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고구마 모종을 파종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네요. 잡초가 날만한 시간이었습니다.
17일 날 고추밭 줄치기를 한 후 쉼터로 올라가면서 더덕 주변에 잡초가 많아 손으로 대충 뽑아 고랑에 두었는데 비가 내려 살아났겠다 생각하며 텃밭으로 갔습니다. 고랑에 던져둔 잡초는 팔팔했습니다.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아 뽑아 둔 잡초를 치우면서 양대콩 사이의 잡초도 맸으며, 내친김에 고구마밭의 잡초도 맸습니다.
더덕과 양대콩은 단호박 지지대 아래에 파종했습니다. 공간을 활용하기 이해서인데 반그늘이라도 성장에 큰 지장이 없는 듯했습니다.
단호박을 벌써 몇 덩이 따서 식용했으며 양대콩이 익어 가고 있습니다. 양대콩은 감자와 함께 장마철 간식입니다.
이태전 가지 여기는 돼지감자 밭이었는데 돼지감자를 다른 밭으로 옮긴 후 그때그때 필요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데, 올해는 고구마를 파종했습니다. 고구마 옆으로 맷돌호박과 밭두렁에는 초당옥수수와 토란을 심기도 했습니다. 방풍은 지난해 모종을 심었더니 많이 자라 꽃을 피웠습니다.
고랑에 바랭이가 쫙 깔렸습니다.
토마토 모종을 구입했는데 마땅한 자리가 없어 단호박 지지대 옆에 심고, 그 앞쪽으로 남은 고구마 모종을 심기도 했습니다. 방울토마토가 익고 있지만 따서 먹을 시간이 없어 지금도 달려 있습니다.
장마철이면 생각나는 詩 '접시꽃 당신'에 보면,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라고 했습니다. 장맛비도 굵어지고 옥수숫대와 옥수수도 굵어질 때입니다.
이건 밭이 아닙니다. 잡초와 작물이 엉겨 엉망입니다. 호박과 단호박, 토마토는 줄을 치거나 케이블 타이로 덩굴을 고정시켜 주었지만 밭의 잡초에게는 너무 무관심했습니다. 비가 내리니 금방 자라기도 했습니다.
명아주, 비름, 털별꽃아재비, 방동사니가 자랐으며, 쇠비름과 바랭이가 특히 많았습니다.
바랭이는 쇠비름과 마찬가지로 금방 자라며 세력을 확장합니다.
바랭이는 밭이나 길가에 흔히 자라는 벼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와 중국 ·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고 합니다.
키는 70cm쯤 되고 마디에서 수염뿌리가 나오며 잎은 길고 끝이 날카롭습니다. 7~8월에 줄기 끝에 5~12줄의 가는 이삭이 갈라져 나와 녹색의 꽃이 줄지어 피며 작은 이삭은 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같이 달리고, 연한 녹색 바탕에 자줏빛이 돌며 흰 털이 있습니다.
수염뿌리는 또 뿌리를 내려 바랭이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세력을 확장하는 잡초입니다.
쇠비름입니다.
마치 채송화 같은 쇠비름입니다. 꽃이 피어 열매를 맺기 전에 뽑아 주어야 합니다.
쇠비름은 쇠비름과(―科 Portulacaceae)에 속하는 1년생 잡초로 길가·채소밭·빈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육질의 식물로 키는 20cm 내외로 줄기는 적갈색을 띠며 비스듬히 옆으로 자랍니다.
뿌리째 캐 버려도 시들시들한 척하다가 비가 내리면 생글생글 팔팔하게 살아나는 풀인 쇠비름은 캐내고 또 캐내도 며칠만 지나면 여기저기 파릇하게 자라나 있습니다.
요즘은 약효가 좋다는 소문으로 재배를 하는 곳도 있지만 밭농사를 하는 이에겐 결코 반갑지 않은 식물입니다.
쇠비름은 잎이 말의 이를 닮았다 해서 마치채(馬齒菜)라고 하며, 쇠비름을 먹으면 장수한다고 해서 장명채(長命菜), 음양오행설을 말하는 다섯 가지 기운 즉 초록빛 잎과 붉은 줄기, 노란 꽃, 흰 뿌리, 까만 씨의 다섯 가지 색을 다 갖췄다 해서 오행초(五行草)라 부르며 말비름이라고도 불립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쇠비름의 기미로 맛은 시고, 성질은 차며, 심장경과 대장경에 작용하여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어혈을 없애고, 벌레를 죽이며, 이뇨에 좋다고 하였답니다.
쇠비름에는 타닌과 사포닌, 베타카로틴, 글루틴, 칼륨, 비타민 C, D, E를 비롯해 생명체 유지에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인 오메가 3 지방산이 쇠비름 100g에 300 ~ 400 mg이나 될 정도로 풍부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쇠비름 새순을 뜯어 나물로 먹고 말려서 차로 마시기도 하며 효소로 많이 담급니다.
밭두렁 앞쪽에는 옥수수가 있으며 뒤쪽에는 토란이 있습니다. 싹이 나지 않아 애를 태우더니 어느새 자라 잡초 사이에 묻혔습니다. 돼지감자를 옮겼지만 돼지감자는 쪼개진 작은 것에서도 싹이 나다 보니 아직 많이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멧돼지가 침범하여 돼지감자를 먹느라 언덕이 허물어지기도 했습니다.
고구마순입니다. 잡초를 매기전이라 사이에 잡초가 보이지만 잘 자라 덩굴을 뻗고 있습니다.
고구마밭의 잡초를 반 정도 맸나 봅니다. 이때쯤이면 꾀가 납니다. 그만할까, 집에 갈까, 조금만 더 맬까 하면서요.
물을 마시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기도 하면서 잡초를 다 맸습니다. 뿌듯했습니다. 이 더운 날.
잡초를 매기 전과 맨 후입니다. 하하
토란이 보입니다. 토란을 감싸듯이 났던 바랭이와 돼지감자를 몽땅 뽑았습니다. 이때 토란이 뽑히기도 했는데 누가 볼세라 얼른 다시 심었습니다.
옥수수 사이의 잡초와 돼지감자도 다 뽑았습니다. 쓰러질듯한 옥수수는 북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중간에 호박이 덩굴을 뻗고 있었는데 그대로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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