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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흑백다방 그리고…

유경아는 미쳤다. 하여 더 예뻤다!

by 실비단안개 2007.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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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 가면서 무엇엔가 미칠 수 있다는 일은 분명 행복한 일이며, 그 행복은 타인에게도 행복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부모님과 '흑백'에 가려있는 여자, 아주 작은 여자, 열정으로 똘똘 뭉쳐진 여자, 베토벤을 목숨처럼 사랑하는 여자, 하여 미친 여자 - 그리하여 더 아름다운 여자 - 피아노를 치는 흑백의 둘째 딸 유경아의 2007 피아노 연주회가 '유경아 아카데미(舊흑백)'에서 지난 12 월 15 일에 있었다.

 

 

흐드러진 벚꽃...눈부신 물빛....먼저간 自由人이여.
진해에 흑백 다방이란 곳이 있답니다.


화가였던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딸이 운영했던 진해 문화의 등대.
아버지는 삐걱이는 목조계단올라 그 집 이층 화실에서
평생 그림을 그렸고 딸은 아버지가 일하는동안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곡을 연주하여 茶香처럼 올려보냈답니다.


그 사이 바람 불고 비 내리고 꽃잎 분분하게 날리며
세월이 흘러 아버지는 홀로 그린 수백점의 그림을 남겨둔 채
북청 고향길보다도 먼 하늘 길로 떠나고
이제는 홀로 남은 딸이 밤마다 아버지를 위해 헌정의 곡을 치는곳.
이곳이 진해의 흑백 다방이랍니다.


일본식 목조 가옥 그대로인 흑백 다방 이층에서
맞은편 장복산이 비안개에 잠기고
진해 앞바다의 물빛이 눈부시게 푸르러질 때마다
두 눈이 짓무르도록 붓질을 멈추지않던 화가 유 택렬.


그 잘난 중앙 화단에서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무심한 세월에 말하는법 없고,
虛名에 허기진적 없었던 크고 넉넉한 자유인.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의 슬픔과 하나의 고독도 함께 깊어져야 한다고 믿었던 사람.

 

오래전 조선일보에 실린 김 병종 교수의 화첩 기행 칼럼중의 일부

 

 

홀로 남은 아버지를 위하여 2층으로 차향을 나르던 소녀,

하늘길로 아버지 떠나보내고 홀로 헌정곡을 치던 흑백의 둘째 딸 경아씨는 이제 모든 그늘을 걷고 홀로서기를 연습한다.

흑백을 정리하고 아버지의 유품 보관을 위하여 동분서주하면서도 가까운 이웃을 잊지않고 불러 자신만이 나눌 수 있는, 나눠줄 수 있는 피아노를 연주하였다.

화려한듯 수수한듯한 치마를 입고 머플러를 둘렀다.

 

 

 

기다림(시인 이채구)님께서 먼저 흑백에 도착하셨으며,

흑기사 차병배 님이 커피를 내려 일일이 대접을 하였다.

 

언제 붙였을까, 예전에 책장이 있던 자리에 고영조 님의 '막걸리'가 있다. 막걸리에 반가운 시인님이 계셔서 얼른 담았다.

황선하 시인님 - 지금은 고인인 분.

중원로타리가 사통팔달이듯이 흑백도 그러하다.

 

 

 

유경아 피아노연주회

'APPASSIONATA 열정'
- SCHUBERT, CHOPIN, 그리고 BEETHOVEN -

언제 ; 2007. 12. 15 (토) 20;00
어디서 ; 피아노아카데미 (구 ; 흑백)

양나영 ; J. S. BACH Kleine Praludien aus dem Kiavierbuchlein
fur W. Fr. Bach 중에서 No.2,3
Sechs Kleine Praludien fur Anfanger auf dem Klavier No.1

김혜빈 ; J. HAYDN piano sonata No.9 Hob.16-40 in G-Major

김은지 ; F. SCHUBERT piano sonata No.4 opus.120 D664 in A-Major
**********************************************************
F. CHOPIN Nocturne No.19 opus posth 73-1 in e-minor

