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26일
봉숭아 / 정태춘, 박은옥
초저녁 별빛은 초롱해도
이 밤이 다하면 질 터인데
그리운 내 님은 어딜 가고
저 별이 지기를 기다리나
손톱 끝에 봉숭아 빨개도
몇 밤만 지나면 질 터인데
손가락마다 무명실 매어주던
곱디고운 내 님은 어딜 갔나
별 사이로 맑은 달
구름 걷혀 나타나듯
고운 내 님 웃는 얼굴
어둠 뚫고 나타났소
초롱한 저 별빛이 지기 전에
구름 속 달님도 나오시고
손톱 끝에 봉숭아 지기 전에
그리운 내 님도 돌아오소
별 사이로 맑은 달
구름 걷혀 나타나듯
고운 내 님 웃는 얼굴
어둠 뚫고 나타났소
초롱한 저 별빛이 지기 전에
구름 속 달님도 나오시고
손톱 끝에 봉숭아 지기 전에
그리운 내 님도 돌아오소<Daum뮤직 제공>
봉숭아꽃이 필때즘이면 듣게 되는 노래입니다. 박은옥의 목소리가 청아하며 가사가 맑지만 슬픔이 묻어 있기에 우리의 정서를 잘 반영한 노래같습니다.
봉숭아는 봉선화로 불러야 하지만, 정태춘 박은옥의 노래를 듣다보니 언제나 봉숭아라고 하게 됩니다.
봉선화는 봉선화과에 속하는 1년생 초본식물로 봉숭아라고도 하며, 60㎝ 정도로 자라는데 줄기에 털이 없고 밑부분의 마디가 두드러졌습니다. 봉선화가 우리 나라에 언제 어떻게 도래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다정한 꽃이며, 일제시대에는 우리 조상들이 망국의 한을 노래하던 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봉선화', '고향의 봄'을 비롯한 수많은 겨레의 노래로 나라 잃은 슬픔을 달래주면서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 준 작곡가 난파 홍영후(홍난파의 본명)지만, 친일 행적으로 논란을 빚어 음악가 홍난파(1898∼1941)를 기린 독립기념관 앞 '광복의 동산' 기념비 옆에 그의 잘못을 열거한 단죄문을 기념비와 나란히 (2015년 9월 20일)세우기도 하였다는 기사를 접하여 씁쓸합니다.
노래 제목은 아니지만 가사에 봉숭아가 들어 가는 동요가 있습니다.
"아빠하고 나 하고~"로 시작되는 동요가 있는데요, 제목은 '꽃밭에서'입니다. 이맘때 피는 채송화와 봉숭아, 나팔꽃이 가사에 나오는데 가사와 함께 그림이 펼쳐지는 정다운 동요입니다.
꽃밭에서 / 어효선 작사, 권길상 작곡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매어 놓은 새끼줄 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애들하고 재미있게 뛰어 놀다가
아빠 생각나서 꽃을 봅니다
아빠는 꽃보며 살자 그랬죠
날보고 꽃같이 살자 그랬죠
꽃을 보며 꽃같이 살아야지요.
6월 10일 첫 꽃을 피운 봉숭아는 매일 새로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꽃은 6∼8월에 홍색·백색·자색 등 여러가지로 피며 2·3개씩 잎짬(잎과 줄기 사이의 짬)에 달리고 화축(花軸:꽃대)이 있어 밑으로 처지며 좌우로 넓은 꽃잎이 퍼지고 뒤에서 통모양으로 된 거(距)가 있습니다.
봉선화라는 이름은 꽃의 형상이 봉(鳳)의 모양과 흡사하다는 데서 온것이라고 합니다.
앞쪽엔 꽃잎이 퍼지고 뒤에서 통모양으로 된 거(距)가 있습니다.
잎은 자루가 있으며 아래쪽은 마주나고 위쪽은 어긋나거나 돌려나며 긴 타원형으로 톱니가 있습니다.
봉숭아는 줄기가 다육질(多肉質)이고 높이가 60㎝에 달하고 털이 없으며 곧추 자라고 밑부분의 마디가 자주색으로 특히 두드러집니다.
좌우로 쳐져있던 꽃잎이 떨어지고 꽃받침인 거가 남았는데, 꽃잎은 5장인데 2장이 겹쳐서 3장이 되기도 하며, 꽃받침조각은 5장 또는 3장이고, 1장이 길게 꽃 뒤로 자라 거(距)가 됩니다.
그 사이 씨앗을 품었습니다.
과실은 삭과(窠果:열매의 속이 여러 간으로 나뉘고 그 안에 많은 씨가 들어 있음)로 타원형이며 익으면 탄력 있게 터지면서 황갈색 종자가 튀어나오는 자동산포(自動散布)를 합니다.
지난해 10월 초에 받은 봉숭아 씨앗입니다. 번식은 종자에 의해 하며, 4월 무렵 배수와 햇빛이 잘 드는 곳에 파종하면 6월에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장마철이다보니 꽃이 잘 피며 꽃잎도 잘 떨어집니다.
5월 중순에 텃밭 여기저기에 봉숭아를 옮겨 심었는데 모두 꽃을 피웠습니다.
텃밭에 봉숭아를 심는 까닭은 뱀의 접근을 막고자 함입니다. 봉숭아는 옛날부터 귀신이나 뱀을 쫓아낸다고 알려진 식물이며, 봉숭아에는 뱀이 싫어하는 냄새가 나므로 뱀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런 까닭에 금사화(禁蛇花)라고도 합니다. 봉숭아꽃으로 손톱을 붉게 물들이던 풍습도 붉은 빛을 귀신이 싫어하기 때문에 귀신을 막는다는 의미가 본 뜻이었다고 합니다.
봉숭아하면 손톱에 물들이는 일이 생각나는 꽃인데 꽃물은 혼자 들이기가 쉽지 않기에 꽃구경으로 만족합니다. 심은 목적이 뱀 퇴치용이기에 뱀이 안 나오면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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