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준비로 바빠서 - 오타는 셀프입니다!)
남양지구 공사로 이슬이나 들꽃을 담을 수 없다는 건 핑계가 되었습니다.
그곳이 다만 좀 더 가까웠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금요일에 비가 제법 내렸으며, 토요일에 가시오가피잎을 따러 갔습니다.
당연히 중간에서 노는 일이 들에서 일을 하는 시간보다 더 많습니다.
날씨가 흐리니 꽃잎에 맺힌 빗방울을 담는다는 건 욕심일 수 있지만, 청소차 주차장의 영산홍에게 다가갔으며, 개울가를 주춤거렸습니다.
어차피 덤이니까 물방울꽃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서운해 말자….
▲ 영산홍
▲ 괴불주머니
▲ 완두
▲ 양배추꽃
들에 도착했을 때 시계는 정오에 가까웠습니다. 그때까지 떨어지지 못한 빗방울이 양배추꽃의 받침과 꽃 사이에 달려있었으며, 더덕잎엔 가운데에 동그랗게 모여있더군요.
사람 마음이 앞 다르고 뒤 다르다고, 덤이니까 서운해 말자고 했지만, 막상 물방울꽃을 만나니 "조금 더 일찍 나올걸"해 지더군요.
또, 해는 왜 안 뜨는거야 - 하며, 해에게 화살을 쏘기도 했습니다.
여긴 계속 흐리고 바람이 많으며, 어제 오후에는 소나기로 좍좍 내렸습니다.
목이 메이는 건 슬플 때도 그렇지만 그리울 때도 메입니다.
아침 밥상을 차려주고 창문틀 닦는 시늉을 했습니다.(나가고 싶어 안달을 한 거지요.)
밥상 치우는 건 나중에.
▲ 매밥톱의 잎
▲ 이름 모르는 풀
▲ 토끼풀꽃
토끼풀꽃에 맺힌 빗방울은 아주 자세히 봐야 보입니다.
족히 1m의 거리, 이 보다 더 큰빗방울이 맺혀도 보이지 않지만, 확인 후에는 거리를 두고 담습니다.
중간중간 이미지 검색에서 (접사 시)오른편으로 기우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1~2mm의 비밀이 오른 어깨가 아파 기울어졌다는 걸.
수평은 신경을 썼지만, 꽃 등, 접사시엔 이것도 괜찮네 - 정도로 넘겼었습니다.
쑥부쟁이가 피었습니다.
쇠뜨기밭은 보석을 뿌려놓은 듯 한데, 팔꿈치엔 돌멩이를 괼 수 있었지만, 무릎은 참 -
빗방울을 담으면서 땅으로 못 다 스민 빗방울을 핑계댑니다.
▲ 쇠뜨기(맞나요?) 사진은 허접하지만, 실제 풍경은 오래도록 머물게 합니다. 당시의 제 마음이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저늠들 떨어지면 어쩌나, 딱, 황홀하다 - 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당시의 제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무언가가 앞에 있을 때, 한쪽에서만 말고 사방으로 돌아보고, 아래에서 보고 위에서 내려다 보고 - 그럼 한가지에서 여러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엉컹퀴류의 잎인데, 잎의 색이 불투명하다보니 맺힌 빗방울도 불투명하게 보이는데, 반사 때는 여느 꽃이나 잎에 맺힌 방울들처럼 영롱합니다.
▲ 괴불주머니의 잎
방울방울 피어난 빗방울꽃이 풍경처럼 소리가 날 것 처럼 투명했는데, 사진은 역시 허접하네요.
원추리의 잎입니다. 꽃이 핀다면 방울방울에 원추리가 담길텐데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는데, 아' 주황색꽃을 피우기 위해 땀을 흘리는 듯 했습니다. 담으면서 안스럽더군요.
이즈음에서 만족을 느끼면 좋으련만, 이 일은 만족이란 게 없나 봅니다. 다소 해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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