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성흥사를 방문하니 입구에 연밭이 조성되어 있었다.
지난해와는 달리 가차운 거리에서 연향을 느낄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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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흥사 |
주소 |
경남 진해시 대장동 180 |
설명 |
신라 흥덕왕 8년 무염국사가 창건한 절 |
상세보기 | | |
성흥사는 굴암산 산행시와 스치는 사찰이며, 대장동 자연 발생계곡과 함께 있다. 오랜 역사를 지녔지만 발길이 드물지만, 내가 들꽃을 만나러 가는 길목이라 늘 마음 가까이 있는 절이다.
오늘은 들꽃이 아닌 연의 동정을 살피기 위하여 성흥사 연밭을 찾았다. 올 봄에 조성되어 아직은 부실하지만, 300여평의 밭에는 홍련과 백련, 수련이 있다.
지난해 블로거 이웃 베드로님께서 물양귀비와 수련을 분양해 주셨는데, 집에서 키우기에는 무리같기에 이모를 통하여 성흥사 연밭으로 이양을 시켰는데, 이름표를 달지 않았으니 어느 연이 우리집 연인지 알 수는 없지만 큰 집에서 제 몫을 착하게 해내리라 믿는다.
지난해의 분주했던 걸음에 아직 젖은 듯 어느 곳의 연꽃도 탐하고 싶지않았다. 이제 먼 발치서 보아도 진심으로 수선스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너였기에, 그곳이었기에 또 만난다.
7월의 꽃은 연꽃이다. 꽃만 말 할 때는 하화(荷花) 또는 부용(芙蓉)이라 하는데, 미인의 걸음을 연보(蓮步)라 하고, 껍데기를 벗긴 것을 연육(蓮肉)이라 하며, 자생지는 아시아 남부, 인도, 북호주가 원산이며, 꽃은 7∼8월에 피고, 피는 시각은 새벽 4시경, 해보다 먼저 피고 홍색 또는 백색으로 향기는 백련이 강하다.
부처의 상징인 연꽃은 열 가지 특성을 지녔다고 한다.
첫째,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이제염오.離諸染汚).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는 말과 통한다.
둘째, 연꽃잎 위에는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무르지 않는다(불여악구.不與惡俱).
셋째, 연꽃이 피면 물 속에 시궁창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가 가득하다(계향충만.戒香充滿). 한 사람의 인간애가 사회를 훈훈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
넷째, 연꽃은 어떤 곳에 있어도 푸르고 맑은 잎을 유지한다(본체청정.本體淸淨).
다섯째, 연꽃의 모양은 둥글고 원만해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온화해지고 즐거워진다(면상희이.面相喜怡).
여섯째, 연꽃의 줄기는 부드럽고 유연하다(유연불삽.柔軟不澁). 바람이나 충격에 잘 부러지지 않는다.
일곱째, 연꽃을 꿈에 보면 길하다(견자재길.見者皆吉).
여덟째, 연꽃은 피는 동시에 필히 열매를 맺는다(개부구족.開敷具足). 선행도 꼭 그만큼의 과실을 맺는다. 화과동시(花果同時)와 같은 뜻이다.
아홉째, 연꽃은 만개했을 때 색깔이 곱기로 유명하다(성숙청정.成熟淸淨).
열번째, 연꽃은 싹부터 다른 꽃과 구별된다(생이유상.生己有想). 장미와 찔레, 백합과 나리는 꽃이 피어봐야 구별이 된다.
이 열 가지 특징을 닮은 사람을 연꽃처럼 아름답다고 한다. 부처가 청정하고 지혜로운 사람을 곧잘 연꽃에 비유한 것도 이 같은 고유한 덕성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 연꽃
성흥사의 연꽃을 만난 후 해도지에서 노란색이 고운 수련을 만났다.
며칠전 연꽃과 수련의 차이를 부분 설명하였는데, 연과 수련의 차이는 연은 연밥이 꽃과 함께 열리지만 수련은 연밥이 없고 나중에 꽃이 떨어지고 나서 열매가 나온다. 수련은 꽃이 아침에 피었다가 오후나 저녁에 오므라들고 이러기를 삼일정도 반복하다 시드는데, 그래서 밤에는 잠자는'睡' 연(蓮)이라는 뜻으로 수련이라 한다.
연은 꽃대를 수면 위로 올려 꽃을 피우며, 수련은 거의 수면 높이에서 꽃을 피운다.
또, 궁금한 것 중 하나는 연잎은 왜 비(물)에 젖지않을까일 것이다.
이는 연잎의 표면은 잎 표면의 미세돌기 구조에 의한 발수성이 있어 물이 묻지않고 잎 위에 방울로 맺히며, 수련잎은 잎 표면에 왁스(wax)성분에 의하여 약간의 발수성은 있으나 일반적으로 표면이 젖지않는다.
위의 연잎을 보면 물방울이 맺혀있음이 보인다.
▲ 수련
연꽃과의 만남은 이제 시작이다. 연꽃을 만나다보면 수련 또한 만나게 되니 또 다른 차이점은 나중에 찾아 보기로 하자.
蓮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아니라 한 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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