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여름 휴가 4일째, 하루쯤 섬으로 가자고 하여 통영 연대도로 가기로 했습니다. 가끔 통영의 섬으로 가자고 했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기에 2012년 곤리도에 다녀오고 2년후에 한산도에 다녀왔으며 3년만에 연대도로 갑니다.
통영 연대도로 가는 첫 배는 너무 이른시간이었기에 두 번째 배를 타기로 하고 느긋하게 일어나서 아침식사까지 했습니다.
거리를 검색해보더니 고성으로 가는 것 보다 거가대교쪽으로 가는 게 조금 가깝답니다.
달아항입니다. 달아항은 달아공원 아래쪽 달아마을에 있으며, 섬나들이호와 16진영호가 운항을 하고 있었는데 두 번째 배가 이미 만원이었기에 11시 40분 임시운항을 하는 16진영호를 타야 했습니다. 휴가철이다보니 섬으로 가는 이들이 많았으며 주차장에 겨우겨우 주차를 할 정도였고 뒤에 오는 차들은 도로가에 주차를 하기도 했습니다. 출항까지 1시간이 남았는데 차를 빼면 나중에 주차할 자리가 없을 것 같아 달아항 주변에서 맴맴거렸습니다.
섬나들이호는 달아 - 학림 - 송도 - 저도 - 연대도로 가는데 16진영호는 직항이었습니다.
배 시간표와 운임입니다. 승선명부를 작성한 후 매표를 했습니다.
연대도는 산양읍 연곡리다보니 산양읍 섬 관광안내도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연대도와 만지도로 갈 겁니다.
달아항이며, 오른편 산의 전봇대가 있는 곳이 산양일주도로며 조금 더 가면 달아공원입니다.
매표소옆에 푸드트럭이 있었는데 이름이 '류현진 짝퉁 카페'였습니다. 어디 봐요~. 정말 야구선수 류현진과 닮았습니다. 사진 찍어도 되나요 하니 손으로 브이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매표소 건너편에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에는 경노당이 있는데 남자 어른과 여자 어른이 머무는 곳이 달랐는데 각 방에는 꽃이름이 붙어 있었고, 2층은 달아 작은 도서관이었으며, 앞쪽에는 쌈지문고가 있었습니다. 쌈지문고는 매표소옆의 쉼터에도 있었습니다.
마치 꽃집같은 편의점에서 과자와 물을 구입했습니다. 다른땐 얼음물을 챙겼는데 뭐가 급했는데 냉커피만 챙겼더라고요.
달아항이 멀어집니다. 달아항에서 연대도까지는 약 15분정도 걸린다고 했으며, 선장님이 구명조끼 위치와 위험할 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바다로 뛰어 들어라고 했습니다. 가만히 있으라고 한 세월호의 교훈입니다.
연대도와 만지도를 잇는 출렁다리입니다. 이 출렁다리덕분에 연대도를 찾는 이들이 더 많은 듯 했습니다.
바다에서 섬을 보면 왼편의 섬이 연대도입니다. 집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습니다. 연명항에서 타는 홍해랑호는 만지도가 선착장입니다.
방파제에서 붉은 등대가 반겨 주었으며 섬을 나가려는 이들이 16진영호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등대 뒷쪽의 섬은 만지도입니다.
이제 양산을 자연스레 들고 다니는 얼라아부지는 짐꾼을 자청합니다. 짐이라고 해야 배낭 하나지만요. 저는 카메라만 달랑달랑 들고 다닙니다.
방파제 시작지점에 횟집이 있었으며, 연대도에서 처음 만난 집입니다. 바다상회.
큰나무 아래에 주민과 외지인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연대도는 푸른통영 21이 발행한 '웃어라, 섬'에서 만난적이 있습니다. 하여 꼭 가보고 싶었던 섬인데 이제야 찾았습니다.
웃어라 섬에 보면 집집마다 걸맞는 문패가 있고 마을 뒤에는 작약밭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태양광을 설치했다고도 했습니다. 에코아일랜드 연대도 조성사업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처음 조성사업을 시작한 김형진 위원장님과 윤미숙 간사님은 현재는 푸른통영 21에서 활동을 않는 듯 했으며 추인호씨는 지병으로 돌아 가셨습니다. 통영하면 생각나는 얼굴들입니다.
- 에코아일랜드 더 보기 : 연대도 에코아일랜드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몽돌해변 가는 길입니다.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마을은 해안선을 따라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별신굿을 모시는 별신대입니다.
대부분의 집들은 이렇게 문패가 있는데 부연 설명이 재미있습니다. 아름다운 문패를 보면서 집들을 기웃거리며 걸었습니다.
연대도에는 몽돌이 많은지 이 집은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도 몽돌이 있으며, 다른 집에는 화분에도 몽돌장식을 했더군요. 우리도 몽돌처럼 둥글둥글 살자고요.
텃밭이 있는 이집의 벽에는 연대도를 그린 듯 한 최진태 시인의 시가 걸려 있었으며, 텃밭에서는 섬 여인이 여름채소를 거두고 있었습니다.
연대도煙臺島 그 섬에 가고 싶다 / 최진태
Ⅰ.
하늘 끝자락까지 맞 닿아
내려온 아득한 그 곳
한려수도 수려한 풍광 한바탕의 섬.
떠나보낸 세월들이 안타까워 토해내는
영혼의 울음소리 해조음 가득한 섬.
검푸른 바다위로 건너가는
마다 하얀 그리움 밤낮없이 쏟아내는 섬.
일렁이는 물결 다둑거려 잠재워 놓고
노을 드리울 때 쯤 바다는 온통 통곡이 되어
선홍빛 아픔하나 안고 절창絶唱을 뿜어내는 섬.
