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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진해 풍경

소쿠리섬에 다시 가는데 5년 넘게 걸렸네

by 실비단안개 2016.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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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명동서 소쿠리섬으로 가는 선편이 오전 8시 55분에 있었으며, 그 뒤는 약 50분 간격이었습니다. 하여 오전 8시 마을버스를 타고 시내버스를 환승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해양공원쪽으로 가는 버스 노선을 모르다보니 웅천에 내려 택시를 탔습니다.

명동(해양공원)위치가 참 애매하여 승용차로 가면 10여 분 거리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빙둘러 가게 되어 있기에 꽤 먼 편입니다. 그래도 가고 싶었기에 나섰습니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8시 25분, 약 30분 있어야 배가 소쿠리섬으로 출발을 합니다. 승선자명단을 기록하고 커피를 꺼내 한 잔 마시고 있으니 낚시꾼이 하나 둘 모여 배에 낚시도구를 실었습니다.


소쿠리섬을 다녀온지 6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6년은 참 조심스럽기도 했으며 바쁘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주변도 살펴야 하는데 말입니다.

명동선착장에서 소쿠리섬까지 소요시간은 8분이며, 승선비는 왕복 어른 5,000원입니다.



선착장 방파제에서 해양공원과 솔라타워, 동섬이 보입니다. 어선도 여럿 있고요. 아침의 선착장은 조용했으며 밥집들은 문을 열지 않았고 낚시점만 문을 열었더군요.



승선이 시작되었습니다. 승선전에 이름과 연락처, 생년월일을 기록했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맨 뒤로 갔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작은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었습니다. 물이 비교적 맑습니다.



도선 내부입니다. 저와 여자 두 분은 뒤에 앉았습니다. 배가 큽니다.



해양공원과 솔라타워며 옆의 음지교 아래로 배는 소쿠리섬으로 갑니다.



솔라타워 27층에서 담은 명동선착장과 음지교, 소쿠리섬입니다. 소쿠리섬은 소쿠리를 닮아 소쿠리섬이라고 한다네요.



소쿠리섬에 닿았습니다, 야영을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진해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이 소쿠리섬이지 싶습니다. 수도시설이 되어 있으며 화장실엔 에어컨이 있는 섬입니다.



우리를 내린 도선이 우도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우도는 몇 년전엔 섬이었는데 지금은 해양공원에서 도보로 갈 수 있지만 낚시꾼들은 도선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날씨는 안개가 꼈으며 흐리기까지 했습니다. 시루봉과 한때는 진해의 돈줄이었던 STX조선해양이 보입니다.



그간 소쿠리섬의 할아버지가 '나는 자연인이다'에 소개되기도 했지만 안전하게 놀아야지, 텃밭일 해야지 하며 미루다 6년만에 소쿠리섬에 갔습니다. 이웃 몽블랑님 블로그를 방문하면 들꽃과 갯꽃이 거의 매일 오르기에 해국을 만나러 소쿠리섬에 갔습니다. 할아버지의 안부가 궁금하여 선착장에서 묻기도 했지만요.


소쿠리섬 왼편은 예전에 모래가 깔려 있었으며 갯메꽃이 피어 있기도 했는데 물때가 맞지 않아 물이 들어 왔습니다. 그래도 섬 왼편으로 가니 바위절벽에 해국이 피어 있었습니다. 늦긴 했지만 무지 반가웠습니다.



갯바위에 물이 차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 하고 다시 돌아서야 했습니다. 진해 어디서나 보이는 시루봉이 보입니다.



낚시꾼들은 섬의 앞쪽에서 낚시를 하기에 이쪽은 저 혼자였습니다. 따신 커피를 한 잔 컵에 따르고 식기를 기다리며 바닷물을 바라보았습니다. 아주 맑습니다.



갯강구도 있고 자잘한 고동도 바위에 붙어 있었으며 반장게도 바닷물에 쓸려가지 않으려고 바위쪽에 붙었습니다. 맑은 바닷물을 보니 머리와 마음이 맑아지는 듯 했습니다. 며칠간 머리가 무지 아팠거든요.



해국 만나고 싶은 마음에 들어갈 땐 안 보였던 억새가 배시시웃고 있었습니다.



낚시꾼이 꽤 많습니다. 소쿠리섬의 앞쪽입니다.



소쿠리섬의 편의시설들입니다. 샤워기가 있으며 옆엔 수도가 따로 있고 먼데 붉은 건물은 화장실입니다. 그런데 섬의 왼편 수도시설은 망가져 물이 나오지 않았으며, 오른편의 시설물은 정상으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가운데 조립식주택은 뭘까요. 혹 소쿠리섬 할아버지의 거주지인가?



