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7, 8월은 온통 초록입니다. 그 속에 붉은 배롱나무꽃이 피어 있으니 더 돋보이는 대표적인 여름꽃입니다. 특히 경남의 도로가에는 배롱나무꽃이 유독 많이 피어 있습니다.
배롱나무꽃이 유명하기로는 고려동의 600년 이상된 자미화(紫薇花)이며, 창녕엔 성씨 고가의 구연정에 피어 있는 배롱나무꽃이 좋고, 진주에는 진주성에 피어 있는 배롱나무꽃이 좋으며, 밀양 영남루의 배롱나무꽃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배롱나무는 부처꽃과며 원산지는 중국과 우리나라입니다.
키는 5m 정도 자라며, 수피는 홍자색을 띠고 매끄러우며, 잎은 마주나고 잎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잎자루가 없습니다. 붉은색의 꽃이 7~9월에 원추꽃차례를 이루어 피는데, 흰꽃이 피는 흰배롱나무도 있습니다. 꽃잎은 6~7장이며, 수술은 많으나 가장자리의 6개는 다른 것에 비해 길며, 암술은 1개입니다. 꽃 하나하나가 이어 달리기로 피기 때문에 100일 동안 피는 꽃으로 착각하는데, 가지 끝마다 원뿔모양의 꽃대를 뻗고 굵은 콩알만 한 꽃봉오리는 아래서부터 꽃봉오리가 벌어지면서 꽃이 피어 올라갑니다. 대부분의 꽃들은 꽃대마다 거의 동시에 피는 경향이 있으나 배롱나무 꽃은 아래서부터 위까지 꽃이 피는데 몇 달이 걸리며 꽃잎은 모두 오글쪼글 주름이 잡혀 있는데 한여름 뜨거운 볕도 꽃잎의 주름은 펴지 못 하나 봅니다.
배롱나무는 붉은빛을 띠는 수피 때문에 나무백일홍, 백일홍나무, 자미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배롱나무는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며, 빨리 성장하고 가지를 많이 만들어 쉽게 키울 수 있지만 내한성이 약해 주로 충청남도 이남에서 자라는데 서울 근처에서는 겨울에 짚으로 나무줄기나 나무 전체를 감싸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에 있는 배롱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68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데 800년 정도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배롱나무 수피와 잎입니다.
오래된 줄기의 표면은 연한 붉은 기가 들어간 갈색이고, 얇은 조각으로 떨어지면서 흰 얼룩무늬가 생겨 반질반질해 보이는데 이런 나무껍질의 모습을 보고 '파양수(怕瀁樹)', '간지럼나무'라고도 합니다. 간지럼을 태우면 실제로 잎이 흔들려서 간지럼을 탄다고들 하는데 이는 착각으로 식물에는 작은 자극을 일일이 전달해 줄 만한 발달된 신경세포가 아예 없지요. 일본 사람들은 나무타기의 명수인 원숭이도 떨어질 만큼 미끄럽다고 하여 '원숭이 미끄럼 나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밀양 영남루입니다.
오래전 청도 유호연지를 다녀오면서 영남루에 들렸었는데 당시 배롱나무꽃이 참 인상적이었기에 여름이면 영남루 배롱나무꽃이 아른거렸는데 드디어 제대로 만났습니다.
흰색의 배롱나무꽃도 있습니다.
영남루는 현판이 많기로 유명한 누각인데 해당 건축물의 기능이나 성격 등을 담고 있는 편액은 밀양강(남천강)윗쪽에 있습니다.
영남루 정면에서 본 영남루입니다.