밤되면 보석처럼 빛나는 별들이
잠든 수평선 너머로
이슬처럼 솟아오르는 섬.
외적의 침입 알리려 봉화올리던 기상 가득한
섬중턱 산자락에 펼쳐진 산죽山竹 스치는 바람소리
밤비 오는날 홀로 들어도
시리도록 아름답고
혼자 있을수록 외롭지 않은섬.
고단한 육신이 찾아가
소리없이 울 수 있는 가슴 속 영혼의 쉼터
삶의 무게가 느껴질수록 더욱 빛을 발하며 다가온다는 그 섬.
Ⅱ.
마지막 희망의 생태 섬 에코랜드 그 섬에서
나 오늘은 취나물 방풍나물 훑고 가던
한려수도 천년의 해풍되어 쉬고 싶다
달빛 교교한 날
섬자락 빗겨도는 추억의 지겟길도 걸어보고 싶다.
아롱아롱 진주 가득한
몽돌해수욕장 절벽위
뿌리내린 천년노송에 걸터 앉은
초생달 벗을 삼아 퍼렇게 밤을 밝히고도 싶다.
신석기시대 패총가를 서성거려 보면
하늘이 처음 열리던 까마득한 날
태고적 그 신비 그 선조들 만나보려나.
방파제 앞 좌대놓고 낚시줄 드리운채
무심삼매無心三昧한번 맛보고 싶다.
해안가 산책로 주변 갯바위를 종일
철썩철썩 훑고 가는 저 파도 소리 뒤로 하고
바람의 언덕에 자리잡은 명상바위 반석에 정좌한 채
우주의 숨소리도 듣고 싶다.
바다도 삼키고 사랑도 삼키려는
이 끝없는 욕망의 잉걸불 잠시 내려놓고
무한의 자유 가득한 연대도 그 섬에서
무상無常의 마음자리 안을 향해 걷고 싶다
저 넘어 세계를 보는 자만이 마음안에 담겨진
사랑도 본다고 하는 말 한 자락 부등켜 안고.
돌담이 아름다운 이집은 영화 '백프로'에 나왔다고 하네요.
몽돌해변으로 가는 길에 만난 빨랫줄이 있는 풍경입니다. 염색을 하는 곳일까요?
잠시 마을을 내려다보는데 앞에 갯방풍밭이 있었습니다.
고개를 살짝 넘어가니 몽돌해변이 양쪽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한쪽은 해안선이 길며 다른쪽은 폭이 좁았습니다. 폭이 좁은 곳에는 텐트가 있었으며 그늘이 있었기에 우리는 폭이 좁은 몽돌해안으로 내려 갔습니다. 파도소리가 벌써 시원했습니다.
몽돌위를 기는 이 식물은 갯매꽃입니다. 꽃은 이미 졌으며 빛나는 잎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으며 언덕에는 참나리가 새초롬히 피어 있었습니다.
갯바위너머의 섬은 만지도며 너울성 파도가 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늘에 자리를 잡아 준비해간 얼음커피와 과자를 꺼내어 먹었습니다. 이미 정오가 넘은 시간이었거든요.
파도에 씻겨 빛나는 몽돌과 마치 비누거품같은 파도입니다.
차르르 돌돌돌...
파도가 바다로 갈때마다 몽돌이 차르르 돌돌돌하며 굴렀는데 그 소리가 좋아 한참동안 듣다가 동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연대도의 모든 것들이 좋았지만 그중의 백미는 파도에 구르는 몽돌소리였습니다. 주변의 휴가객들 소리도 들어 있네요.
섬에 들어올 때 나가는 배 시간이 정해져 있었기에 무한정 앉아 몽돌 구르는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일어섰습니다. 다시 마을이 보이는 산허리로 올라와 태양광 모듈이 설치된 걸 봤습니다. 연대도를 화석에너지 사용이 전혀 없는 '탄소배출 제로 섬'으로 만들어 생태보존형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추진된 이 사업을 통해 연대도 태양광발전소가 하루 생산하는 전력량은 150㎾로 전력을 섬 전체 40여 가구에 공급하고 있답니다.
섬의 작은교회입니다. 우편함은 면세유기름통을 잘라 붉은칠을 하여 설치했으며 마당에는 고추가 드문드문 말려지고 있었습니다. 사람사는 곳은 다 비슷합니다.
섬밖으로 나가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보니 봉수대쪽에는 갈수 없어 지겟길을 잠시 걸어 만지도로 가기로 했습니다. 마을이 알록달록합니다.
지겟길을 걷는데 굴껍데기가 밟혔습니다. 초기 철기시대의 패총과 토기 등이 출토된 연대도패총은 사적 제335호로 지정되었다고 했는데 어쩌면 이 지겟길도 패총부분이 아닐까하며 걸었습니다. 길은 좁았지만 걸기에 불편함은 없었고 소나무뿌리가 계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노란나비입니다. 어디서 왔을까요. 털머위잎이 그늘에서 간혹 받는 햇빛에 빛나기도 했으며 맥문동이 꽃을 피우고 있었고 구절초가 많았습니다.
세상밖으로 나오고 싶었던 소나무뿌리입니다. 많이들 앉아 사진을 찍은 듯 했습니다.
지겟길을 걸으며 아래를 보니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다엔 어디나 낚시꾼들이 있으니 이상할 게 없지요. 얼라아부지가 무슨 섬 무슨 섬 하고 일러 주었지만 섬들은 해무에 갇혔습니다.
출렁다리에 닿았습니다. 이 작은 간으로 어떻게 바다위 출렁다리를 건널까요.
여기는 한려해상국립공원입니다. 아름다운 자연 및 문화자원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금지, 금지, 금지.
아래의 금지외는 다 되는 연대도인 모양입니다.
만지도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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