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더위가 일찍 찾아와 조금만 움직여도 지치기 쉽습니다. 더군다나 텃밭일이 중노동이다보니 쉬이 지치며 땀을 많이 흘리는데 가끔 보양식을 먹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겨울엔 사골곰국이 좋지만 여름 보양식은 뭐니뭐니해도 장어입니다.
엇갈이배추와 숙주, 고사리 등을 넣고 방아잎과 산초를 첨가하여 먹는 장어국은 여름 최고의 보양식일 겁니다.
장어를 토막쳐서 끓인 장어국도 좋아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장어구이입니다. 하여 오전에 양파와 마늘 수확을 대충 마무리 한 후 우리 동네 생선회와 장어구이를 하는 보라 회 · 장어구이집으로 갔습니다.
일요일엔 안주인이 교회에 나가기에 영업을 하지 않는데 친구집이다보니 바깥양반에게 여섯명이 먹을 수 있는 장어구이를 장만해 달라고 미리 부탁을 했습니다.
보라 회 · 장어구이에선 kg이 아닌 1인분 12,000원씩 받고 있었습니다. 부모님, 우리 부부, 동생네 부부 하여 여섯명이 갔는데 장어는 10인분입니다.
수족관의 장어를 뜰채로 건져 올렸더니 힘센 장어가 뜰채를 뛰쳐 나왔습니다.
바다장어는 뱀장어목 붕장어과의 몸길이가 90cm 이상 나가는 바닷물고기입니다. 몸은 원통형으로 가늘고 길며, 머리부터 꼬리까지 하얀 측선 구멍이 있으며 배지느러미는 없습니다. 연안의 모래지역에 서식하고, 주로 저서성 무척추동물을 먹고 살이며 야간에 활동합니다.
보라 회 · 장어구이집은 주인이 직접 통발로 어획합니다.
장어는 등푸른 생선처럼 불포화 지방산을 다량함유하고 있어 동맥경화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고, 철분이 풍부해 환자의 회복에도 널리 쓰인다고 하는데요, 특히 비타민A가 육류의 3배나 함유되어 예로부터 시력을 보호하는 '눈의 보약'으로 일컫습니다.
장어로 만든 음식은 자양강장에 좋은 스테미너식으로 양질의 단백질(해독 작용과 세포재생력이 좋은 점액성 단백질 및 콜라겐)과 양질의 지방, 또 항병력 강화, 발육증진, 시력회복에 좋으며, 여자들에게는 노화방지, 생리활성, 모세혈관강화, 피부미용 등에 좋은 비타민 E가 많이 들어있고, 남성 정력증강의 뮤신, 콘도로이친, 또 비타민 B, 칼슘, 마그네슘 인, 철, 칼륨, 나트륨 등이 많아 허약체질 개선, 병후회복, 산후회복에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보라 회 · 장어구이집 안주인이 교회에 갔기에 주인이 구이 장어를 장만하는 사이 주방에서 이것저것을 차렸습니다. 마치 주인처럼요.
입맛대로 먹을 수 있도록 장어국과 아구탕, 생선매운탕도 준비해 두었더군요. 하여 장어국을 여섯 대접 펐는데 엄마께서 매워서 싫다시기에 아구탕을 따로 냈으며 늦은 점심식사였기에 밥솥의 밥을 모두 비웠습니다.
제가 주방과 홀을 다니며 이런저런 것들을 차리는 사이 식구들이 장어를 굽습니다.
장어구이는 양념장을 발라 구워도 되며 구운 후 양념장에 찍어 먹어도 되고, 소금장에 찍어 먹어도 되는데 저는 구운 후 양념장에 찍어 먹는 걸 선호합니다.
장어구이집에 가면 꼭 나오는 생강채와 생강장아찌입니다.
생강은 포화지방을 축적되지 않고 분해배출되도록 도와준다고 하는데 장어를 먹은 후 생강차를 마셔도 좋습니다.
상추에 장어구이, 양파장아찌, 생강장아찌를 올려 크게 한 입 먹으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맛입니다.
구이용을 뜨고 남은 장어뼈와 장어를 넣고 푹 끓인 장어국과 아귀탕입니다. 장어국은 국물이 진하여 보약같았으며, 겨울이 제철인 아귀가 가끔 그물에 잡히다보니 아귀탕을 준비해 두었더군요. 이 집의 생선회와 매운탕, 장어구이는 주인이 직접 어획한 생선입니다.
보라 회 · 장어구이집은 근사한 장어구이집처럼 밑반찬이 많거나 하지 않고 간단한데, 이 간단한 밑반찬이 장어맛을 제대로 느끼게 합니다.
장어구이는 언제 먹어도 고소하며 쫄깃하여 먹고 돌아서도 또 생각나는 요리입니다.
동생은 장어를 부모님께 구워 드렸으며 우리는 우리끼리 막 구워 먹었습니다.
유리창에 떡 붙어 있는 '장어의 효능'입니다. 작게 '주일은 쉽니다'라는 알림이 있습니다.
보라 회 · 장어구이집은 오래 된 횟집으로 잠시 어장일에 매진하기도 하다 지난 달 말에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아무래도 동네에 장어구이집이 있으면 한 번이라도 더 먹게 되겠지요.
- 보라 회 · 장어구이
경남 창원시 진해구 남영로 452번길 27
055-551-9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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