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홍고추를 수확한 지 열흘이 넘었기에 태풍 다음날 텃밭으로 갔습니다. 고추의 상태를 알기에 금방 수확을 마칠 줄 알았는데 태풍으로 일이 꼬였습니다.
태풍에 고춧대가 부러지고 휘어져 고추밭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고추가 잘 자라기에 웃비료도 한 번만 했다고 했는데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키가 큽니다. 줄치기를 다섯 번이나 했을 정도로.
홍고추를 따는 일은 뒷전이 되었습니다. 우선 부러진 고춧대를 원 고춧대에서 제거하고 떨어진 고춧대는 주워 고추와 고춧잎을 분리한 후 버렸습니다. 중간중간 탄저병이 든 고추도 따서 버렸습니다.
아직 윗 밭을 정리도 하지 않았는데 엄마께서 점심을 먹으러 오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텃밭에서 가장 싫은 일이 전화 연락입니다. 일을 해야 하는데 지체가 되기에요.
고랑에 있던 들깨대를 잘랐습니다. 고춧대를 꽉 묶었으니 바람이라도 통하도록요.
부러진 고춧대에서 분리한 고춧잎입니다.
홍고추는 날이 갈수록 크기가 작아지며 수확량도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무름병은 잡힌 듯했습니다.
친정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집에 들러 대충 치우고 다시 텃밭으로 갔습니다. 이제 고춧대를 묶고 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빨리 고추를 따야 퇴근 후 집으로 가져갈 수 있으니까요. 손도 마음처럼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종일 해 아래서 일을 했더니 얼굴과 목이 붉어졌으며 목의 땀띠가 또 도졌습니다.
퇴근 후 친정으로 가서 고추를 세척하여 널어두고, 다음날 아침 식사 후 고추 꼭지를 땄습니다. 그 사이 해가 중천입니다.
그래도 해가 좋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녁에 느닷없이 비가 내려 바쁘게 담아 고추 건조기에 넣었습니다. 또 태풍이 온다고 하니 3일 동안 건조기에 있어야 하기에 온도를 49도로 하여 30시간을 맞추었습니다. 시간은 나중에 또 맞추면 되니까요.
9월 7일
태풍 하이선이 지나가는 시간이었지만 요양보호사 일을 위해 빗속을 걸어 친정으로 갔습니다. 가는 길에 옷이 흠뻑 젖었기에 엄마 옷으로 갈아 입고 아침 식사 후 건조기에서 꺼낸 고추를 봉지에 담았습니다. 건조기 채반에 두면 눅눅해지거든요.
9월 8일
그 사이 또 10호 태풍 하이선이 지나갔습니다. 태풍은 지나갔지만 바람은 늦가을 바람처럼 불었습니다. 해가 났기에 고추를 마당에 널었습니다.
꼭지 제거한 건고추 총량은 70근이며, 60근을 판매했습니다. 건고추 시세는 우리 지역의 고추 시세에 조금 더 얹었습니다.
* 1근(600g) x 22,000원
이제 우리가 먹을 고추를 수확하면 올해 고추농사가 끝납니다.
고추가 붉으니 꽃인 줄 알고 부전나비 한 마리가 앉았습니다.
'고향 이야기 > 텃밭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장 배추밭 만들기(밭 갈고 밑거름, 이랑 만들기) / 사람 잡을 뻔 (0) | 2020.09.14 |
---|---|
9월 씨앗 파종 채소 / 대파, 김장 무, 자색무, 적갓, 겨울초, 시금치 (0) | 2020.09.12 |
정구지(부추) 꽃을 베다 (0) | 2020.09.09 |
김장 무 파종 할 밭 만들기 / 포기하고 싶었다 (0) | 2020.09.06 |
쪽파 재 파종하다 (0) | 2020.09.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