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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과 풀꽃이 어우러진 함안 반구정의 봄 풍경

by 실비단안개 2021.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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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창녕으로 가면서 그랬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함안의 반구정에 가고 싶다고.

10여 년 전에 남지 철교에서 용화산 반구정으로 가고 싶었지만 당시 길 찾기가 어려워서 포기를 한 곳인데, 창녕에서 돌아오려면 남지를 거치기에 반구정에 가자고 한 겁니다.

창녕에서 돌아 오는 길, 남지 유채꽃밭과 개비리길이 통제된다는 알림이 여러 곳에 있었습니다. 가는 길이니 차에서라도 유채꽃구경을 하고 싶었는데 아쉬웠지만 우리에게는 함안 반구정이 있으니 괜찮았습니다.

김양이 알려주는대로 나아가니 차량 진입이 불가했습니다. 산으로 접어드는 길이 무서워 집으로 가자고 하니 휴대폰으로 반구정을 검색하라고 하여 T맵으로 검색을 했습니다.

어라~ 나아가는 길이 생겼습니다. 얼마간 달리니 역시 산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맞은편에서 차가 온다면 피할 곳도 없는 그런 길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양반은 자꾸 나아갔습니다.

이제 비포장길이 나왔습니다.

진짜 차 좀 세우소!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길에 주차를 했습니다. 맞은 편이나 뒤에서 차가 오더라도 충분히 갈 정도의 공간이었습니다.

어딘지는 모릅니다. 우리는 반구정으로 갈 뿐입니다.

 

좁은 산길을 걸었습니다. 복사꽃과 진달래, 산벚꽃이 뭉텅뭉텅 피어 있었습니다. 고향의 봄입니다.

 

잠시 포장길이 나오더니 다시 흙길이 나왔습니다. 산모퉁이를 돌고 돌아 한참을 걸었습니다. 다리가 아파왔지만 돌아가자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니까요.

 

남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언저리에 합강정이 있다고 하여 아래를 살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량 통행이 가능할듯한 도로가 보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임도라고 했습니다.

 

드디어 반구정 입구입니다. 그런데 합강정과 반구정이 몇 미터 밖에 있다는 안내는 없었습니다. 벚꽃이면 된 겁니다.

 

애기똥풀과 산딸기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우리 동네보다 따듯한 모양입니다.

 

입구에서 아래로 내려가니 울타리가 쳐져 있었으며, 안쪽에 남바람꽃의 잎이 소복했습니다. 여기가 유명한 남바람꽃의 자생지 반구정입니다.

남바람꽃은 남방바람꽃으로 미나리아재비과이며 바람꽃중에 늦게 피는데, 벚꽃이 필 즘에 핀다고 하며, 남부지방에 자생하는데 구례와 함안 반구정의 남바람꽃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남바람꽃과 연복초입니다.

연복초는 처음 만난 풀꽃으로 반구정 주인장이 이름을 알려주었습니다.

 

드디어 반구정에 닿았습니다. 먼저 주인에게 사진을 찍어도 괜찮겠느냐고 물어본 후 찍었습니다. 주인장은 친구분들과 마당에서 점심 식사 중이었으며 한켠에 연노랑 수선화가 피어 있었습니다.

반구정 뒤로 벚꽃이 병풍처럼 피어 있었습니다. 외딴곳인 이곳에도 벚꽃이 피었습니다.

경상남도 함안군 대산면 구암 4길 116-2 [장암리 333]에 위치한 반구정은 정유재란 이후 조방이 낙동강 변 말 바위 위에 세웠는데, 그 후 반구정 주위가 침식되자 후손들이 1858년 5월 옛 청송사가 있던 지금의 자리에 반구정을 옮겨 세웠다고 합니다. 1929년 5월과 1980년 2월 중수되었으며, 1998년부터 2002년에 걸쳐 진입로 개설과 전기 공사를 하였다고 합니다.

반구정은 소박한 정자로 정면 4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목조 기와집입니다. 평면 구성은 좌측에 2칸은 대청마루, 우측 2칸은 온돌방으로 구성하여 전면에 툇마루를 설치하였습니다. 기단은 자연석 위에 시멘트 모르타르로 마감하고, 각 칸마다 화강석 장대석을 디딤돌로 놓았으며, 초석은 원형으로 가공하고 그 위에 원형 기둥을 세웠습니다. 기둥 상부는 소로 수장으로 소박하게 장식하였으며 지붕 처마 끝은 막새기와로 마감하였습니다.(네이버 백과 참고)

반구정(伴鷗亭) 편액입니다.