F. SCHUBERT Impromtu op.90-2 in Eb-Major,
op.90-3 in Gb-Major "Consolation 위로“

L. V. BEETHOVEN piano sonata No.23 op.57
'Appassionata 열정' in f-minor
“열정” 이란 닉네임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것은 아니고 출판자에 의해 명명되었다. 이 소나타는 “발트쉬타인” 과 함께 베토벤의 중기를 대표하는 걸작의 하나인데, 후기를 시작하는 기점이 되기도 한다.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중에서 고전적인 형식과 낭만적인 내용이 긴밀하게 결부된 작품이다. 1805년에 완성되었는데, 이무렵은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고서 창작에 매진하던 시기이다. 그래서인지 이곡의 제1악장에는 운명의 동기라는 것이 사용되어 있다. 음표들의 의미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음의 밀도와 진지한 표현이 완벽하게 어우러져서 안정감이 있고, 제3악장 코다 클라이막스에서의 박력있고 거대한 표현은 그 집중력과 표출력이 이곡의 표제성에 걸맞다. 베토벤이 쓴 32곡의 피아노소나타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3대 소나타인 “비창” “월광” “열정” 인데, 그중에서도 이곡은 모든 면에서 특히 뛰어나 “베토벤 스러움” 이 넘치는 피아노음악의 걸작이다. 베토벤은 일생 결혼하지 않았지만, 그의 사후에 나온 러브레터들에서 정열이 끝없이 나타나고, 어느글의 첫머리가 내 불멸의 연인이여...." 로 시작하는 점에서 이 수수께끼의 상대는 “불멸의 연인” 으로 불리어, 사후 안톤 신틀러가 글을 발표한 이래, 오늘날까지 백수십년에 걸쳐서 수많은 베토벤 학자들이 진상을 추구해 왔지만 아직 불멸의 연인이란 도대체 누구인지 판명되지는 않았다. 오랫동안 그의 연인으로 여겨진 사람은 테레제 브룬스뷔크이다. 이곡 열정소나타는 테레제의 오빠 프란츠에게 바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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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제자들의 연주가 끝나고 차병배(연극배우)씨의 트럼벳 연주가 있었으며, 그 연주 후에 경아씨의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었다.

누구도 숨을 쉬지 못하였다. 작은 여자의 못 생긴 손이 모두에게 마술을 건 것이다.

나도 카메라질을 멈추고 꿇어앉아 연주만 응시하였다.

작은 홀에 40 여명이 자리하였지만 우리들은 오랫동안 누구도 숨을 쉴 수가 없었으며, 경아씨는 한 곡을 마치고 손으로 혹은 머플러로 땀을 닦았다. 그리고 수줍게 살풋 웃으며, 마지막 곡(열정)을 앞두고는 곡이 장시간이니 돌아 다녀도 좋다는 멘트를 주었지만, 엄숙한 곡 앞에서 돌아 다니기는 커녕 모두 또 숨을 죽였다.

 

어떻게 표현을 해야 정확한지를 모르겠다.

그 곡이 베토벤의 열정이 아니었을지라도 나는 그랬을 것이다.

"클래식이 아름답다는 걸 처음 느꼈다."라고.

동영상이 시간을 초과하기에 열정은 담을 수 없었으며, 그 어떤 유명 피아니스트의 연주라도 경아 씨의 연주곡을 닮을 수 없기에 이 포스트에 삽입곡으로 올리지 않는다.
 

▲ CHOPIN Nocturne No.19
 

▲ 차병배 님의 트럼벳 연주 

 

와인 두잔을 마시고 일어서면서 경아 씨를 살짝 안아 주었다.

이뻐라 -

언니는 - 아까는 미쳤다면서 -

 

미쳤으니까 이쁜거야 -

그게 우리들이 추구하는 삶 아니겠습니까?^^

 

경아 씨

혼자서 공간 꾸미느라 수고 많았구

연주 감사하였구 -

수요일에 투표 마치고 아주 특별한 일이 없음 갈게요 - ^^

 

 

☆.. 인물이 많아 스크랩은 허용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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