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농사를 시작한 후 얼라아부지의 취미생활이 끊겼습니다.
거의 매일 아침 저녁으로 테니스를 쳤는데 3년동안 테니스채를 한 번도 잡은 적이 없으며, 주말이면 떠난 낚시도 겨울에 겨우 서너번 다녀올 정도입니다.
돼지감자만 캐면 올 농사가 끝인데 돼지감자는 내년 2~3우러에 캘 예정이기에 당분간 텃밭에 일이 없다면 없고 만들면 있지만, 일요일 새벽에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낚싯배를 예약해두곤 마치 소풍날을 기다리는 아이마냥 들떠하더군요. 미끼로 쓸 오징어를 혼자 마트에 가서 사오고 낚시복 챙기고 낚싯대 손질하고.
일요일 새벽에 깨워주곤 저는 다시 잤습니다.
그런데 낚시를 가선 전화를 않는 사람인데 오후 3시쯤 전화가 왔습니다.
제법 잡았고 5시에 철수한다고.
냉장고를 여니 초고추장도 있고 쌈장도 있었기에 그저 돌아 올 시간만 기다렸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군요. 비옷을 챙겨가기에 별나다라고 혼자 생각했는데 날씨도 잘 챙겨 본 모양입니다.
열기는 줄낚시인데 낚시를 바다에 던지면 한 번에 열마리 정도씩 줄줄이 올라옵니다. 저는 낚싯배를 타고 여행지에 내리거나 한평도 못 되는 갯바위에서 무료하게 앉았다 서기를 반복하기만 했었는데, 언젠가 한 번은 외줄낚시를 (구경)하고 차려진 만찬을 함께 하고 싶은데 그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릅니다. 아래는 2010년 낚시점 홈페이지에 올라온 얼라아부지의 열기 낚시 모습입니다.
불볼락을 열기라고 하며, 열기는 겨울 바다낚시의 꽃입니다.
불복락은 양볼락목(Order Scorpaeniformes) 양볼락과로, 지역에 따라 동감펭볼락, 동감펭(함북), 열기(남해안)라고하며, 우리나라, 일본 북해도 이남, 동중국해에 분포하며, 수심 80~150m 되는 암초지대에 주로 서식합니다. 몸의 길이는 보통 30cm정도입니다.
열기는 외줄낚시 대상어종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물고기중 하나로 마리수가 많기에 쿨러를 쉬이 채울 수 있습니다.
보통 내장에 내용물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쓸개만 제거하면 되지만, 입안에 들어있는 미끼중, 유해한 약품이 첨가되어있다는 설이 있는 관계로 크릴새우는 제거해야 됩니다.
20일날 잡은 열기입니다. 쿨러를 거의 채웠더군요.
친정에 가득 드리고 남은 열기인데 씨알이 잘아 아쉬웠습니다.
싱싱함이 뚝뚝 떨어집니다.
열기는 내장을 그대로 두기도 하지만 그날은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치고 가위로 지느러미를 자른 후 씻어 칼집을 내어 소금을 뿌려 열기 소금구이를 했습니다. 열기는 회, 구이, 매운탕 모두 맛나지만 개인적으로 소금구이가 좋습니다.
소금구이가 되는 동안 매운탕 재료를 손질했습니다. 무와 모자반, 버섯, 고추, 대파, 마늘과 열기인데, 무와 마늘과 열기를 냄비에 담아 끓으면 모자반과 버섯 등을 넣어 액젓과 고춧가루로 간을 맞춥니다.
구이와 매운탕을 만드는 사이 열기회용으로 열기를 다듬어 주기에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상을 차린 후 냉동실의 열기를 꺼내어 회를 떴습니다.
열기껍질을 벗겨 포를 떠도 되지만 열기가 자잘했기에 뼈째 회로 떴습니다.
열기대가리는 매운탕에 넣었습니다. 매운탕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도록요.
생선회도 있고 열기구이도 있으며 매운탕도 있는데 술이 빠졌습니다.
우리 둘 다 술을 즐기지 않다보니 생선회가 있어도 술을 미쳐 꺼내지 못 했습니다.
일찍 파종한 봄동이 배추마냥 여물었는데 봄동은 배추보다 고소합니다.
열기회는 봄동에 싸서 먹었는데 열기회를 그대로 먹어면 쫄깃한 맛을 한층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동네가 바닷가다보니 횟집이 몇 있는데 그 횟집에서 먹는 생선회맛 부럽지않은 게 열기회맛입니다.
열기낚시는 웅천 대박낚시에서 거제로 갔으며 배삯은 1인 9만원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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