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에서 14번 국도를 타고 통영방향으로 가다보면 율티마을에서 고성 쪽으로 좌회전하면 창포마을이 있습니다.
창포마을은 고성 동해면과 거류면를 지나 통영 광도면으로 이어지는 국도 77호선 들머리에 있으며, 마을 입구에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표지가 있고 창포만의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마산과 고성군 동해면을 연결하는 동진대교가 건설되면서 통영 가는 길이 생겼는데, 창포만을 벗어나면 경남 마산 진전면과 고성군 동해면 외산을 잇는 동진대교가 있습니다.
동진대교 다리이름은 고성 동해와 마산 진전의 첫 글자를 하여 동진교 혹은 동진대교라고 하며, '동진대교가 있는 아름다운 길'이라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동진교를 건넌 뒤 좌회전 하여 강처럼 너비가 좁은 당항만을 끼고 500여 미터 달리면 낯선 듯 익은 듯한 입구가 나오는데, 소담수목원입니다. 소담수목원은 항공사를 퇴직한 노부부께서 운영하며, 카페를 겸합니다.
소담은 '작지만 탐스럽다'는 뜻으로 수목원의 이름은 아드님이 지었으며, 어린 소년에게 우주 전체였던 고향에 땀이 열매를 맺어가는 곳입니다.
소담수목원 입구는 도로변에 있으며, 입장료없이 차량진입이 가능하며 수목원 카페 뜰에 주차가 가능합니다.
수목원 원장님의 설립취지입니다.
"어린 시절, 이 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에게 고향은 우주 그 자체였습니다.
저 산 너머 다른 도시가 있다는 것을, 저 바다 건너 다른 섬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지 못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시작된 고된 유학 생활, 그리고 이어진 40여년의 객지 생활, 나에겐 가난만을 준, 역경만을 준 고향이었지만, 내가 세상을 견디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잠시도 잊어본적 없는 나의 우주, 돌아갈 고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 곳에서 고향을 위해 이루어내야 할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담 수목원은 나의 꿈이었고, 고향에게 돌려주는 선물입니다.
나의 사랑하는 고향에게, 가족에게, 친지에게, 이 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수목원 원장님 말씀처럼 수목원은 수목원을 찾는 이들에게 주는 선물이기에 입장료와 관람료가 없으며, 역시 방문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카페를 운영하니 선물에 대한 보답으로 카페에서 커피나 허브차를 마셔주면 서로가 좋을 듯 합니다.^^
소담수목원은 원장님의 아들이 태어난 1978년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직장생활을 하며 휴일과 휴가 때마다 비행기로 서울에서 진주로 내려와 나무를 가꿨고, 풀을 뽑았습니다.
20년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서울에서 다니던 직장에서 정년퇴직 한 2000년10월부터 조금씩 수목원으로써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1단계 준비기간인 78년부터 90년 초까지 각종 조경수종 재배 및 정보를 수집했으며, 2단계 기간인 90년 초에서 중반은 수목원 부지 매입 및 산지를 개간하여 3단계인 조경 공사는 90년 중반에서 현재까지 진행중인데, 수목원에 가면 지금도 땀을 흘리는 원장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수목원은 계절마다 들꽃과 외래종 꽃이 피고 지며 그 사이로 산책길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숲속의 오솔길을 걷는 일은 행복한 일이니 여유는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 사이사이 꽃이 피고 산새가 지저귀며 바람이 스칠때면 나뭇잎 사이로 햇살은 별처럼 쏟아집니다.
식물에 관심을 가지는 이라면 산책길을 따라 꽃을 감상하겠지만, 차 마시기를 좋아한다면 잔잔한 음악과 바다가 보이는 카페를 찾으면 됩니다.
소담수목원 카페에는 앤틱소품이 많은데, 여자들, 특히 중년의 여자들이 한 번쯤 꿈 꾸는, '내가 운영하고 싶은 카페' 풍경입니다.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정말 쏠쏠한데, 판매를 하지 않으니 갖지 못하는 아쉬움에 차를 마시다 또 둘러보게 합니다.
카페에서 가장 인기좋은 허브과일차는 계절에 따라 차가운맛과 따뜻한 맛을 볼 수 있습니다.
권하고 싶은 차를 달라고 하니 두 종류의 허브차와 과일 시럽이 나왔는데, 붉은색의 허브차엔 과일시럽을 적당히 넣어 마시면 됩니다. 커피를 많이 좋아하지만 수목원 카페에서는 달콤함에 반해 방문때마다 허브과일차만 마셨습니다.
달콤함이 느껴지시죠?^^
팥빙수와 밀크티, 커피도 있으며, 실내카페 입구에는 야외카페가 있는데, 실내와는 달리 트였기에 마치 선상카페같습니다.
차를 마시며 빠뜨릴 수 없는 풍경이 동진대교를 보는 일입니다.
수목원 어디에서나 당항만에 걸쳐진 동진대교를 볼 수 있는데, 방금 지나온 대교지만 마치 한번도 건너지 못한 그림속의 풍경같습니다.
소담식물원은 선물이라고 할 정도로 애정으로 운영되며, 카페와 함께 숲속에서 하루를 묵을 수 있는 오토캠핑이 가능하며, 작은 음악회도 있습니다.
계절과 날씨에 관계없이 낭만이 가득한 수목원이니 계절마다 찾지 못하더라도 한 번쯤은 방문하여 자연과 하나가 되어 보시기 바랍니다.
- 소담 수목원 http://www.sodam.org/
이 글은 경상남도 홍보블로그 따옥따옥(http://blog.naver.com/gnfeel)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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