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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김장 배추밭 만들기(밭 갈고 밑거름, 이랑 만들기) / 사람 잡을 뻔

by 실비단안개 2020.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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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 12일

김장 배추를 파종할 밭은 친정 밭으로 지난해부터 우리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여름으로 접어들 때 마늘과 양파 수확 후 처음 갔습니다. 감자 수확은 동생네가 와서 했으며, 여름에 얼라아부지가 틈틈이 잡초를 베고 비닐을 걷었습니다.

6월 5일 양파를 수확한 날 밭 풍경으로 당시 고랑의 바랭이는 이미 억세 졌으며, 감자를 수확할 때는 잡초가 성인 키만큼 자랐었다고 했습니다.

 

시간 만들어 비닐 걷을게 하고는 제 일이 바빠 밭에 가지 않았더니 얼라아부지가 비닐까지 다 걷었습니다. 잡초는 예초기로 베면 되지만 잡초의 뿌리가 엉긴 비닐을 걷는 일은 예삿일이 아닌데 혼자 힘이 많이 들었을 겁니다.

 

9월 6일

우리 텃밭에서 가을 채소를 파종하고 내려갔더니 밭을 갈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밭 입구에서 관리기가 도랑으로 굴렀다고 했습니다.

 

어쩐지 목재 팔레트가 도랑가에 있었으며, 비료가 언덕에 있기에 왜 던졌을까 궁금했는데, 긴 장마와 태풍으로 지반이 약해져 있는데, 좁은 텃밭 입구의 땅이 도랑 쪽으로 기울어져 관리기가 굴렀답니다. 긴 장마에 이 밭의 언덕 두 군데가 떨어져 나가기도 했거든요.

저 같은 경우 눈밭에 미끄러지면서 카메라를 손에 꼭 쥐고 있어서 손목이 골절되었는데, 남자는 순발력이 여자와 다른지 관리기를 잡지 않고 놓았습니다. 하마터면 사람 잡을 뻔했습니다.

다시 도랑가로 가서 목재 팔레트를 구해 비스듬히 놓은 후 관리기를 올려 밭으로 왔답니다. 놀라긴 했겠지만 사람도 괜찮고 관리기도 괜찮았습니다.

 

눈치가 보여 열심히 멀칭비닐 조각과 꽂이를 주웠습니다. 돌멩이도 새끼를 치며 비닐도 새끼를 치는지 관리기가 지나갈 때마다 나왔습니다.

 

김장 배추밭 밑거름입니다.

밑거름은 김장 무밭의 밑거름과 비슷했습니다. 가축분 퇴비와 고BB비료, 남해화학의 슈퍼 원예 대신 파워플러스와 싸이메트를 했습니다.

싸이메트는 고자리 병 예방을 위해 뿌리는 살충제인데, 고자리는 노린재의 애벌레로 식물의 뿌리를 무르게 한다고 합니다.

농협에서 알갱이 붕토 두 봉지를 구입했는데 없어졌답니다. 하여 퇴비(가축분 퇴비) 위에 있었는데 하니 나중에 하지 하더니 밑거름을 다 한 후 가서 가져오랍니다.

우리 텃밭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붕토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얼라아부지가 가더니 가축분 퇴비 위에 놓고 위에 천막을 덮어 보이지 않았답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게 표가 납니다.

 

붕토는 식물 생육에 필요한 필수 원소 중 미량요소인 붕소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여 붕소 결핍 증상을 예방 방지함을 목적으로 개발된 기능성 미량요소 비료로, 입상 붕토는 식물의 세포분열과 화분의 수정을 도와주며 효소작용을 활성화시켜 준다고 합니다.

 

쌓여있던 퇴비를 모두 들어내니 지네가 있었습니다. 그냥 두랍니다.

 

밑거름을 뿌린 후 갈고리로 섞어 다시 관리기로 작업을 했습니다.

 그 시간 울의 환삼덩굴과 칡덩굴을 낫으로 베었습니다. 낫으로 벤다고 하지만 여자의 힘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기계 신이 붙었는지 기계만 만지면 놓을 줄을 모릅니다. 밭이 닳아 없어질 듯이 관리기로 밭을 갈았습니다.

 

배수로를 내는데 비가 비쳤습니다. 얼른 가랍니다.

장마기간은 지난 것 같은데 비가 너무 잦습니다. 휴일에 비가 내리면 텃밭일은 일주일 미루어지며, 파종도 일주일 미루어지는데 이는 생육과 연결이 되기에 제때 수확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12일

텃밭으로 가려고 준비를 하는데 연락이 왔습니다. 관리기가 멈추었으니 뭐뭐를 가지고 오라고.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었더니 공구통을 통째 들고 오랍니다. 우리 텃밭이 아니다 보니 공구가 없거든요.

일주일 동안 비가 세 차례 내렸다 보니 지난주에 잘 갈아 둔 밭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텃밭은 일주일 사이 돌멩이를 많이 쳤습니다.

 

관리기를 손본 후 다시 밭을 갑니다. 신들린 듯이.

 

이랑을 만듭니다. 금요일 오후에 비가 세차게 내린 탓에 장화가 무거워 벗었습니다.

 

오후 2시가 넘었으며, 배달음식은 싫답니다.

집에 가서 물만두를 들고 왔습니다. 일기 예보에 비가 내린다기에 텃밭 점심 준비를 하지 않았거든요.

 

힘이 되어 주려고 갈고리질을 했는데 양이 차지 않는지 다시 갈고리질을 합니다. 열심히 따라다니면서 비닐조각을 주웠지요. 배추밭 형태가 차츰 되어갑니다.

 

두 이랑만 심자고 했는데 두 이랑 반을 만들었습니다.

둘이서 손을 맞추어 비닐을 씌웁니다.

멀칭 비닐로 이랑을 씌운 후 가운데에 드문드문 꽂이를 꽂고, 가장자리도 중간중간 꽂이를 꽂은 후 고랑의 흙을 퍼 마무리를 합니다. 비닐이 이랑의 흙을 완전히 덮을 수 있도록 고랑을 또 팝니다. 또 비에 흙이 쓸릴 수 있으니 발로 꼭꼭 밟아줍니다.

그 시간 뒤틀린 꽂이를 손봤습니다.

 

집에 가랍니다. 오후 5시.

이제 비닐에 구멍을 만들어 배추를 파종하면 김장 배추밭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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