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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백련사, 들불처럼 피어나는 배롱나무꽃을 누가 막으랴

by 실비단안개 2019.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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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강진 다산초당에서 오솔길을 걸어 백련사로 갈 경우 1km였지만, 식구들이 걷는데 자신이 없어 차량으로 이동했습니다. 차량으로 이동시 약 3km였습니다. 혼자 같으면 걸어 갔을 텐데 함께라는 건 힘이 될 때도 있지만 짐이 될 때도 있습니다.

백련사를 여름휴가 일정에 포함한 건 다산과 혜장스님의 이야기 때문도 아니며, 백련사의 동백숲이나 차나무도 아닌 뜨거운 여름 들불같이 피어 오르는 배롱나무꽃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배롱나무는 부처꽃과 > 배롱나무속으로 키가 5m 정도 자란다고 합니다. 수피는 홍자색을 띠고 매끄러우며, 붉은색의 꽃이 7~9월에 원추꽃차례를 이루어 피지만 흰꽃이 피는 품종인 흰배롱나무도 있습니다.

붉은빛을 띠는 수피 때문에 나무백일홍[木百日紅], 백일홍나무 또는 자미(紫薇)라고 부르기도 하며, 이밖에 백양수(간지럼나무), 원숭이가 떨어지는 나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나무줄기가 매끈해 사람이 가지를 만지면 나무가 간지럼을 타고, 또한 원숭이도 오르기 어려울 정도로 매끄러운 나무라는 것을 뜻하는데, 국화과에 속하는 초백일홍인 백일홍과는 전혀 다른 식물입니다.

배롱나무는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며, 내한성이 약해 주로 충청남도 이남에서 보통 자라는데 강진은 가로수가 배롱나무인 곳이 많았습니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에 있는 배롱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68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데 약 800년 된 것으로 보고 있으니, 관리만 잘 하면 오래살 수 있는 나무인 듯 합니다.

 

 

만덕산 백련사입니다.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만덕산에 있는 절로 만덕사라고 불리다 백련사 불리고 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의 말사로 일명 만덕사라고도 하며 <사기 寺記>와 정약용의 <만덕사지 萬德寺誌>에 의하면 839년(문성왕 1) 무염국사가 창건한 뒤 1170년(의종 24) 승려 원묘가 중건·주석하면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했다고 합니다. 무염국사는 근처의 성주사와 성흥사를 창건하기도 했습니다.

 

 

백련사로 가는 길 양쪽은 동백나무 숲입니다.

동백나무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 등의 따뜻한 지방에 분포하여, 우리나라에서는 남쪽 해안이나 섬에서 자랍니다. 꽃은 이른 봄에 피는데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춘백, 추백, 동백으로 부릅니다. 백련사의 동백림은 강진의 백련사 부근에 있는데 동백나무 1,50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으며, 동백나무의 높이는 평균 7m쯤 되고, 동백꽃이 필 무렵이면 백련사는 가장 아름다운 사찰이 될 듯 했습니다. 

동백림의 유래에 관하여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으나,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인 다산초당이 가까이 있고, 이곳에서 다도(茶道)연구를 했던 것으로 미루어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으며, 다산이 백련사를 왕래할 때 이 동백나무 숲을 즐겨 감상하였을 것으로 추정하는 정도입니다. 백련사 동백림은 천연기념물 제151호(1962.12.03 지정)입니다.

 

 

 

 

동백나무 잎은 윤기가 흐르며 사철 푸르고, 요즘 동백숲에 가면 열매를 만날 수 있는데 크기는 메추리알 정도이며 윤기가 흐르며 단단함이 느껴집니다.

 

 

 

동백림 부분입니다.

 

 

백련사를 코앞에 두고 얼라아부지와 작은 아이는 빠지고 큰아이와 해월루로 갔습니다. 400m거리니 금방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해월루로 가는 길에도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었으며 가는 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여름 오후 햇살이 따가웠지만 우리는 뉘엿뉘엿 걸었습니다. 절집이나 오솔길에서 조차 바빠질 필요가 없거든요.

 

해월루입니다.

해월루는 다산초당과 백련사를 이어 주는 오솔길 사이에 있는 누각입니다.

해월루 근처에 해월루 안내는 없었으며 해월루에 오르니 강진만이 보이기는 했으나 수목으로 많이 가려져 있어 아쉬웠습니다.

