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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3천원 티셔츠 무료배송, 80만원어치 고추모종 배달불가

by 실비단안개 2009.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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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똑똑"

"누고, 다저녁에 머 하러 오노?"

"어, 쑥과 가죽나무 잎으로 튀김했는데 드시라고요. 엄만 머 하는데?"

"내일 함안 갈꺼 계산한다."

 

(겨우 500 포기인데 무슨 계산씩이나….)

"7시 차 타고 이모집에 가서 9시에 민주이 집 앞에서 같이 갈끼다."

(500포기에 차를 두 대씩이나….)

 

우리가 함안 고추를 주문 할거라고 하니, 동네 어른들께서 주문을 하여, 총 5천 포기의 고추를 가져와야 한답니다.

(암튼 문제 엄마입니다.)하여, 이모 차와 동생 차가 가야 한다네요. 승용차 트렁크와 뒷자석에 대 당 3천 포기를 실을 수 있다고 합니다.

 

고추모종 5천 포기라면 적은 양이 아니며, 금액 또한 몇 십만원입니다. 그런데 배달이 되지않기에 '함안 가야'까지 가야합니다.

인터넷 쇼핑몰의 3천원짜리 티셔츠가 무료배송인데, 몇 십만원어치의 고추모종은 배달이 되지 않는다니 뭔가 크게 잘못된 것 같습니다.

배달이 되지 않는다는 것 보다 3천원짜리 티셔츠 무료배송부터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도시 근로자 1인이 1일 몇 장의 티셔츠를 만들어야 최저임금에 도달하며, 티셔츠의 원가는 얼마일까요.

 

오픈마켓의 활성화로 많은 물품들이 저렴하며, 무료배송입니다. 티셔츠(바지도 마찬가지)의 경우에 3천원 미만도 있는데, 배송료가 무료인 경우가 많습니다.

 

세금이 10%, 오픈마켓 수수료가 보통 10%이며, 비닐봉투라고 하더라도 포장비가 있으며, 택배비가 최하 2,500원 정도 될 겁니다.

300원(세금) + 300원(수수료) + 2,500원택배비 - 3천원짜리 티셔츠를 팔면 마이너스가 됩니다. 판배자의 마진이 없습니다. 그런데 판매가 가능할까요? 원단값은?

 

그래도 유지가 되는 건, 고객들은 싸고 무료배송이기 때문에 한 개를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한 개를 구입하는 고객도 있지만,  구매고객중 한 개만 구매하는 고객은 평균 10%가 안되며, 대부분  몇 장씩 구입을 한다고 하니 무료배송이 가능하며, 유지가 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티셔츠를 만드는 근로자는 오늘도 최저 생계비를 벌기 위하여 하루 종일, 잔업, 철야까지 하며, 미싱질을 할 수 있습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가진자들이 나누어 먹는 거지요.

그래도 오늘도 짐을 싸서 도시로 떠나는 이들이 있습니다.

 

3천원짜리 티셔츠가 무료배송인 반면에 어제 함안에서 가져 온 고추모종은 배달이 되지않는다고 했기에 식구들이 총출동하여 함안까지 갔습니다. 우리 고추모종만 가져와야 한다면 차 한 대로 충분하지만, 이웃의 주문이 있었기에 이모, 큰동생, 작은올케의 차가 움직였습니다.(모두 승용차)

차 3대의 움직임이 배달(택배)비 보다 비쌀 수 있지만, 판매자가 배달을 못해준다니 도리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웃에 주문을 받는다고 엄마가 따로 남기거나 하지않으며, 우리와 같이 모종 포기당 일반고추 150원 그대로 전해줍니다. 그런데 엄마는 식구들을 괴롭히는 이런 일을 벌일까요.

 

시골은 대부분 노인들입니다. 하여 각자의 먹을거리로 심지만 최하 100 포기며, 많은 포기는 아니지만 운반이 용이하지 않습니다. 혼자 몸 지탱도 부친 어른들은 빈유모차를 끌고 움직이지만, 고추모종 등 운반은 어렵고, 자녀들이 있다지만, 모두 저마다의 생활이 있으니, 시기를 맞추어 고향을 찾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이웃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또, 가까운 곳의 고추모종은 포기 당 300원인데, 함안은 포기당 150원이었습니다. 반액입니다. 오픈마켓의 티셔츠는 몇 장을 구입해서 두었다 입을 수 있지만, 고추모종은 필요량만큼 구입하며 보다 저렴한 곳의 고추모종(품질이 검증 된)을 구입해야 하기에 몇 번 구입을 한 함안까지 갔습니다.