조선시대 후기의 대표적인 목조 건축물인 밀양 영남루(密陽 嶺南樓)는 신라 경덕왕(742~765년)때 신라의 5대 명사 중에 하나였던 영남사의 부속 누각에서 유래가 되었습니다. 고려 공민왕 때(1365) 밀양부사 김주(金湊)가 규모를 크게 중수하였으며, 현재의 누각은 조선 헌종 10년 이인재(李寅在)부사가 1844년에 중건했으며, 진주 촉석루, 평양의 부벽루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으며, 보물 제 14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낙동강의 지류인 밀양강변 절벽위에 위치한 영남루는, 화려한 단청과 다양한 문양조각이 한데 어우러져 있으며, 퇴계 이황, 목은 이색, 문익점 선생 등 당대의 명필가들의 시문현판이 즐비한데 그 중에서 1843년 당시 이인재부사의 아들 이증석(11세)과 이현석(7세) 형제가 쓴 영남 제일루(嶺南第一樓)와 영남루(嶺南樓) 현판은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서예가들로부터 불가사의한 필력으로 지칭되고 있습니다.
규모는 앞면 5칸·옆면 4칸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으로 기둥은 높이가 높고 기둥과 기둥 사이를 넓게 잡아 매우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건물 안쪽 윗부분에서 용 조각으로 장식한 건축 부재를 볼 수 있으며, 천장은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연등천장입니다.
영남루와 침류각 사이는 월(月)자형의 계단형 통로가 있는 독특한 건물의 배치와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 영남루는 밀양강 절벽의 아름다운 경관과 조선시대 후반기 화려하고 뛰어난 건축미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누각입니다.
누(樓)란 건물의 사방을 트고 마루를 높여 지은 집으로 일종의 휴식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얼라아부지가 누에 올라 시원하니 올라오라고 하여 계단을 오르는데 관람인원 제한 안내가 있었습니다. 노후로 인원을 80명으로 제한한다고 합니다. 많은 시민들이 여름볕을 피해 영남루 마루에서 쉬거나 했지만 80명까지는 되지 않을 듯 했습니다.
배롱나무 아래에 아랑전설을 모티브로 제작한 아랑사또전을 촬영했다는 안내가 있었습니다.
영남루 마루를 서성이며 모르는 한자지만 현판들을 봤습니다. 참 많기도 했습니다.
현판이 워낙 많다보니 대표적인 현판 들여다보기까지 있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초가는 작곡가 박시춘 선생의 옛집입니다. 옆에는 노래비가 있으며 종일 박시춘 선생의 곡이 흐르는 듯 했으며, 더 옆으로 가면 밀양아리랑 노래비가 있는데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흐릅니다. 날 좀 보소~♪~
배롱나무와 배롱나무 사이의 건축물은 단군을 비롯한 창국 8왕조의 위패를 모신 천진궁(경남도지정유형문화재 제 117호)입니다.
잠시 영남루 마루에서 서성이다 내려 왔습니다. 영남루 어디에서나 배롱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배롱나무의 두 가지가 다시 하나가 되었다 다시 나누어졌더군요. 이건 사랑나무는 아니겠지요. 얼라아부지는 영남루 입구 문 아래서 밀양관광 안내서를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범부채꽃이 지고 맥문동꽃이 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영남루 정문이 아닌 뒷문격인 박시춘 선생 옛집쪽으로 들었기에 정문으로 나오는 길입니다. 영남루의 오른편에서 왼편을 보고 찍었습니다. 계속 보이는 현판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영남루와 침류각 사이는 월(月)자형의 계단형 통로가 있는데 우리 선조들의 멋을 보는 듯 한 건축물입니다.
영남루로 드는 문입니다. 여기도 저기도 온통 배롱나무꽃이 붉게 피었습니다.
영남루 측면과 침류각입니다.
영남루와 아름다운 배롱나무꽃을 뒤로 하고 배려의 계단을 내려 갑니다. 영남루로 오르는 이 계단은 지그재그로 되어 있기에 제가 배려의 계단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나들이를 젊은이들만 하는 게 아니며 영남루는 누각이니 여름철 볕을 피하여 쉬기 좋은 곳으로 노인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계단이라면 오르기에 얼마나 힘이 들겠습니까.
밀양시가 다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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