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8일
전날 오전에 그렇게 퍼붓더니 비가 그쳤습니다. 텃밭에 가니 가을 채소 파종을 위해 갈아 놓은 밭 고랑에는 물길이 선명했으며 이랑에는 돌멩이들이 불거져 있었습니다. 돌멩이를 호미로 대충 긁어 채소 씨앗을 파종했습니다. 당근 씨앗도 들고 갔는데 자리가 마땅치 않아 도로 들고 와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김장무입니다. 다른 농가보다 많이 늦었지만 파종을 했습니다. 모양 좋고, 무청 많고, 아삭한 맛이 일품인 전문가용 고급종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잘 키워야 하겠지요.
김장무를 파종할 때 겉만 보라색인 경우도 있으며 속까지 보라색인 무를 파종하기도 하는데, '보라남'은 내부 중심부까지 보라색이라고 하며 육질이 단단하고 맛과 색이 좋아 동치미용으로 적합하다고 합니다. 특별히 먹지는 않지만 구색을 맞추느라 해마다 이렇게 심고 있습니다.
겨울의 대표 채소인 시금치입니다. 땅딸이 시금치로 재래종 시금치 품질중 우수 계통을 선발한 품종으로 재래종 고유의 맛과 향이 있다고 하기에 해마다 땅딸이 시금치를 파종합니다. 시금치는 잎뿌리부분이 붉은 색이 단맛이 강합니다.
소독한 무 종자입니다. 종묘상에서 구입하는 거의 모든 채소 씨앗은 이렇게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지난해 쪽파를 파종했으며 봄엔 땡초와 토마토를 심어 재배한 곳으로, 처음엔 쪽파 파종을 하기로 했다가 마음이 변하여 무와 보라남, 시금치를 파종했습니다.
비닐멀칭을 하지 않았다보니 간격맞추기가 애매하여 대나무로 줄을 맞추어 대략 15~20cm정도 맞추어 호미로 흙을 긁어 판 후 씨앗을 한 립씩 넣어 흙을 덮었습니다. 씨앗 파종시 깊이는 보통 씨앗의 지름 정도 깊이로 하면 되는 듯 했는데, 김장무는 나중에 북주기를 해야 하기에 조금 깊게 파종했습니다.
보라무인 보라남의 씨앗입니다. 무 씨앗이 1,000립이었는데 보라남은 100립이 들어 있었습니다.
김장무 가격은 3,800원이며 보라남은 1,800원으로 그래도 보라남이 비싼편입니다. 기능성채소는 가격이 일반채소에 비해 대체적으로 비쌉니다.
시금치 종자입니다. 재래종 종자는 마치 잡초의 씨앗마냥 가시처럼 찌르는데 그래도 땅딸이는 그나마 조금 나은 편입니다.
시금치 종자인데 이렇게 생겼습니다.
김장무 뒤로 보라남을 파종했으며 뒤에 자리가 남았기에 시금치를 조금 파종하고 남은 건 들고 왔습니다. 나중에 자리를 봐가며 더 파종해야 합니다.
가운데 파란색 부분이 보라남이며 뒤의 붉은색 부분이 시금치를 파종한 곳이고 나머지는 김장무입니다.
종자 파종 후 밭을 둘러 봤습니다. 싹이 난 근대를 손으로 퍼서 옮겨 심었더니 자리를 잡아 싹을 내밀었으며, 쪽파도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볼수록 흐뭇한 정구지밭입니다. 잡초를 매고나면 한동안 기분이 좋습니다.
9월 8일
6일에 갔을 때는 무와 시금치의 싹이 나오지 않았었는데 7일 비가 내리고 8일에 가니 싹이 쑥 올라 와 있었습니다. 파종 4일째입니다.
김장무의 새싹입니다.
보라남의 새싹으로 색이 김장무와 다르며 김장무보다 잎자루가 짧았습니다.
시금치는 고물고물 땅을 헤집으며 올라 오고 있습니다. 기특한 채소 종자들이며, 텃밭을 운영하며 느끼는 4계는 경이롭기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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