반구정은 짝 반(伴), 갈매기 구(鷗), 정자 정(亭)을 사용하는데 '갈매기와 여생을 살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함안의 반구정은 함안 출생으로 생육신의 한 사람인 조려(趙旅)의 현손이며, 조선 중기의 학자인 조방이 여생을 즐기기 위해 지은 정자로 조방은 임진왜란 때 홍의 장군인 곽재우와 함께 의병활동을 했고, 정유재란 때도 왜군을 무찌르는데 앞장서기도 했다고 합니다.

 

반구정은 평범한 기와집 같기에 다른 정자와 달리 큰 감흥이 일지 않는데, 반구정 앞의 느티나무와 그 아래를 흐르는 낙동강과 멀리 남지 유채단지와 남지 철교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합강정위로 기강나루(거름 강)가 있으며 합강한 낙동강은 남지로 흐르는데 (기강 나무와) 이곳은 4대강 사업을 한 곳이라 눈여겨본 곳인데, 반구정 마당에 서니 한눈에 들어왔으며 이때서야 반구정의 위치가 감이 잡혔습니다.

수령 650년의 느티나무이니 반구정의 역사보다 더 오래 살아온 나무이며, 조선시대와 근 현대를 모두 알고 있는 이 느티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어있습니다.

이날 황사가 심했다 보니 풍경이 개운치 않지만 나름 뜻있는 여행이었습니다.

 

반구정 앞의 언덕에서 쑥을 캐고 있었기에 다가가서 인사를 했습니다. 여기 주인장의 누나이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방문을 하는데, 봄이면 남방바람꽃을 찍는 사진사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오랜만에 서부해당화 꽃을 만났습니다. 근처 시인과 농부가 없어졌으며 청소차 회차장도 없어졌기에 서부해당화도 없어졌거든요.

 

화려한 서부해당화의 꽃입니다.

 

흔한 풀꽃이지만 먼 나들이었다 보니 반가워서 찍었습니다. 제비꽃과 광대나물 꽃입니다.

 

반구정 옆으로 작은 텃밭이 있었으며 남자분이 텃밭을 일구다가 다가왔습니다. 여기서 아버지를 모시고 살며, 남바람꽃을 만나러 왔느냐기에 꼭 그렇지만은 않고 반구정에 한 번은 와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함께 조금 걸으면서 남바람꽃을 보호하기 위해 울을 쳤다고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누군가가 한 무더기를 파 가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함안과 구례의 남바람꽃이 소문이 났다보니 해마다 이맘때면 남바람꽃을 찍으러 오는데 훼손이 많이 되기에 안타까워서 울을 만들었는데, 마을 할머니들은 머위를 뜯을 수 없다는 불평을 하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저도 머위가 먼저 보였으니 이제 꽃 보다 텃밭인 모양입니다.

 

지난해에는 남바람꽃이 핀 후 벚꽃이 피었는데, 올해는 벚꽃이 먼저 피었다면서 혼자 왔으니 보여 주겠다면서 올해 핀 남바람꽃 1호 꽃이라며 안내를 했습니다. 주변에 벚꽃잎이 떨어져 있었으며, 제 팔이 남바람 잎에 닿으려고 하니 화들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저도 식물을 많이 아끼는 편인데 주인의 눈에는 카메라질 자세가  어설프게 보였나 봅니다.

그 사이 일주일이 지났으니 지금쯤은 남바람꽃이 많이 피었을 겁니다.

 

남바람꽃 주변에는 흔한 봄까치꽃이 있기도 했으며 처음 보는 현호색이 있기도 했습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합강정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길은 경사가 급하기도 했지만 얼라아부지가 합강정 가기를 포기했기에 합강정으로 가다 말고 돌아섰습니다. 다음에 다른 길로 합강정을 갈 예정입니다.

 

비가 후두둑 떨어졌습니다.

합강정 저기 있네요. 소나무 사이의 낙동강 위에 합강정이 다소곳했습니다.

반구정으로 갈 때 비슷한 풍경을 찍었는데 합강정이 어디서 나타났지?

 

보통 돌아오는 길은 가까운데 반구정에서 주차된 곳까지 한참 걸었습니다. 여기 풀꽃이 많겠네 하며 준비해 간 도시락을 펼쳤습니다.

저 흰꽃 이름이 뭐요?

눈이 보배요, 남산제비꽃이요.

몇 방울 떨어지던 비가 멈추었기에 남산제비꽃이 흐드러진 물이 흐르지 않는 계곡 옆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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