섬 가운데 길이 있으며 그 길로 섬의 뒷쪽으로 갈 수 있는데 그 길섶에 고추밭에 방아까지 있었습니다. 조립식주택옆이니 할아버지가 거주하시며 고추를 몇 심었나 봅니다. 이 섬엔 할아버지 혼자 계시거든요.

- 할아버지의 나홀로 (소쿠리)섬살이 20년



섬을 반으로 나눈 섬의 가운데 길을 따라 섬뒤편으로 갑니다. 급한 경사가 아니기에 누구라도 걸어갈 수 있습니다. 섬을 넘어가면 진해만과 거가대교와 초리도가 보입니다. 물론 거제도도 보입니다.



아까 섬의 왼쪽으로 처음 걸었는데 그 길과 닿을 수 있을까 싶어 뒤편의 왼쪽으로 가니 역시 물이 갯바위를 적시고 있었습니다. 앞의 섬은 웅도로 명동의 동섬과 마찬가지로 물이 빠질땐 바닷길이 열립니다.



다시 돌아 섬의 오른쪽으로 걸었습니다. 태풍 차바는 소쿠리섬의 여러식물을 못살게 했으며 섬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었더군요. 소쿠리섬의 쓰레기는 할아버지께서 치우는데 이건 혼자 힘으로 될 게 아니었습니다. 진해에서 공공근로자를 보내 섬대청소를 해야 할 지경이었습니다. 폐어구보다 생활쓰레기가 더 많았습니다. 역시 바닷물이 길을 막았습니다.



짧은 거리긴 하지만 언덕에서 들꽃을 만났습니다.

층꽃나무입니다. 개화기가 지났으며 태풍의 영향인지 마르기도 했더군요. 그래도 여기선 귀한 꽃이니 언덕을 겨우겨우 오르며 찍었습니다.



쑥부쟁이와 돌가시나무열매입니다. 돌가시나무는 갯찔레라고 하는데 일반 찔레보다 잎에서 윤이나며 잎이 딱딱하고 열매도 큽니다. 갯가에서 살아남으려면 번식을 위해 열매가 튼튼해야 하나 봅니다. 씬냉이와 나팔꽃도 만났으며 민들레와 며느리배꼽꽃도 만났고 몇 종류의 흔한 들꽃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면 갈증이 해소되었습니다.



역시 차바의 영향인 듯 갯메꽃이 다시 싹을 내고 있으며 갯완두도 새싹을 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혼자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자갈이 있으며, 그 윗쪽엔 모래가 펼쳐져 있고 모래에는 여러 갯식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죽은 듯 했는데 모래만 있는 부분에는 작은 집들이 있습니다. 갯가동물, 예로 작은 게같은 것들의 집이지 싶습니다. 제법 기다려도 하나도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아쉽지만 기다리다가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위를 보면 언덕에 뿌리를 드러낸 소나무가 있고 갯바위에 뿌리를 막 내리고 있는 소나무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바닷가의 소나무는 웬만해선 죽지 않는 듯 모래쪽의 소나무는 멀쩡했습니다. 여러 땅을 두고 하필이면 이렇게 사나운 곳에 뿌리를 내렸을까요.



섬을 넘어오는데 중간즘에서 산으로 가는 길이 흐릿하게 있었기에 걸어 들어 갔습니다. 산인 듯  길인 듯 숲인 듯 그랬습니다. 얼마간 걷다보니 길이 없어지는 듯 하기도 했고 숲가꾸기인지 숲의 나뭇가지가 베어지기도 했습니다. 숲에서 만난 가을입니다. 붉은 잎은 옻나무잎인데 옻나무잎의 단풍이 곱습니다. 그 아래의 갓털은 주홍서나물입니다. 텃밭에 주홍서나물이 번식을 많이 하여 오갈때 꼭 몇 포기씩 뽑고 있는데 소쿠리섬까지 왔군요.





해국을 만났던 그쪽의 숲으로 들어가니 역시 태풍이 큰소나무를 꺾었습니다. 조금 걸으니 길이 없기에 되돌아 나왔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필요에 의해 뭍의 물건들을 들고 들어와 나갈 때는 뒷처리를 하지 않아 숲속이 엉망이었습니다. 속상했습니다.



소쿠리섬 앞으로 나왔습니다.



잘 작동되고 있는 수도시설이었기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진해의 인심이 참 넉넉한 듯 합니다. 모두들 내 집의 시설처럼 아껴주면 좋겠습니다.

이제 억새가 나부끼는 쪽으로 갈 겁니다. 저 끝에 할아버지가 계실테니까요.



