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는 조카가 심야버스를 타고 왔으며, 수능고사 발표를 기다리는 조카도 왔습니다.
예전의 모내기철만큼 김장도 많은 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김장을 하지않는 가정이 있기도 하지만, 우리는 기본 네 집과 밖으로 나가야 하는 김치가 있기에 올 해 김장은 500포기가 조금 넘었습니다.
동치미는 추위가 오기전에 담갔으며, 배추김치는 크게 두 번 나누어 김장을 했는데, 며칠전 첫 김장때는 동네 할머니들과 했으며, 어제는 올케들과 이모, 조카들이 출동하여 했습니다.
배추는 9월 초에 파종하였는데, 가뭄으로 부모님과 올케가 물주기를 계속하였으며, 파종한 배추는 한 달 후부터 김치가 되어 밥상에 올랐습니다.
추석과 아버지의 입원 등으로 우리 식구들은 모두 바쁘게 살았는데, 엄마께서 홀로 들에 나가 배추를 묶고 고구마와 야콘을 캤으며, 일요일에는 식구들이 모여 끝물고추를 따고 양파를 파종하기도 했습니다.
파종한 배추가 약 3개월만에 김장이 되는 과정입니다. 뿌리가 깊지않은 배추지만, 세 곳의 밭으로 다니며, 배추를 캐고, 속에 있는 나뭇잎을 가리며, 한늠씩 다듬어 아버지께서 지게로 져 날랐습니다. 아버지께서 몸이 건강하지 못하시니 지게를 지는 일이 중노동이지만, 평일에는 딱히 거들 사람이 없기에 마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저께지요, 밭 가운데 지게를 두고 배추를 다듬는데 동생과 조카가 왔습니다.
동생이야 가끔 지게를 졌지만 열아홉살 조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게를 졌는데, 일어설 때 잠시 휘청거리긴 했지만, 잘 져 날랐습니다.
우리가 들일을 하니 부모님과 작은올케가 배추를 다시 다듬어 절입니다. 동네할머니께서도 도움을 주시고요.
이곳의 배추 시세는 절임배추가 포기당 3천원이며, (복지관 등 시설에서)많은 양을 구입할 때는 포기당 700원인데, 500원까지 가능합니다. 구입하는 이들에게는 그저나 마찬가지겠지만 농민들의 땀이 제 값을 받지못하는 것 같습니다.
절인 배추를 씻어 건졌습니다.
들에서 배추를 캐어 나르는 일과 절이는 과정이 힘이 들다보니, 여기까지하면 김장을 다 한 느낌입니다.
마늘과 파, 생강, 갓, 멸치액젓 등 주 ·부재료는 부모님께서 직접 짓거나 담았으며, 생강과 마늘을 까는 일은 부모님께서 밤에 하였습니다.
김장 중간에 몇 번이나 주고 받았지만, 많은 김장은 올 해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부모님께서 건강이 좋지못하니, 한 분이라도 눕게되면 들일은 거의 못하게 될테니까요.
아버지께서 그러세요.
농사일은 함께 해서 함께 먹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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