 

 

백련사로 듭니다.

벌써 배롱나무 붉은꽃이 보입니다. 육화당(六和堂)입니다.

육화당(六和堂)은 'ㄱ'자의 전각으로 본래 있던 요사를 1995년 확장 중수한 것으로서 1층은 식당이고 2층은 객실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육화(六和)란 부처님께서 교단의 화합을 위하고 대중이 수행하는데 필요한 자세를 일깨우고자 여섯 가지 화합하는 법을 말씀하셨는데, 그 여섯 가지 발원을 말한다고 합니다.

 

 

얼라아부지가 만경루에 올라 손짓을 했습니다. 만경루 앞에는 오래된 배롱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여름날 붉은 꽃은 초록은 더 짙은 초록으로 만들며 붉은 꽃은 더 붉어집니다.

육화당과 만경루 앞쪽으로 작은 연못과 텃밭이 있었습니다. 백련사이니 백련이 피지 않았을까 나름 기대를 했는데 연잎 몇이 바람에 하늘거렸습니다.

 

 

만경다설입니다.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는 식히려고 큰 아이가 들어 갔습니다.

만경다설에는 만덕산 다산에서 자란 싱그러운 찻잎으로 만든 배냇향 나는 고운 차를 만날 수 있다고 했는데 주인이 없었으며, 아이스크림값은 작은 통에 넣었습니다.

만경다설은 고려 진정국사 천책부터 조선 아암 혜장선사,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백련사에서는 직접 차를 만들고 향기로운 차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문화를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만경루 아래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대웅보전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만경루에 올라 열린 문으로 만경루 아래의 배롱나무꽃이 들어 왔습니다. 다른 풍경도 그러하지만 꽃 역시 방향을 조금씩 바꾸면 다른 풍경이 됩니다.

 

 

해월루에서 못 다 본 강진만이 드러났습니다.

 

 

대웅보전입니다.

대웅보전 현판과 만경루 현판은 이광사(李匡師)의 글씨라고 하며, 스님과 눈인사를 나누고 옆 삼성각앞의 배롱나무꽃에게로 갔습니다.

 

 

화려한 단청에 뒤지지 않는 배롱나무꽃입니다.

 

 

또 다른 강진만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무 아래에 들어 가 올려다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잎도 많고 꽃도 많습니다.

 

 

 

삼성각앞의 배롱나무와 만경루 아래의 배롱나무입니다. 사이에 만경루가 있습니다.

 

 

응진당(應眞堂)앞의 배롱나무입니다. 백련사가 명당인지 백련사의 모든 배롱나무의 수세(樹勢)가 좋았습니다.

 

 

응진당 앞에서 내려다보면 만경루앞의 배롱나무가 범종각 사이로 보이며 역시 강진만이 펼쳐져 있습니다.

 

 

 

오후 햇살은 배롱나무꽃을 요염하게 했으며 요사채는 더욱 침묵을 강요하는 듯 했습니다.

 

 

 

배롱나무꽃입니다. 앙다문 꽃봉오리속에 요염한 꽃잎이 들불처럼 붉게 피어 납니다.

 

 

 

 

배롱나무의 잎과 수피입니다.

잎은 달걀모양이며, 수피는 자미(紫薇)라고 부르기도 하며, 이밖에 백양수(간지럼나무), 원숭이가 떨어지는 나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나무줄기가 매끈해 사람이 가지를 만지면 나무가 간지럼을 타고, 또한 원숭이도 오르기 어려울 정도로 매끄러운 나무라는 것을 뜻합니다.

 

 

 

백련사의 세 배롱나무꽃과 놀다보니 식구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연락도 하지 않았습니다. 배려인지 포기인지 모르겠습니다.

응진당앞의 배롱나무를 뒤로 하고 아래를 보니 만경루 앞의 배롱나무 그늘에 식구들이 있었습니다. 안심이 되어 백련사 배롱나무꽃과 조금 더 놀기로 했습니다.

대웅보전 법당에서 스님은 수박바로 더위를 식히고 있었으며, 상섬각의 배롱나무는 여러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있었고, 만경루옆 돌난간에서도 일행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기다리게 하는 사람은 시간이 흐르는 줄 모르지만 기다리는 사람은 계속 시간을 확인하겠지요. 이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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