6년전에 달맞이꽃대가 참 많았었는데 지금은 잡풀과 억새가 많아졌습니다. 그 많던 달맞이꽃은 어디로 갔을까요.




손수레가 그대로 있으며 낡은 오토바이와 자전거도 있었습니다. 오토바이는 보호덮개를 덮어 두었으며 자전거와 손수레엔 재활이 가능한 것들이 실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양말은 두 켤레가 널려 있는데 말입니다. 어쩌면 배가 닿은 곳에 있는 가건물에 계실수도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거주지 앞쪽으로 낮은 방파제를 만든 듯 합니다만, 태풍으로 그랬는지 약해서 그런지 대부분 파손이 되어 있었습니다. 기왕 만드는 거 좀 야무지게 만들지.



모퉁이를 돌았는데 금방 갯바위와 마주쳤기에 돌아서야 했습니다. 그동안 몇 번 갔을 때마다 섬을 한바퀴씩 돌았는데 물때가 영 맞지 않았습니다. 6년만의 방문인데요.



섬엔 여기저기 쓰레기가 너무 많았습니다. 떠밀려온 쓰레기도 있지만 섬을 찾은 이들이 버린 쓰레기도 많았습니다. 이러고 싶을까요. 조용한 섬에서 잘 놀았으면 뒷처리를 잘 하고 가야지.



여기가 소쿠리섬의 포인트라고 했습니다. 낚시꾼들에게 다가갔습니다. 밑밥은 새우와 크릴새우를 함께 쓰기도 했으며 청개비를 쓰는 이도 있었습니다.



괴기 좀 잡히나요?

저~어 좀 보소, 안 보이는기요?

그러면서 물에 담가둔 그물망태를 들어 올려 보여줍니다. 숭어, 도다리, 감성돔, 고등어, 갑오징어로 어종도 다양합니다. 씨알도 좋고요.



그때 한 분이 도다리를 낚았습니다.

옆의 분이 좀 잘 보이게 들어주소 합니다. 사진은 혼자 찍는 게 아닙니다. 낚시에 걸린 도다리가 파닥거렸으며 그 옆의 쿨러엔 잘 생긴 도다리 한 마리가 자리를 몽땅 차지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옆에선 숭어를 올립니다. 낚싯대 좀 높고로 드소. 역시 옆의 분이 주문을 했지만 숭어는 바닥에 그대로 떨어졌습니다. 그때 물이 확 밀려들어왔기에 신발이 젖기도 했지만 싱싱한 낚시현장을 봤으니 됐습니다.



어머나 강아지도 낚시를 왔네하며 머리를 쓰다듬으니, 강아지는 머리를 쓰다듬는게 아니라고 합니다. 머리를 쓰다듬으면 넌 나에게 복종하라는 의미기에 물 수 있으니 목을 부드럽게 만져주라고 하네요. 발을 만지고 목을 만져주면 '난 너의 친구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강아지가 아주 새침똘똘하게 생겼으며 단장도 예쁘게 했습니다.



두 분은 모녀사이로 배에서 인사를 나누었는데 용원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명동으로 왔다고 했습니다. 요즘은 생활낚시를 즐기다보니 여성도 많이 볼 수 있는데 모녀의 낚싯대 만지는 폼과 미끼끼우는 모습이 완전 꾼이었습니다.

잠시 앉아 커피를 한 잔 했습니다.




섬을 나설동안 할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11시 35분 선편으로 소쿠리섬을 나왔습니다.




우도입니다. 낚시꾼을 태우는 동안 우도에 내릴까 하며 망설여졌지만 오후에 텃밭에 해야 할 일이 있기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해양공원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이들이 많았는데요, 이런 방파제는 아주 위험하다고 했는데 저지하는 이가 없나 봅니다. 취미생활도 좋지만 안전하게 즐겨야 하는데 말입니다.



진해에는 36만그루의 벚나무가 산과 들, 도로변과 골목 등에 식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몇 번을 봐도 명동앞의 이 동섬에 벚꽃이 한 번도 피지 않았습니다. 진해에서 유일하게 벚꽃이 없는 곳이 이 동섬입니다. 명동 입구의 도로변엔 벌써 춘추벚꽃이 피었는데 말입니다.



출발했던 그곳에 다시 왔으며, 시내버스 306번을 타고 웅천성내에 내려 다시 시내버스 환승, 내려서 택시를 타고 집에오니 오후 1시가 넘었습니다. 오가는 교통편이 불편하긴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감을 잡았으니 내년 여름쯤 소쿠리섬에 다시 갈 듯 합니다.

* 웅천 성내에서 303번이나 306번, 마을버스를 타고 해양공원정류장에 내린다. 돌아 올때는 306번 버스를 타고 성내에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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