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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국화꽃- 詩, 아름다운 편지

by 실비단안개 2007.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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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소국 한단에 목 말라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스스로 마른 목을 축이기 위하여 나의 생일을 핑계로 꼭 안고 오곤 하였습니다.

 

    국화꽃 그늘을 빌려
    살다 갔구나 가을은
    젖은 눈으로 며칠을 살다가 갔구나

    국화꽃 무늬로 언 첫 살얼음
    또한 그러한 삶들 있거늘 
    눈썹달이거나 혹은
    그 뒤에 숨긴 내 어여쁜 애인들이거나
    모든 너나 나나의 
    마음 그늘을 빌려서
    잠시 살다가 가는 것들 있거늘 
    -장석남 시인의 시<국화꽃 그늘을 빌려>
     

     
    가을은,
    국화꽃 그늘을 빌려 
    그 그늘 아래 젖은 눈으로 
    며칠을 살다가그렇게, 
    첫 살얼음 밟으며 가는 것을
     
    제 고요를 쌓고 그리고 가끔
    바람에 몰리기도 하면서 
    잘못 자란 생각 끝에서  꽃이 피기도 하는

    가끔 꽃향기도 그늘을 만들기도 하는
    그 그늘 아래 한 계절 나기도 하는
    우리 인생의 가을 또한,
    국화꽃 그늘 빌리듯
    어여쁜 애인들이거나 모든 당신의
    마음 그늘을 빌려서 잠시 살다가 가는 것인 것을
    그 마음 그늘,
    따뜻했으면... 사랑이었으면...

    살다가 지친 사람들  
    가끔씩 어여쁜 애인들이거나
    모든 당신의 마음 그늘 빌려서 쉴 때,
    오랫동안 늙지 않고...
    슬프지도, 힘들지도 않을 것인데...
    허기지지도, 아프지도, 서럽지도 않을 텐데...
     
    가을, 쓸쓸한 어느 날...
    어여쁜 나의 애인, 당신의 마음 그늘 빌려
    그 그늘 아래 잠시 쉴 때,
    국화꽃 그늘보다 더 향기로운 그늘이었음 좋겠습니다.
    더 호젓한 고요였음 좋겠습니다.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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