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
7월 17일~18일 창녕군 팸투어에 참가했습니다. 주최는 창녕군이며, 주관은 유한회사 해딴에(경남도민일보 자회사, 별도법인)였습니다.
18일은 창녕장날입니다. 3, 8일이 창녕장날인거지요. 팸투어 날짜를 정말 잘 잡은 듯 했습니다. 시골시장 구경은 어디나 비슷한 듯 하지만 정겨운 풍경인 건 마찬가지입니다. 시골시장이니 뭘 살게 있을 까 싶어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 크로스가방에 넣었습니다. 창녕장하면 수구레 국밥이 유명한데 입구에 벌써 수구레국밥 현수막이 붙어 있었습니다.
텃밭에서 재배한 듯 한 열무와 깻잎, 고구마순을 놓고 팔며 옆엔 창녕의 특산품인 양파와 작은 화초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입구에서 멀지않은 곳에서 수구레국밥을 만났습니다. 몇 해전 1박 2일에 수구레국밥이 방영된 후 유명해진 수구레국밥을 대구가던 길에 얼라아부지와 먹기도 했습니다.
원래 수구레국밥은 장날에 한 곳에서 팔았는데 1박2일 방송 후 전국에서 국밥을 먹고자 몰려오다보니 일반국밥집에서도 수구레국밥을 취급하며, 장날에는 줄을 어디까지 서 기다렸다 수구레국밥 한 그릇을 먹고 간다고 했습니다.
수구레란, '수구리'라고도 하는데 수구레는 소의 가죽 안쪽에 붙은 살을 떼어 낸 다소 질긴 고기로 고기 값이 비싸던 시절, 서민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수구레로 단백질을 보충하기도 했으며, 생활이 나아지며 수구레는 차츰 사라져 가고 있지만 시골장터에서 다시 찾는 귀한 추억의 '향수음식'으로 장터국밥과 육계장 비슷합니다.
수구레국밥 방송후 창녕장은 관광지가 되었으며, 하루 몇 솥을 끓이지만 양이 모자라다보니 물을 더 붓고 끓이다보니 국밥이 제 맛을 못낼 때가 있기도 하며, 여기저기 원조라고 붙여 장사를 하다보니 당국에서 시정명령을 하기도 했다고 했는데, 지금은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수구레국밥집엔 창녕장에 오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주 손님이었습니다.
갖가지 상품들이 진열되어 손님을 기다리지만 시장통은 번잡하지 않았습니다. 옷을 판매하는 난전에 바지단을 올리거나 할 수 있는 즉석 수선이 가능했는데 요즘은 옷수선집도 흔치 않습니다. 고가도 많지만 옷값이 대체로 싸다보니 따로 수선하여 입거나 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진해 경화시장엔 색색의 손칼국수가 유명한데 창녕장엔 여러색의 국수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천연염료로 색을 내기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으며, 옆엔 여러 모양의 즉석어묵이 있었습니다. 시골시장이면 어디나 있는 옛날과자도 있고 즉석 도너츠도 있습니다. 아침식사를 한지 얼마되지 않아 배가 고프지 않아 모두 통과했습니다.
창녕의 좋은 먹을거리가 되는 가물치와 미꾸라지입니다. 이날 아침에 추어탕을 먹고 팸투어에 나섰기에 미꾸라지가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큰대야 세 개의 미꾸라지 색이며 크기가 달라 물어보니, 국산 자연산, 국산 양식, 중국산 미꾸라지라고 했습니다. 여기 농협마트에서 판매하는 미꾸라지는 중국산이었습니다.
물론 중국산이라고 적어두었지만 농민을 위한다는 농협에서 여러 국적의 먹을거리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고쳐져야 하겠습니다.
진해 석동 하나로 마트에는 수입산 바나나도 판매하지 않고 오로지 우리 농산물과 공산품을 판매하고 있었기에 촌과 도시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새콤달콤한 자두가 맛있다는 건 알지만 자두 말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나이입니다. 예전엔 복숭아를 상자째 사서 먹곤 했는데 노인네 둘만 있다보니 어쩌다 수박을 사서 먹을 정도입니다.
창녕은 군이며 대부분의 군민들이 농사를 짓는 걸로 아는데, 작업모자와 작업방석입니다. 작업방석이 예전에 벌거스름한 색 하나였는데 지금은 과일모양과 나무 모양 등 다양한 색상으로 나왔는데 쭈그리 작업방석처럼 걸수 있는 끈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쪼그리 작업방석을 구입하여 텃밭에 두었는데, 밭이 좁다보니 작업방석을 끼고 풀을 매거나 할 정도가 아니기에 언제나 걸어만 두고 있습니다. 신식 작업방석이 시원합니다.
마당비입니다. 그런데 꽃을 꽂았습니다. 신기하여 아주머니께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다른 빗자루도 보여 주었는데 다른 빗자루도 꽃을 꽂았더군요. 비록 더러워진 바닥을 쓰는 빗자루지만 꽃을 꽂으니 달라보였으며, 빗자루는 수숫대로 만들어 졌습니다.
이곳의 시장에서는 볼 수 없는 마술입니다. 마술이 당연히 마술이지만 사람들은 속으면서도 신기하여 구경을 하는데, 팸투어 대원들도 빙 둘러 선 사람들 틈에서 구경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골시장이라고 하여 모든게 시골스럽지는 않습니다. 망사스타킹도 있으며, 모시옷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먹는 거나 입는 것 모두 도시와 농촌의 구분이 없을 정도로 시골에서도 잘 먹고 잘 차려입습니다.
창녕이 농촌이다보니 종묘사가 여럿 있었습니다. 그러나 들어가서 뭘 사지는 않았습니다. 날씨가 더워 혼자 몸도 벅찼거든요. 종묘사에도 쪼그리 작업방석이 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보면 시장입구일 수 있지만 제가 들어선 입구에서 보면 끝지점입니다. 할머니들이 고구마순 껍질을 벗기며 앞쪽의 할머닌 초상권 침입하지 말라고 하시며 모델이 되어 주었습니다.
창녕시장에 나비가 있었습니다. 즉석장어구이집인데 파리 등을 쫓느라 나비를 날렸는데 배터리를 이용하여 나비가 달린 기구를 돌립니다. 나비는 360도로 도는데 선풍기보다 더 빠르게 돌았습니다. 덕분인지 파리는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생선전에는 모기향을 보통 피우는데 옆의 생전전에도 파리쫓는 나비 기구를 설치하면 좋을 듯 했습니다.
손님도 없는 장어구이전의 아주머니는 나비 두 마리를 날리고 있었는데 커피믹스님과 한참 구경하며 궁금한 건 물어 봤습니다. 친절했습니다.
양파가 특산물인만큼 양파즙을 내리는 건강원이 여럿 있었습니다. 흑염소와 늙은 호박도 내리는군요. 이곳 시장에 못 간지 여러 장이었는데 마침 창녕장날이었기에 시골시장 한 번 구경 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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