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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낙동江과 팸투어·답사

[창녕]우포늪 아침 산책, 여름과 가을사이를 걷다

by 실비단안개 2016.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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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7월 17일~18일 창녕군 팸투어에 참가했습니다. 주최는 창녕군이며, 주관은 유한회사 해딴에(경남도민일보 자회사, 별도법인)였습니다.


7월 18일 해가 밝았습니다. 첫 일정은 우포늪 아침 산책이었습니다. 우리가 일어나기 전 새벽에 벌써 우포늪을 다녀 온 이들도 있었는데, 한사선생님에게 동행을 하자고 하니 투덜되는척 하면서 삼각대까지 챙겼습니다.


우포늪은 4개의 늪으로 구분됩니다.

크기순으로 보면 우포늪 〉목포늪 〉사지포늪 〉쪽지벌로 나누어지는데, 이중에서 제일 큰 우포늪을 주민들은 '소벌'이라 불렀는데, 그 이유는 우포늪과 목포늪 사이에 우항산(牛項山) 또는 소목산이라는 산이 자리잡고 있어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소의 목처럼 생겨서 마치 물을 먹는 소와 같다고 여겼기 때문에 '소가 물을 마시는 벌'이다 해서 소벌이라 불려졌다고 합니다.

이 '소벌'을 한자로 표기하면 우포(牛浦)가 됩니다.

 

우포늪 뿐만 아니라 목포늪과 사지포늪, 그리고 쪽지벌도 그렇게 불려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목포늪은 한자로 표기하면 木浦가 되는데, 원래의 이름은 나무갯벌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여름철이 되면, 작은 하천을 따라 나무 뗄감이 많이 떠내려 와서 나무 뗄감을 많이 모을 수 있는 곳이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진 것입니다.

사지포늪을 한자로 표기하면 砂旨浦가 되는데, 역시 목포늪과 마찬가지로 이름의 유래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네 개의 늪 모두가 모래나 뻘이 있었지만 사지포늪은 가장 모래가 많이 있어서 모래늪벌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쪽지벌은 한자로 표기하지 않고 옛날 그대로의 이름으로 불리는데, 네 개의 늪 중에서 크기가 가장 작기 때문에 쪽지벌이라 불렸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렇게 네 개의 늪을 통틀어 우포라고 부르고 있으며, 우포의 원래 이름은 소벌입니다.

네개의 늪을 모두 산책하는 일은 무리이기에 생태촌에서 출발하여 가까운 거리까지 가서 되돌아 오는 길을 택했습니다.


옛날의 흙길이 더 운치가 있겠지만 요즘은 깊은 산속 아닌 다음에야 흙길이 없다시피 합니다.

아쉬운대로 시멘트길을 걸었습니다. 미류나무가 있고 개망초꽃이 아침을 열었으며 곳곳에 고라니 배설물이 있었습니다. 고라니 배설물을 처음엔 산토끼 배설물인 줄 알았는데 그 비슷한게 고라니 배설물이었습니다. 주변의 늪엔 고라니가 헤집고 다닌 흔적이 잇었습니다. 인가가 멀지지 않은데 고라니가 인가 근처까지 왔습니다.



이른 시간이었다보니 농사를 짓는 주민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고 하여 한껏 우포로 가는 길을 즐겼습니다.



미류나무와 아카시아 열매입니다. 저도 아카시아 열매가 익은 모습은 처음인 듯 합니다.



창녕은 우포빼면 아무것도 없는 듯 우포에 대한 각종 안내표지판이 참 많았습니다. 우리는 주매제방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주매제방에서 보는 우포늪입니다. 물위의 정원답게 수초가 물을 덮었으며, 늪 가로 키큰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의 긴 둑은 대대제방입니다. 주매제방이나 대대제방이 없다면 우포와 쪽지벌, 마을의 경계가 없어집니다. 제방은 물을 가두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경계가 되기도 합니다.



주매제방의 길은 자잘한 돌들이 깔려 있었는데 양쪽으로 아카시나무가 한가득이었기에 아카시꽃이 피는 5월에 주매제방을 걷는다면 봄 향기, 아카시 향기에 취할 듯 합니다.



아키시나무는 하늘로 열렸다가 다시 터널을 만들곤 했습니다.



7월, 여름이 길다고 하지만 우포는 이미 가을로 가기를 재촉하고 있습니다. 밤과 대추가 여물고 있으며 금계국과 미역취가 피었고, 팥배나무 열매와 아그배나무 열매도 만났습니다. 처음입니다.




개망초꽃이 아름단긴 하지만 우포에서 만난 개망초는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꽃이 아닌 풍경을 만들어 주었거든요.



주매제방을 걸어 숲탐방로를 걸어 이제 사지포제방족으로 갑니다.



