두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이때 깽깽이풀, 자두꽃과 자목련이 만발했습니다. 황진이님 핑계를 대며 커피를 마시며 또 조금 놀았습니다.

 

 

황진이님이 찍어 준 사진입니다. 돼지감자 캐는 모습과 웅덩이물에 씻어 건진 모습입니다.

 

 

 

 

돼지감자 큰늠은 황진이님에게 들려 보내고 손바닥밭의 잡초를 매고 흩어져 있는 돌덩이로 울을 손본 후 돼지감자를 파종했습니다.

글은 금방 적지만 비닐과 돌멩이를 골라내며 잡초를 매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돼지감자밭을 옮기자는 말을 괜히 했다 싶은 마음이 열두 번도 더 들었습니다.

 

 

 

 

열심히 캔다고 했는데도 처음 시작할 때 그만큼 남은 것 같습니다. 일단 철수입니다. 캐다만 돼지감자는 언제 일을 다시 시작할런지 알 수 없기에 마르지 않도록 흙으로 덮어 두었습니다.

 

 

3월 31일

돼지감자를 캐는데 관리기를 꺼내어 주변을 갈았습니다. 그러더니 고추밭을 만들러 휙 가더군요.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벚꽃이 흐드러졌습니다. 이 좋은 봄날 시내 벚꽃구경도 못 하고 뭐 하는 짓인지하며 돼지감자를 캤습니다.

전날 다른 지역의 벚꽃구경을 했건만 자꾸 벚꽃이 아른거렸습니다.

 

 

오전에 캔 돼지감자는 웅덩이물에 씻어 두었습니다. 둘이서 점심을 먹고 다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얼라아부지는 호미로 조금 캐더니 또 고추파종밭을 만들러 갔습니다.

 

 

며칠 사이에 싹이 났습니다.

태산을 옮기더라도 이 보다는 쉬울 듯 했습니다. 돼지감자는 조각이 나면 조각조각 모두 싹이 나기에 아주 작은 조각이라도 다 주워내야 합니다.

 

 

바지락을 캘 경우 호미질을 하다 없으면 다른 곳으로 옮겨 호미질을 하며 허리라도 펼 수 있지만 돼지감자는 대를 잘랐다보니 밭 전체에 호미질을 해야 했습니다. 늦게라도 관리기로 밭을 갈거라고 했기에 호미질을 쉴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라아부지는 바쁘다고 하면서 고추밭을 손보다말고 순경아저씨를 불러 나무를 베고 있었습니다.

허리가 끊어지는 듯 했으며 다리를 바로 펼 수 없을 정도였지만 다 캤습니다. 다음날은 팔이 올라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나 집에 가요."

 

 

그 사이 밭에 그림자가 졌습니다.

 

 

4월 2일

군항제가 시작되었지만 이제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나가 복잡한 곳을 다니고 싶지 않았습니다. 둘이서 일을 할 때는 심통이 나지만 혼자서는 놀다가 일을 하다가, 이 일을 하다가 저 일을 하다가 하고 싶은대로 하기에 종일 텃밭에 있어도 좋습니다.

벚꽃사진을 찍어 딸들에게 보냈습니다.

 

 

창고에 넣어 둔 돼지감자 한 바구니를 꺼내어 웅덩이물에 씻어 시누이에게 택배로 보냈습니다.

 

 

4월 4일

남아 있는 손바닥밭에 돼지감자를 심어야 합니다. 우선 대형 비닐을 끙끙거리며 우리 텃밭으로 옮겨두고 비닐을 걷었습니다.

얼라아부지는 검정비닐을 두고 심어라고 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 비닐을 걷은 후 잡초를 매고, 그 사이 또 새끼를 친 돌멩이를 골라 냈습니다.

 

 

 

 

4월 3 ~12일

수확한 돼지감자로 이것저것을 만들었습니다.

돼지감자차 만들기입니다. 돼지감자를 솔로 잘 씻은 후 썰어 채반에 널어 말립니다. 바람이 심하여 채반이 날아갈 수 있기에 실내에서 전기장판에 불을 넣어 말렸습니다.

 

 

 

 

8일, 며칠동안 말린 돼지감자를 볶았습니다. 볶은 돼지감자는 차로 우려 마시거나 한방요리를 할 때 이용하는데 이렇게 볶아 두면 일년이 지나도 그대로입니다.

 

 

4월 3일

무깍두기보다 더 시원하며 아삭한 돼지감자깍두기입니다. 일반 김치양념에 소금간을 하지 않은 돼지감자를 버무려주면 끝입니다.

 

 

아침마다 내리는 녹즙인데 7일날 찍었습니다. 사과를 기본으로 제철에 나는 채소나 다른 과일 등을 섞어 녹즙으로 내리는데 돼지감자가 날 때는 돼지감자를 이용합니다.

 

 

 

7일, 관리기로 밭을 갈아 이랑을 만들었습니다.

텃밭에서 일을 하고 내려 오는데 벚꽃잎이 바람에 막 날렸습니다. 시내는 벚꽃이 다 졌겠지?

 

 

 

 

12일, 돼지감자 장아찌를 밥상에 올렸습니다.

돼지감자를 얄팍얄팍하게 썰어 간장, 매실액, 설탕으로 간을 맞춘 후 끓여 뜨거울 때 돼지감자에 부은 후 2~3일에 한 번, 두 번을 더 조림장을 끓여 식힌 후 장아찌를 만들었습니다. 육류를 자주 밥상에 올리다보니 장아찌 몇 가지는 꼭 만들어 두고 있습니다.

 

 

다시 4월 8일입니다.

텃밭의 수선화 개화 상태가 궁금하여 텃밭으로 갔습니다. 잘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안심을 하고 토란을 심은 후 정리해둔 손바닥밭에 돼지감자를 심었습니다.

 

 

엄마께서 드문드문 파종하라고 하시기에 드문두문 했더니 종자가 많이 남았습니다.

 

 

 

 

4월 13일

전날 꽃사진을 찍고, 씨앗채소 파종을 하고 쑥을 캤더니 몸살이 났습니다. 그렇잖아도 감기로 병원을 다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코피가 났습니다. 하여 혼자 가소하고 누워 있는데 마음이 편치않았습니다. 또 큰아이가 내려 오기에 오리백숙이라도 해서 먹여야 할 것 같아 도라지와 더덕을 캐야 하기도 했습니다.

돼지감자를 캔 밭을 다시 관리기로 갈아 이랑과 고랑을 만들어 돌멩이를 줍고 있었습니다. 하여 둘이서 손을 맞춰 돌멩이와 돼지감자를 골라내고 비닐을 씌웠습니다. 돼지감자는 아무리 캐내더라도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몇 년간 계속 났으니 태산을 옮기더라도 돼지감자밭보다는 가벼울 듯 합니다.

 

 

돌멩이를 골라내면서 주운 돼지감자입니다.

 

 

이제 돼지감자밭 옮기는 일이 끝났습니다.

 

 

이렇게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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