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김장용 마늘과 생강, 홍물고추를 방앗간에 맡기고 잠시 성흥사에 갔습니다.
성흥사 주변이 달라졌습니다. 보호수 느티나무로 가는 길이 새로 났으며, 앞으로 물분수가 솟아올랐습니다. 몇 년 전에는 연밭이더니 어느새 농작물을 재배하는 텃밭으로 변했으며 이번에는 작은 연못을 놓았습니다.
얼마 전에 다녀온 함안의 장춘사처럼 무섭게 변할까 싶어 걱정이 앞서는 건 어인 까닭인지 모르겠습니다.
성흥사 뒷산이 온통 가을입니다.
보호수 느티나무와 성흥사 은행나무도 가을입니다.
예전에는 밭이었는데 보호수로 갈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었으며 밭은 아기자기했습니다.
수령 220년(2005년 12월 9일 기준)의 느티나무는 당시 진해시장이 안내석을 세웠으며, 나무는 몇 개의 지지대에 기대긴 했지만 별다른 상처 없이 위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가을색도 참 곱습니다.
보호수 아래에서 보는 성흥사의 가을입니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이 들고 있었습니다.
봄에는 목련이 좋으며 여름에는 배롱나무 꽃이 좋고, 가을에는 노란 은행나무 단풍이 좋은 절이 성흥사입니다.
성흥사 담장 밖에서 담은 은행나무입니다. 수령이 몇 년인지는 모릅니다. 성흥사는 관람을 하더라도 누구도 말을 걸지 않으며 혹여 스님을 만나게 되면 합장만 합니다.
은행나무는 7층 석탑 아래에도 있습니다. 몇십 년 후에는 더 아름다운 가을을 선사하겠지요.
밭에는 연못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내년 여름에 연꽃을 기대해 봅니다.
성흥사 일주문에는 불모산(佛母山) 성흥사(聖興寺)라고 쓰여 있습니다. 팔판산과 굴암산은 불모산의 지산인 셈이며, 성흥사 뒷산은 굴암산으로 성흥사 뒤로 굴암산 등산로가 있는데 정상에 꼭 한 번 올랐습니다.
성흥사 대웅전입니다. 앞으로 배롱나무가 있으며 옆으로는 목련나무가 있습니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52호인 대웅전은 창건년대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현재의 건물은 조선 후기에 다시 지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잡석으로 기단을 조성하여 자연석의 주춧돌을 놓아 둥근기둥을 세웠으며, 기둥머리에는 창방을 받치고 그 위에 다시 평방을 걸어서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1구씩 더 짜 올린 다포식 맞배지붕의 건물입니다. 또한 공포의 실미 끝 부분에는 연꽃 장식을 첨가하고 닭 등 동물 모양의 장식이 나타나는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된 건물로 조선시대 후기 사찰 건축의 양식적 특징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종각 앞에서 보니 느티나무는 가을인데 은행나무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담장 밖에서는 가을이었는데 말입니다. 목련도 단풍이 들고 있습니다.
성흥사에 가면 대웅전 뒤쪽으로 꼭 가는데요, 봄이면 작은 풀꽃이 피어 있으며 모과나무 두 그루가 있기 때문입니다. 노란 모과를 기대하며 갔는데 모과 수확을 했는지 몇 개 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모과나무에 붙어 가을이라고 알리는 담쟁이덩굴을 담았습니다.
모과나무 앞에서 담장 밖을 보면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있으며 신항 배후도로가 보입니다. 예전에는 저곳이 죽항마을이었는데 마을 주민 전체가 도로 건설로 인해 이주를 했습니다.
늦가을 해는 짧기에 방앗간으로 가자고 하며 주차장으로 가니 잘 생긴 살구나무가 없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살구나무 안쪽으로 농장이 생겼는데 살구나무가 베어진 까닭은 알 수 없습니다.
스님 스님 하며 다시 성흥사로 가기에는 제 나이가 너무 많거든요.
어느 해에는 대웅전 옆의 목련나무가 베어지기도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오래전 이 살구나무에 꽃이 피었을 때 살구꽃인지 매화꽃인지 분간을 못 하여 애를 태우기도 했으며, 스님께서 살구가 달리더라고 하여 얼굴이 환해진 적도 있습니다. 그리하여 벚꽃이 피기 전, 매화가 진 후면 성흥사 주차장의 살구나무 꽃이 보고 싶어 졌습니다. 가지 하나가 남았으니 내년 봄에 꽃이 피겠지요.
2018년 3월 25일의 꽃이 활짝 핀 살구나무입니다.
이 살구나무는 잘 생기기도 했지만 꽃도 참 많이 피었습니다.
7월 30일 날 살구나무입니다.
초록잎으로 감추어도 잘생김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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