산책하는 일이 급할 건 없습니다. 걷다가 신기한 게 있으면 만나고 만져보고 입네 넣어보고 했습니다. 보리수 열매라고 했는데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보리수 열매와는 달랐습니다.



할배나무에게로 가는 숲길의 개망초가 사랑스럽습니다.



팽나무인데 어떤데선 포구나무라고도 하며 우포에선 할배나무라고 한답니다. 유래는 모르겠지만 할배나무라고 하니 팽나무보다 정답게 느껴졌습니다. 참 잘 생긴 할배나무며 주변의 풀들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할배나무와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말벌이 하나 둘 날더나 제법 윙윙댔기에 살피니 우리가 움직이면서 말벌집을 거드렸던 모양입니다. 하여 급하게 자리를 피했습니다.



할배나무에서 도망가다시피 걸으면서 패랭이꽃을 만났기에 잠시 앉았습니다.



많이 걸었으며 많은 것을 만났는데 안내표지판을 보니 겨우 1km남짓 걸었습니다.

우포생태촌에서 아래 안내표지판의 현위치에서 사지포제방쪽을 버리고 아랫길로 주매마을로 들었습니다.



주매마을로 드는데 긴 제방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길이 평평했기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길섶엔 산딸기가 익고 하늘수박이 달렸습니다. 하늘수박(하늘타리)을 들고 길을 걸었는데 마을 어른들이 벌써 하늘수박이 달렸더나 하며 놀라워 했습니다. 가을이 오고 있나 봅니다. 하늘수박옆의 하얀꽃은 하늘수박의 꽃입니다. 하늘타리는 박과의 다년생 초본의 덩굴식물로 괴근이나 종자로 번식하는데 이곳 남부지방에선 흔한 꽃이며 열매입니다.




긴 둑길을 걸으며 다시 늪을 만났습니다. 늪에 가가이 갈 수는 없었지만 느낌으로 수많은 동식물을 만난 듯 했습니다. 고요하며 평화롭습니다.



메꽃과 나팔꽃이 피었으니 인가가 가까웠습니다. 메꽃은 쥐방울덩굴 사이에 피었으며, 나팔꽃의 잎은 하트를 만들었고 옆의 풀인 듯 나무인 듯 한 식물은 야관문이라고 했는데 정명은 '비수리'입니다. 비수리는 콩과의 다년초로 삼시세끼에 나오기도 했는데, 줄기는 엮어 광주리를 만드는 데 썼고, 중국에서는 식물 전체를 야관문이라고 하여 한방에서 거담·기관지염을 치료하거나 강장제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메꽃이 핀 쥐방울덩굴은 꽃이 섹스폰처럼 생겼으며 종자는 마치 낙하산같은 씨방에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사람의 인기척이 없어도 사람냄새가 나는 듯 한 풍경입니다. 저는 제가 아는 식물은 다른 이도 다 아는 줄 알았는데 메꽃과 나팔꽃을 구분 못 하는 이도 있더라고요. 아래는 인도엔 피마자며 찻길엔 채소화가 피었으며, 옆 사진은 자소엽과 봉숭아입니다.



여주가 달렸는데 색이 이곳 여주와 달리 희끄므레했으며, 옆은 호두입니다. 어릴때 초등학에 호두나무가 있었기에 아침에 일찍 등교를 하면 호두 몇 알을 줍곤 했는데 호두나무 열매를 이렇게 가까이 보기는 처음입니다. 담장안에 있었습니다.



이제 찻길이 나왔으며 민가가 군데군데 있었습니다. 우리 어릴 때 나락을 탈곡하던 탈곡기입니다. 탈곡기를 보면서 마을에 마을박물관이 있으면 좋겠다, 6시 내 고향을 보니 어떤 마을에 마을박물관이 있더라 등을 이야기 했으며, 흙담을 보면서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흙벽동담이었는데 흙속엔 조개류와 고동이 박혀 있었습니다. 이곳의 건축재료는 늪에서 나온 뻘도 있었던 거지요. 우리는 단순하게 보고 지나쳤을 법 한데 해딴에 대표는 예리했으며 창녕 출신이다보니 여느 학자보다 창녕을 더 잘 알고 있었고, 한사 정덕수 선생님은 식물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아침 산책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주 서운할 뻔 했습니다.



창녕의 특산품은 양파와 함께 마늘도 기라고 하며, 마늘옆의 열매인 듯 꽃인 듯 한 식물은 뿌리채소인 우엉이라고 합니다. 우엉을 더러 봤지만 아무도 우엉이라고 알려주지 않았으며 묻지도 않았는데 한사샘이 우엉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도라지가 여물고 있으며 참깨꽃이 피었고 배롱나무 꽃도 환하게 피었습니다. 어느새 주매마을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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