 

그럼 함안의 고추모종 농가에서는 몇 십만원어치를 팔면서 배달을 못해줄까요.

 

농촌의 노동력은 고령화입니다. 젊은 세대들이 1차 산업인 농촌과 관련된 산업을 기피하는 경향으로 남아 있는 노동력은 예전 부터 농사를 짓던 노인들만입니다. 고추모종을 하는 분은 남편(사망)없이  농사를 짓는 연세가 있는 여자로 인부를 대어 하우스를 운영하는데, 농촌의 인건비가 만만치 않으며, 많은 인건비임에도 불구하고 일을 할 사람이 없습니다.

판매 역시 (농수산물을)도시와 직접거래를 한다고 하더라도, 모종인 경우에는 농촌 대 농촌의 거래일 수 밖에 없는데, 판매가가 경쟁력이다보니 지역에 따라 배로 차이가 나며, 중간 유통 단계가 없습니다.

티셔츠에는 도시근로자의 애환이 녹아들며, 150원짜리 고추모종엔 촌부의 땀과 한숨이 스며있습니다.

 

* 일반고추 포기 당 150원

   매운고추, 아삭고추 포기 당 200원, 그외 오이, 토마토 등, 하여 820,000원이었는데, 기름값이나 하라며 2만원을 깎아 주더군요.

마트에서 우유 한 개를 사도 카드결제가 가능하며,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지만, 고추모종 구입 시엔 모든게 불가했습니다.

사정을 아니 따로 뭐가 가능합니까 - 하지않고 현금으로 지급했는데, '내년에는 배달을 고려해 보마'하였습니다.

 

* 고추, (방울)토마토, 오이 등 1페트에 50개, 70개 들이었습니다.

 

* 어제 작성 중 접어 두었다가 다시 꺼냄 -

 

사진으로 보는 고추모종 하우스

지금은 모내기철이 봄이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는 6월 여름이었기에 엄마를 찾아 가는 길은 옷이 몸에 감길 정도로 더웠는데, 통풍구가 있었지만, 하우스내는 그 여름날을 꺼낼 정도로 더웠습니다. 고추모종 하우스 뿐 아니라 모든 농작물의 하우스가 그렇겠지요?

 

 

  ▲ 1 페트 70개

 

  ▲ 가지, 상추

 

  ▲ 오이

 

  ▲ 상추 - 우리는 상추, 쑥갓 등 쌈채소는 씨앗을 뿌립니다.

 

  ▲ 페트에 심어 진 모든 식물은 '대'를 잡아 뽑아 올리는 게 아니라, 아래를 툭툭 쳐서 꺼냅니다.(대를 잡아 뽑으면 꺾어지거나 뿌리의 흙이 떨어집니다.)

 

  ▲ 수분 유지를 위해 비닐위에 조심조심 놓습니다.

 

  ▲ 고추는 100 포기씩 포장이 되었습니다.

 

  ▲ 트렁크에 실린 고추모종

 

  ▲ 뒷자석에 실린 모종 - 병의 약은 하우스 주인이 만든 효소(고추 꽃이 필 때 등, 거름을 주는 시기를 자세히 말씀을 해 주시더군요.)

 

  ▲ 주변풍경

 

함안 농업기술센터에서 조금 더 들어 갔는데, 고추모종 외 다른 작물의 하우스가 있었으며, 하우스로 가는 하천엔 수련(노랑어리연이 아닐까 생각함)이 하천을 덮다시피 했더군요. 꽃이 필 시기에 가 지려나 - ^^

 

하우스에는 흔한 커피도 없었기에 우리는 맨입으로 오다가 진해 경화장날이라 아버지 간식을 위해 경화장으로 갔습니다. 또 우리 건물 내벽과 현관문 페인팅을 하기에 관계자들의 간식도 장만했습니다.(찐빵, 술빵, 딸기, 우유)

 

올케가 핫도그를 사 주기에 한 개를 먹었더니 점심 생각이 없더라구요, 하여 집에 잠시 들렸다 들로 갔습니다.

 

들로 가는 길에 여러 풍경을 만납니다. 등꽃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이집에서 차를 마시러 오라고 했지만, 아직 한 번도 못갔습니다.^^

우리밭이 보이네요.

 

 

주렁주렁 열려라, 고추야

고사리와 돋나물을 캐고 있으니 식구들이 차례로 왔습니다.

나는 하던 일을 계속 했으며, 식구들은 마른밭에 물을 주고, 아버지는 구멍에 한 포기의 고추모종을 두며, 엄마, 큰올케, 큰동생이 정성으로 심었습니다.(물론 나도 도왔음.)

