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30일 경남 함안군 팸투어에 참가했습니다. 주최는 함안군이며, 주관은 유한회사 해딴에(경남도민일보 자회사, 별도법인)였습니다.
29일 팸투어 일정중 고려동 방문이 있었습니다. 함안하면 고려동은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한 마을이기에 반가웠습니다. 고려동 하면 배롱나무가 생각나며 더군다나 요즘이 배롱나무꽃이 아름다울 때니 안성맞춤인 거지요.
고려동 유적지
지정 번호 : 기념물 제56호
위치 :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 580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 580번지 내 위치한 고려동유적지는 고려 후기 성균관 진사 이오(李午)선생이 고려가 망하고 조선왕조가 들어서자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이곳에 거처를 정한 이후 대대로 그 후손들이 살아온 곳이다.이오는 이곳에 담장을 쌓고 고려 유민의 거주지임을 뜻하는 "고려동학"이라는 비석을 세워 논과 밭을 일구어 자급자족을 하였다. 그는 아들에게도 조선왕조에 벼슬하지 말 것과 자기는 죽은 뒤라도 자신의 신주(神主)를 이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옮기지 말도록 유언하였다. 그의 유언을 받든 후손들은 19대 600여 년에 이르는 동안 이곳을 떠나지 않았고, 이에 고려동(高麗洞)이라는 이름으로 오늘까지 이어 오고 있다.
현재 마을 안에는 고려동학비, 고려동담장, 고려종택, 고려전답, 자미단(紫薇壇), 고려전답 99,000㎡, 자미정(紫薇亭), 율간정(栗澗亭), 복정(鰒亭)등 이 있다. 후손들이 선조의 유산을 소중히 가꾸면서 벼슬길에 나아가기 보다는 자녀의 교육에 전념함으로써 학덕과 절의로 이름있는 인물들을 많이 배출한 이곳을 1983년 8월 2일 기념물 제56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상의문 옆에 고려동 유적지 안내가 있으며, 고려동으로 드는 고려교(高麗橋)가 있고 재령 이씨 종택으로 드는 맞은 편, 하천 건너에 배롱나무가 있습니다.
배롱나무꽃이 떨어져 아래 하천이 붉습니다. 배롱나무꽃은 피어서도 아름답고 떨어져도 아름다운꽃입니다.
고려동 오른편에 600년 이상된 배롱나무는 잘 생긴 부채살모양 퍼져 잘 생겼는데 꽃이 피어 더 잘 생겼다고 해야 맞는 말일겁니다.
고려가 망하자 모은(矛隱)은 두문동으로 들어갔으나 만은(晩隱), 홍재(洪載), 전서(典書), 조열(趙悅)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갈 것을 결심하였으며, 이윽고 함안 땅 모곡(矛谷)에 이르러 자미화(紫薇花)가 만발한 곳을 보고는 길지(吉地)로 생각하여 평생 살 곳으로 정하였다고 합니다. 일명 배롱나무라 부르는 자미화는 여름철이면 백일동안 꽃을 피우므로 백일홍이라고도 하는데, 그 모습이 한결같은 선비의 일편단심을 상징하기에 선비들이 집안에 즐겨 심었던 나무입니다.
모은은 배롱나무에 말을 매어두고 자자손손 살아갈 고려동 터를 닦았다고 합니다.
다른 곳에서 핀 나무백일홍꽃은 배롱나무꽃이라고 하는데, 고려동에 핀 배롱나무꽃은 자미화(紫薇花)라고 하더군요. 배롱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 중국인들이 특히 사랑했던 꽃이 자미화(紫薇花)라고 합니다. 배롱나무는 선비들이 집안에 즐겨 심었던 나무로 평민들 집에는 감히 심지도 못하게 했던 나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름도 배롱나무꽃처럼 가볍지 않고 있어 보이는 자미화(紫薇花)라고 하나 봅니다.
배롱나무는 자미고원(紫薇古園)이라 새겨놓은 자미단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보통 한 그루일 때와 달리 꽃이 핀 모습이 아주 풍성한데, 본가지는 죽은 듯 하며 곁가지가 세월과 함께 자라 여러가지에서 꽃을 피웠기에 풍성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잎과 꽃이 없는 자미고원의 배롱나무입니다.
배롱나무는 중국에서 들어왔으며, 수피가 미끄러울 정도로 매끈하고 새로 벗겨진 자리는 색깔이 연하기 때문에 수피가 알록달록합니다.(7월 29일)
수피를 긁으면 잎이 흔들린다 하여 간지럼나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꽃은 7∼9월에 피고 홍색 또는 백색이며 꽃받침은 6개로 갈라지고 꽃잎도 6개로서 주름이 많습니다. 수술은 30∼40개이지만 가장자리의 6개가 가장 길고 1개의 암술은 길게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개화기가 길고 꽃이 아름다워 정원수로 많이 심는데 경상남도 일부 지역에선 가로수로도 심어져 있으며, 여름꽃으로 여름만큼 정열적이고 화려합니다.
