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5일
에코펜션에 도착했지만 일행이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하여 마나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텃밭에 시금치 씨앗을 파종하고 쥐눈이콩 베는 걸 도왔습니다. 가을을 좀 더 오래 함께 하고 싶은데 일행은 언제나 도착하려나.
얼마전 진해 벚꽃공원에서 만난 청화쑥부쟁이인데 색이 더 짙었습니다. 하여 청화쑥부쟁이 이야기를 하니 '아스타'라는 식물이라고 하더군요. 하여 검색을 하니 과연 아스타였습니다.
아스타는 국화과의 참취속으로 유라시아 대륙 전역에 분포하며 북아메리카에도 일부 종이 있다고 합니다. 아스타라는 이름은 '별'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 단어 ‘ἀστήρ(astḗr)’에서 유래했으며, 꽃차례 모양이 별을 연상시켜서 붙은 이름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다년생 식물로 종에 따라 여름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는데 주로 보라색과 푸른색 계열의 아름다운 꽃으로 유명하며 재배가 쉬운 편이라 정원 식물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마치 쑥부쟁이 같은 꽃들이 다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네요. 하여 텃밭에 심으려고 두 포기 얻었습니다.
해가 졌습니다. 해가 지니 일 나간 부모님이 돌아 오시듯 우리 일행들도 속속 도착했습니다.
배내골에 갈 때 이곳 농협을 스쳤기에 양산 시골의 마트에서 간단한 간식거리를 준비했으며 텃밭의 단감도 땄고 좋아하는 커피도 챙겼습니다.
이번 담당은 커피믹스님네이기에 오는 길에 장을 봤다면서 삼겹살과 문어, 쌈채소, 생수, 커피를 준비했습니다.
밥은 햇반으로 사려니 선비님께서 쌀로 밥을 지으면 되고 김치도 있다고 하기에 준비를 하지 않았기에 마나님에게 죄송했습니다. 간식으로 커피와 빵까지 얻어 먹었네요.
몸에 좋은 버섯, 양송이버섯입니다. 제가 버섯 좋아하는 걸 커피믹스님이 아는 모양입니다.
저는 믹스커피는 마시는데 혹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이가 있을까봐 G7도 준비했습니다.
텃밭에 딴 못난이 단감이며 커피믹스님이 사과를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먹는 게 중요하니까요.
우리들의 네 번째 만남 주최측인 커피믹스님입니다. 또닥또닥 준비를 잘 하고 있습니다.
선비님이 삼겹살을 숯불에 굽는데 우리가 춥다고 하여 마나님이 가스렌지에 구우라면서 불판을 따로 주었습니다.
쌀을 얻어 밥을 안치는데 컵이 우리집과 달라 밥물 맞추기가 어려웠습니다. 묵은쌀인지 햅쌀인지 물어보기도 그렇고. 다행히 밥이 잘 되었습니다. 고기가 지글지글 구워지며 밥상이 차려지고 있습니다. 쌈장과 김치는 에코펜션에서 제공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따순 국물이 좋을 것 같아 어묵탕을 준비하고 했더니 준비했습니다. 제가 나이가 많다고 절대 갑질은 아닙니다.
텔레비젼은 혼자놀고 우리는 건배를 했습니다. 달그리메님은 일이 고된지 감기가 들어 약을 먹기도 했습니다.
양송이버섯은 고기를 구워 먹을 때 부재료로 같이 먹는 경우가 많은데,양송이버섯의 꼭지를 떼고 불판에서 굽다 보면 갓 안에 물이 고이는데, 이 물에 몸에 좋은 성분이 우러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요, 전문가들이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이 물은 단순히 버섯의 수분이 고인 것 뿐이라 딱히 특별한 영양분은 없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몸에 좋다고 생각하며 먹으면 몸에 좋겠지요. 커피믹스님이 몸에 좋으니 드세요하며 따로 챙겨주었습니다.
저는 밥을 두 공기나 먹었습니다. 일도 하지 않았는데 밥때가 지나서 그런지 배가 많이 고프더라고요.
만난지 두 달 열흘정도 되었나 봅니다. 날개단 해딴에 사업 이야기, 내년 지방선거 이야기와 예비후보들의 블로거 간담회, 부산공감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저와 카피믹스님은 잡글을 쓰지만 그외분들은 한 시사하거든요.
삼겹살이 어느 정도 줄어들자 문어숙회가 나왔습니다. 제사나 차례때 경상도에서는 문어를 올리는데, 문어를 삶을 때 무를 넣으면 부드럽다고 하여 에코 텃밭에서 김장무를 뽑아 썰어 넣어 끓이다 문어를 넣어 더 삶았습니다. 역시 부드러웠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죽을 때 까지 배운다고 한 모양입니다.
불판의 고기가 비워지고 밤이 깊어 갑니다.
10년지기다보니 가정사도 꺼냈습니다. 이제 블로그를 떠나 얼굴 붉힐일 없는 진정한 친구가 되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다들 건강하여 오래 이렇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커서님과 커피믹스님은 부부입니다. 두 분의 소개팅 이야기에 이어 커피믹스님의 블로그 입문기까지 공개되었는데, 늦게 배운 도둑이 날새는 줄 모른다고 요즘 활동이 활발하지요.
마나님께서 고구마와 호일을 주기에 고구마를 호일에 싸서 숯불에 올렸습니다. 한참 지나 나가보니 숯불이 사그라들기에 다시 숯을 올렸더니 불이 너무 셌는지 고구마가 숯검댕이가 됐습니다. 숟가락으로 겨우 조금 파 먹었을 정도로요. 아까워.
술이 취한 건 아닌데 자세가 흐트러지는 듯 하지요. 선비님은 담금주를 살피며 커서님은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손은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자정을 넘기고 설거지를 합니다. 남은 삼겹살은 새날에 계곡에서 먹기로 하곤 삶고 있습니다. 문어 삶은 물에 삶으면 고기가 더 맛있다고 하여 문어 삶은 물에요. 부창부수입니다. 커피믹스님이 설거지를 하니 커서님이 거듭니다.
일을 많이 하는 사람 순서대로 골아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밤은 깊어 갔습니다.
잠자리가 바뀌어 잠을 설쳤지만 평일처럼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창밖을 보니 서리꽃이 피었습니다. 올 들어 처음 보는 서리꽃입니다.
바쁘게 서리꽃을 담고, 양산을 비롯하여 가지산 단풍이 절정이기에 단풍나들이객이 많을 것을 염려하여 일찍 아침을 열었습니다. 컵라면에 밥을 말아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부지런하신 마나님 이른 시간에 메주콩을 삶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풍경입니다. 블로그도 하지 않는 분이 우리의 마음을 읽었는지 차에 타려는 우리에게 사진을 찍어야지 하며 따라 나오셨으며, 종이컵에 삶은 메주콩을 담아 주었습니다.
삶은 메주콩을 먹으며 배내골을 뒤로하고 석남사로 갑니다. 석남사는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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