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시어머니 마음 같다보니 고추가 제대로 익지 않습니다.
또 따더라도 말리기가 시원찮고요. 그래도 익은 늠은 따야 합니다.
"엄마~ 빨간 거 딸까 초록 고추 딸까~요?"
시골에서 자라는 아이지만, 밥상에 오르는 고추가 풋고추다보니 당연한 질문입니다.
"빨간늠만 따세요~"
"네~"
서툰 가위질과 고춧대에 부딪치다보니 몇 개 따더니 못 따겠다고 합니다.
"엄마~ 고구마 줄거리 딸까?"
"어, 줄을 들어 올려 좋은늠으로만 따라~"
"네~"
▲ 작은늠이 운동삼아 자주 따라 다닙니다.
조금 따더니, "엄마~ 벌레가 자꾸 무는데 집에 갈까?"합니다.
밥이라도 먹고 가라고 하고 싶었지만, 다이어트 중이라나요 - 해서 신경이 예민해져 있기에 열쇠만 챙겨주었습니다.
저수지가 밭 옆에 있는데, 우리보다 먼저 저수지에 자리를 잡아 붕어 낚시중입니다.
얼마전에 낚은 붕어로 아버지와 동생네들과 어탕국수를 만들어 먹었는데, 당시 준비 과정은 모두 카메라에 담았는데, 국수 끓이는 일이 눈을 뗄 수 없었기에 카메라질을 못했습니다.
혼자서 여러 식구들을 거둬 먹이려니 바쁘더라고요. 올케는 밭을 맸거든요.
작은올케네가 휴가를 맞아 여수 친정에 갔으며, 큰동생네도 조카들을 맡기고 여행을 갔고, 우리 큰늠도 여행 중이라 식구들이 더 모이면 어탕국수나 조개구이를 해 먹기로 했기에 오늘은 우리끼리 즐기는 날입니다.
꼭 전용낚시터 같습니다.^^
▲ 대추 - 알이 제법 굵습니다.
고구마 줄거리는 먹을 수 있는 늠보다 버리는 늠이 더 많습니다.
밥을 안쳐두고 모기향을 피워 껍질을 곱게곱게 벗겼습니다. 들에서는 움직여도 모기가 붙으니 앉은일은 모기향이 있어야 합니다.
더덕꽃이 절정이며, 장맛비에 녹다 만 열무가 꽃을 피웠습니다. 방아도 꽃을 피웠으며, 박꽃과 해바라기는 오래전부터 계속 피우고, 쑥부쟁이도 꽃을 피웠네요.
▲ 좌로부터, 박, 참외, 호박 - 참외가 녹을까봐 엄마가 짚으로 똬리를 만들어 받쳐두었습니다.
둘만의 만찬입니다. 가볍게 가볍게 - 국물이 없기에 라면을 끓였습니다. 찬은 김치와 풋고추, 양파 뿐입니다. 참외와 방울토마토는 후식입니다.
흐린 날씨가 라면의 맛을 더하더군요. 얼마나 맛이 좋은지 -
우리 그냥 여기서 이렇게 살면 좋겠다 -
"좋지요!"합니다.
붕어 더 낚으소 - 했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철수를 합니다.
"붕어는 우쨌는기요?"
"다 놔 주었습니다."
잘했네 - 집에 가자~
집,
사람사는 세상,
인터넷에 접속하니 많은 소식이 쌓여 있습니다. 눈 감을 수 없는 일들.^^
모두 잘 지내시지요?
미디어법 청원 링크입니다. 한 번만 클릭하여 주세요.
헌법재판소 할아버지! 대한민국을 지켜주세요!!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77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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