팸투어 대원들이 자미화에 반하여 주변을 한참 맴돌았습니다. 개화가 좀 더 진행되었더라면 지금보더 더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으니 아름다운 꽃앞에서도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 봅니다.
아래의 다리만 건너면 대한민국땅의 고려마을 고려동입니다.
마을 입구에 '고려동학(高麗洞壑)'비가 있는데, 고려동학은 '고려동 골짜기'란 뜻으로 기와집이 즐비한 마을 앞에는 고려전(高麗田)이라고 불리는 옥토 3000여 평이 펼쳐져 있습니다.
굳이 마을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마을 안에서 자급자족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음을 짐작할 수 있으며, 마을 이름은 장내(牆內), 곧 '담장 안'이란 뜻으로 자신이 살던 곳을 고려동이라 하고 평생 마을 밖으로 나가길 거부했던 모은(茅隱) 이오(李午)는 고려의 신하로서 지조를 지켰습니다.
그런데 고려동으로 가는 다리는 하나인데 이름이 두 개인데요, 왼쪽엔 고려교(高麗橋)라고 적혀있으며 오른쪽은 자미교(紫薇橋)지만 지금은 지워져 있습니다.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 다는 고려 충신의 마을로 가는 다리가 두 개의 이름을 가지면 안 되기 때문일까요. 고려교(高麗橋)에는 두꺼비 한 마리가 있으며, 고려교와 함께 있는 자미교는 글씨는 지웠지만, 역시 두꺼비가 있는데 새끼를 등에 업고 있습니다.
주차를 이상하게 해 두어 사진을 찍기에 애매하여 두 장의 사진을 연결했습니다.
고려교와 자미교입니다. 담장안이 고려동입니다.
위는 고려동 안에서 본 담장이며 아래는 밖에서 본 고려동 담장입니다. 담장은 안담과 바깥담 이중담(장)으로 탱자나무였지만, 새마을 운동으로 탱자를 뽑고 지금의 담장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600년 고려종택입니다. 몇 년전 운 좋게 종택의 종부를 만나 종택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 집은 한국전쟁때 모두 불탔는데 주춧돌은 600년전의 것 그대로라고 했습니다.
종택 왼편엔 우물이 하나 있습니다. 이 우물은 복정(鰒井) 이라고 부르며, '전복우물'이라는 뜻으로 모은의 현손 이경성(李景成)과 그의 정부인 여주 이씨의 효행이 얽혀있는 유서깊은 우물입니다.
이경성(李景成)은 효성이 지극하여 노모를 극진히 봉양하였습니다. 그가 현감 벼슬만 하는 것을 본 남명 조식 선생이 "어찌하여 더 벼슬을 하지 않는가" 하니 "노모를 봉양하기 위해서 벼슬을 더 하지 않는다"라고 답하였으며, 부인 여주 이씨 또한 시어머니를 섬기는 정성이 지극하였습니다. 병으로 자리에 누운 시어머니가 하루는 전복회를 먹고 싶다고 며느리에게 말하자 며느리는 백방으로 전복을 구하러 다녔는데, 그 정성에 하늘이 감동했는지 어느 날 우물에서 전복이 나왔습니다. 며느리는 전복을 요리하여 시어머니에게 드리자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같이 먹을 것을 권했습니다. 이씨 부인은 전복이 먹고 싶었지만 시어머니를 위해 식성에 맞지않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시어머니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했음에도 이씨는 그 후, 부모를 속인 죄책감을 한 평생 버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종택 오른편엔 작은 연못이 있으며, 연못 가운데 인물상이 있는데 그 인물이 누구인지 어떤 연유로 이곳에 세워졌는지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종택 뒷쪽엔 신주를 모신 사당이 있었습니다. 마침 문이 열렸기에 해딴에 대표가 문을 열었는데 건물안은 소박하다 못해 너무 없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돗자리는 아주 오래된 듯 했습니다.
요즘은 핵가족 시대이지만 옛날엔 대가족이 한 지붕 아래에서 살았습니다. 친정 엄마 말씀이 한 정지(부엌)서 8촌이 난다고 하더군요. 이씨 종택은 종택이 맨 뒤에 있으며 앞으로 건물이 하나씩 있는데 그 건물로 들어가는 곳은 쪽문이 있거나 아예 문이 없기도 했습니다. 고려동 담장은 안담과 바깥담 사이에는 밭이 있기도 하며 각 건축물 앞에는 작은 뜰이 있거나 꽃밭, 텃밭 등이 있기도 합니다만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 듯 하여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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