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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상추와 토란밭의 꽉찬 잡초 매다

by 실비단안개 2021.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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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

잦은 비와 고온으로 잡초가 매일 쑥쑥 자라기에 며칠간 잡초를 매야 할 판입니다. 거름이 많은 곳에도 잡초는 잘 자라며 거름이 부족한 곳에서도 잡초는 잘 자랍니다. 잡초는 무얼 먹고 자랄까요.

텃밭의 꽃인 상추밭입니다. 잡초가 가득입니다.

 

냉이, 꽃마리, 괭이밥, 달개비, 제비꽃, 벼룩나물, 여뀌 등이 보이며 하얀 민들레도 있습니다.

상추와 치커리, 달래 외에는 모두 잡초인 셈입니다.

 

제비꽃은 시도 때도 없이 피어 씨앗을 맺습니다. 세 개의 씨방에 씨앗이 소롯이 앉아 있습니다.

하얀 꽃은 봄맞이꽃이며 노란 꽃은 괭이밥입니다. 앙증맞은 풀꽃이지만 뽑아야 합니다.

 

상추 씨앗을 파종할 때 많이 뿌려진 곳이 있다 보니 상추가 뭉텅 나기도 했는데 그곳의 상추는 비에 녹아 뽑아 버리고, 상추 사이를 가르마 타듯이 손으로 헤집어 잡초를 뽑다시피 했습니다. 상추밭을 침범한 꽈리도 뽑아 버렸습니다.

매실나무와 꽈리의 그림자를 보면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가늠이 될 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많이 난 곳의 상추는 솎아 빈 곳에 심었으며, 언덕을 만들 때 늘어난 밭쪽에도 심었습니다. 솎은 상추를 심을 때는 호미로 상추를 심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구덩이를 판 후 상추를 놓고 물을 흠뻑 준 후 흙을 덮고 다시 물을 줍니다. 그래도 기온이 높다 보니 며칠 동안 물을 주면서 관리를 해야 합니다. 텃밭에 물은 이른 오전 시간이나 해질녘에 물을 주어야 합니다. 기온이 높은 한낮에 물을 주면 여린 채소는 데친 듯이 익습니다.

 

토란이 싹이 났기에 다른 해보다 일찍 파종을 했습니다. 토란은 밭에서 나는 알이라고 할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 작물입니다. 우리는 토란 뿌리보다 대를 주로 먹는데 토란대가 자라면 텃밭이 인물이 날 정도로 토란은 조경 역할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심고 있습니다.

그런데 토란밭이 잡초밭이 되었습니다. 텃밭에 갈 때마다 웅덩이 물이 필요하기에 토란밭을 봅니다. 언제 이렇게 잡초가 났는지 모를 정도로 비가 잦았습니다.

빽빽한 잡초 사이에 토란 잎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긴 줄기 위에 노르스름한 꽃이 핀 걸 여기서는 복새라고 하며 표준어는 뚝새풀입니다. 복새는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데 주로 논에 자랍니다. 여기가 웅덩이 옆이다 보니 습하여 복새가 생겼나 봅니다. 쑥도 있으며 고마리, 털별꽃아재비, 벼룩나물 등이 보이는데 키가 큰 잡초가 있으면 옆의 작은 잡초도 기죽기 싫어 웃자라 키가 큽니다.

난감한 풍경입니다.

 

호미로 잡초를 매다 보니 토란의 싹이 잘려 나가기에 손으로 뜯었습니다. 흙이 질어 잡초의 뿌리가 흙덩어리였지만 흙을 털어내고 한 곳에 모았습니다.

감자를 파종하고 남은 감자를 근처에 버렸더니 굴러 토란밭에 자리를 잡았기에 두었습니다. 토란은 다섯 손가락으로 세니 손가락이 남았습니다.

 

호미에 다친 토란 싹과 예쁜 새순입니다. 앞으로 토란이 더 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난 싹으로 그칠수도 있기에 어쩌면 토란 농사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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