 

 

며칠전에 비가 제법 내렸지만, 흙이 팍팍했기에 고추모종을 심기전에 구멍마다 물을 흠뻑 준 후, 호미로 흙을 판 후 고춧대를 넣어 손으로 꼭꼭 누릅니다. 오랜만에 들일을 한 큰올케이기에  몸살이 났을 겁니다.

 

 

 

모종을 모두 심은 후 다시 물을 주었으며, 어제는 물을 틀어두고 왔습니다.

 

식구들이 힘을 모아 지지대를 세우고, 끈으로 다시 고정을 시켰습니다.

여기까지도 많은 손이 가고 땀을 흘렸지만, 동생의 말마따나 고추를 심는 건 일도 아닙니다.

 

더러 꽃이 피었으니 곧 열릴테고, 여름볕에 익는 거 또한 잠깐이기에 아버지와 엄마는 식전과 해거름마다 고추를 딸 테고, 우리 엄마 휴대폰의 고마움을 절실히 느끼는 때가 됩니다.

 

몇 해전에 휴대폰을 장만해 드렸는데, 내가 사용요금을 내 드리니까 부담이라며 해지를 하셨다가, 지난해에 고추를 따고 혼자 못 들고 와서 애를 먹은 후, "다시는 해지 안하낑께 휴대폰 좀 해 도라 - "하셨거든요.

엄마 마음 편안하도록 요금은 아버지 통장으로 자동이체를 했습니다.

 

 

고추가 더 자라면 줄을 한 번 더 쳐야 합니다.

 

 

아버지와 술잔을 마주 할 수 있는 곳이 들입니다.

(아침과 점심을 건넌 걸 아시기에 막걸리로 배를 채우라고.^^)

 

술잔, 커피잔을 들고 고추밭을 보며 우리는 모두 흐뭇해했습니다. 일을 시작하면 잠깐이지만, 하기전까지 모두가 걱정이 태산이거든요.

 

나머지 풍경

 

  ▲ 야콘 - 야콘은 키가 크며 잎이 무성하다는데, 처음으로 심었기에 사뭇 궁금합니다.

 

  ▲ 며칠전에 심은 콩이 아닌, 그 이전에 심은 콩입니다. 작은 씨앗에서 잎이 돋았습니다. 우리 아기들이 옹알이를 할 때쯤이랄까요 - 딱딱한 흙을 뚫고 나온 모습이 기특합니다.

 

  ▲ 오이를 심는 올케 - 집의 화단에 심으려고 수세미를 얻어 와 들에도 4 포기를 심었습니다.

 

  ▲ 엄마는 토마토를 심네요. 호스를 고추밭에 쓰기에 올케가 물을 통에 들고 와 방금 심은 오이에 주고 있습니다.

 

  ▲ 저녁 찬거리 장만

 

아버지께서 그러시더군요.

(몇 해 전부터 농사 좀 배워라 - 고 하셨지만) 일꾼이 많응께 금방이네, 그런데 이제 힘이 들어 몬하겠다 -

 

어젯밤에 텃밭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내 땅은 없지만, 하나씩 기록해 둔다면 (언젠가는)노는 땅에서 써 먹을 수 있을까 해서요.

맛과 향, 색을 내기 위함이 아닌 백신정도지만, 화학비료를 사용한다면 그것까지 기록 할 예정입니다.

 

어제 하루일을 마치고 방에 들어오니 8시 30분이더군요.

세상아, 오늘 하루 나 만큼 겨웠느냐, 흙은 얼라처럼 자꾸 다독여야 한다는 엄마의 말씀을  안고 잠이 들었습니다.

 

지난해엔 600 포기를 심어 550 정도에서 수확을 거뒀는데, 180근 정도의 고추를 땄습니다. * 1근 - 600g

부모님과 우리 남매들이 100 여근을 소비하며, 나머지는 친척들에게 좀 나가고, 또 좀 내고 했는데, 올해는 일반고추가 400 포기니, 350 포기 정도에서 수확이 있을 거라고 예상은 하지만, 병충해에 따라 수확의 양이 좌우되니 몇 근을 딸지 알수 없습니다.

 

오늘은 참깨와 씨감자를 심는다고 합니다. 올케는 모임에서 해남으로 갔으며, 우리 식구는 작은늠 컴퓨터 시험이라 창원으로 가야 하기에, 엄마 혼자 들일을 해야 하는 날입니다.

 

들에 나가면, 착해져야지 - 그런데 오늘도 역시 어긋나는 자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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