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을 초월한
무채색 그리움
흑
백
다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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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핀 "흑백에서 차 한잔 마실 수 있을지..." : http://blog.daum.net/mylovemay/11521718
경아 씨가 그랬다.
이산가족 상봉 같다고.
우린 모두 가족이지. 진해라는 하늘을 이고 흑백에서 문화를 입 다시는.
2층의 탁자 위에 상자 하나가 있다.
아기 경아 씨와 유화백님 내외분이 계신다. 경아 씨의 눈이 빛나고.
Young 님의 글 중에서 -
삭풍이 부는날에는 모찰트의 린츠를
화사한 봄날에는 브라암스 교향곡 4번을
더위에 지칠 때 즈음이면 베에토벤의 피아노 협주곡을...
그냥 내 자리에 앉기만해도 암말 하지 않아도 그렇게 틀어 주셨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일때면 따뜻한 우유에 설탕을 주셨는데...
그렇게
내 사랑이
내 추억이 묻어있는 그곳이
아직도
그자리에 그대로 있다
봄이 오면
그곳이 그리워 몸살을 앓지만
천리 먼곳에서
마음만 늘 그곳으로 달려가다가
기어이
올해는 꽃눈이 펄펄 내리는날
그곳으로 간다...
어린 경아 씨가 중년이 되었고, 등교길에 낯선 집에서 흐르는 '비창'을 멈춰서서 듣다가 Young 님은 지각을 하여 학교 운동장을 돌았단다.
내가 가는 다방이 흑백다방이듯이 진해 시내에서 경아 씨가 가는 밥집은 투박한 그릇이 나오는 밥집, 이 한곳이다. 밥집 안까지 벚꽃잎이 날리고.
태교로 베토벤을 들려 주었더니 갓난 아기때에 비창이 흐르면 누워서 발을 까닥거렸다는 경아 씨,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베토벤이다."라며 신청곡을 들려주는 중이다.
이층, 밥집, 흑백으로 자리를 이동하며, 가슴 가장 밑바닥의 그리움까지 토한다. 지나고나면 모든것이 그리움이라지만, 흑백의 그리움은 또 다르다.
훗날 이들도 어느 다방에서 커피잔을 감싸거나 앨범을 넘기며 이야기하겠지.
... 우리 군 시절에 진해 흑백에서 이랬지, 중원로타리엔 벚꽃잎이 하얗게 날렸고, 어떤 여자가 신청곡을 들려주었지. 아~ 그 여자가 피아노를 치는 흑백의 둘째 따님이었구나 -
30년전 흑백의 그리움을 따뜻한 커피잔으로 감싼다.
흐드러진 벚꽃...눈부신 물빛....먼저간 自由人이여.
진해에 흑백 다방이란 곳이 있답니다.
화가였던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딸이 운영했던 진해 문화의 등대.
아버지는 삐걱이는 목조계단올라 그 집 이층 화실에서
평생 그림을 그렸고 딸은 아버지가 일하는동안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곡을 연주하여 茶香처럼 올려보냈답니다.
그 사이 바람 불고 비 내리고 꽃잎 분분하게 날리며
세월이 흘러 아버지는 홀로 그린 수백점의 그림을 남겨둔 채
북청 고향길보다도 먼 하늘 길로 떠나고
이제는 홀로 남은 딸이 밤마다 아버지를 위해 헌정의 곡을 치는곳.
이곳이 진해의 흑백 다방이랍니다.
일본식 목조 가옥 그대로인 흑백 다방 이층에서
맞은편 장복산이 비안개에 잠기고
진해 앞바다의 물빛이 눈부시게 푸르러질 때마다
두 눈이 짓무르도록 붓질을 멈추지않던 화가 유 택렬.
그 잘난 중앙 화단에서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무심한 세월에 말하는법 없고,
虛名에 허기진적 없었던 크고 넉넉한 자유인.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의 슬픔과 하나의 고독도 함께 깊어져야 한다고 믿었던 사람.
오래전 조선일보에 실린 김 병종 교수의 화첩 기행 칼럼중의 일부
▲ 2007년 4월 흑백의 봄
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가고, 중원로타리 흑백다방에는 지금도 벚꽃이 날리고 있다.
since 1955 흑백다방,
진해시 대천동 2번지
☆.. 음악 :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1악장 1. Grave-Allegro di molto e con b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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