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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우야든둥 잘 묵자

그집이 팥빙수와 단팥죽이 맛있다는 팥이야기였다

by 실비단안개 2018.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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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진해역에서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은행에 들려 일을 본 후 원두커피로 몸을 녹인후 그집으로 가서 팥빙수를 먹을까 경화시장으로 가서 호박죽을 먹을까 하며 앞으로 나아가다 다시 뒷걸음치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지금 아니면 한동안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요. 오전 11시에 영업을 시작한다고 했으니 지금 막 점방문을 열었을 시간입니다.

진해에서 팥빙수와 단팥죽이 맛있다는 팥이야기입니다. 이미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했지만 저는 처음입니다. 그집앞을 지날때 한 번도 간판을 눈여겨 보지않았습니다. 건물이 일본식이었기에 가정집인줄 알았습니다. 진해 원시가지의 가정집들은 집앞에 화분 몇 개씩 내어 놓고 꽃을 피우며 자잘한 채소를 심기도 하거든요.

그집 팥이야기는 군항마을 역사관 근처, 마크사 거리에 있습니다.

인도를 점유하긴 했지만 풍경이 소박하여 누구도 시비를 걸 사람이 없을 듯 했습니다. 남천과 마삭이 물이 들기 시작했으며 입구에는 국화 화분 몇 있었습니다.

 

 

 

건물 옆면입니다. 팥빙수 단팥죽이 맛있는 그집입니다. 직접 음식을 하는 사람은 내가 만든 음식이 맛있다는 말을 잘 못 하는데 이집은 자신있게 맛있는 그집이라고 했습니다.

 

 

 

오래된 창문 아래에는 페튜니아 화분 몇이 올망졸망 있었습니다.

 

 

 

무수히 다녔던 길이며 본 건물입니다. 9년째 영업중이라고 했는데 왜 한 번도 이집에 들어갈 생각을 못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간판이 눈에 띄지 않아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간판이 요란하지 않았거든요.

 

 

 

점방에 들어서니 포장을 해 가는 손님이 있었으며 이어 할아버지 한 분이 단팥죽을 드셨습니다. 저처럼 아침을 먹지 못 한 분들인가 봅니다.

팥이야기에 들어서면 누구나 조명이 아름답다고 늘낄 정도로 소박한 듯 하면서 특이한 조명이 실내를 은은하게 밝히고 있었습니다.

마른꽃도 있으며 연밥도 있고 책 몇권도 있으며 다락방도 있습니다.

이집을 처음 알게 된 건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하동 여행편을 보면서 하동의 팥이야기중에 진해와 창원에도 있다고 했습니다.

 

 

 

 

 

주인의 시누이입니다.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하니 잠시 망설이더니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주방쪽에는 오래된 전화기가 걸려있고 손잡이가 다른 찻잔이 나란히 있으며 위 선반에는 오래전 우리 엄마가 큰맘먹고 구입했듯한 그런 찬합이 있기도 했습니다. 팥냄새가 났습니다.

 

 

 

허락하에 다락방으로 올라갔습니다. 신발을 벗어야 합니다. 연꽃봉오리모양의 조명이 가리개역할을 하는 듯 한 옆의 낡은 나무계단을 조심스레 오르니 여섯명이 앉을 수 있는 탁자가 있었습니다.

 

 

 

집의 다락방은 비밀의 공간인데 여기 다락방은 트인 공간으로 아래를 볼 수 있었으며, 손님이 없어 조명을 켜지 않았지만 사방의 간접조명으로 정말 다락방의 분위기가 났습니다. 건물은 다락방 천장까지 화기와 습기에 취약한 목조기에 관리를 많이 요하는 건물이었습니다.

 

 

 

다락방에서 내려다본 주방의 모습입니다.

 

 

 

이집은 소품이 요란하지 않았습니다. 마른꽃이 걸려 있으며, 주인의 남편이 직접 그린 그림과 고가구에 꽂힌 책 몇권과 벽에 걸린 그림 몇 점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소품은 역시 조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구석 하나 소홀히 넘기지 않은 게 이집의 특색이기도 했습니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분위기가 제가 딱 좋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자리에 앉았습니다. 탁자는 둥근것과 네모가 있었는데 다락방 아래의 큰탁자와 푹신한 의자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게 뭐지?

나무필통을 열어보니 차림표였습니다.

팥빙수와 단팥죽 4,000원, 얼음커피·우유커피·거품커피 4,000원, 뜨신커피 3.500원, 우리차 4,000원.

흔히 커피를 말할 때 카푸치노, 카페라떼 이렇게 말하는데 팥이야기에서는 우리말 그대로입니다. 뜨신 건 뜨신커피, 얼음을 넣은 건 얼음커피, 우유를 넣은 건 우유커피, 거품을 낸 건 거품커피. 차림표가 참 쉽습니다.

잠시 점방을 맡아보는 시누이 말씀이 동생이 만든 거랍니다. 그림도 동생이 그렸으며 웬만한 소품은 동생이 다 만든거랍니다. 손재주도 좋아야 겠지만 사람의 마음을 잘 읽는 듯 했습니다.

 

 

 

드디어 단팥죽이 나왔습니다.

팥죽은 아버지께서 가장 좋아하는 죽의 종류입니다. 저는 호박죽을 좋아하며 엄마는 녹두죽을 좋아하기에 죽집에 가면 다~ 다른데 죽을 구입해야 할 때나 경화시장에 가면 팥죽을 삽니다. 단팥죽은 팥죽보다 더 단 팥죽입니다.

팥은 콩과의 한해살이풀로 원산지는 동북아시아로 오랜 재배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한국·일본 등에서 재배됩니다. 콩과 비슷한 조건에서 잘 자라지만 다습한 곳을 좋아하며, 늦게 파종하여도 적응이 되므로 7월 상순까지도 파종이 가능하며 수확은 가을(요즘이 적기)에 합니다. 

팥은 특성상 단맛이 있기 때문에 예로부터 많은 요리에 첨가물로 애용되어 왔는데, 팥고물과 팥소는 전통 과자에 많이 쓰이며, 팥에는 녹말 등의 탄수화물이 55%, 단백질 21%가 함유되어 있고 그 밖에 지질과 비타민이 들어 있어 영양 면에서도 매우 유용한 잡곡입니다. 그런데 아쉽게 우리나라의 많은 곡물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보니 국산은 값이 비쌉니다.

 

 

 

짙은 팥죽에 인절미 두 조각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부드러웠고 달았습니다. 단맛은 마음을 녹이는데 이른 아침부터 종종거렸던 몸도 녹았습니다. 간혹 씹히는 팥도 무르기가 딱 맞았습니다. 단팥죽이 맛있는 그집이 맞았습니다.

 

 

 

안주인이 왔습니다. 남편의 솜씨를 자랑하듯 화장실에도 그림이 있다고 했습니다.

 

 

 

탁자에서 마주보는 곳에 걸린 작품입니다.

 

 

 

누나가 자랑한 동생이 만든 차림표는 탁자마다 달랐지만 내용은 같았습니다. 차림표는 책과 관련된 것들이었습니다.

 

 

 

작품을 보기 위해 화장실에 들렸습니다.

꽃이 더 아름다운 건 당신의 마음때문입니다.

이 집이 더 따듯한 건 그대의 마음 덕분입니다.

 

 

 

계산은 체크카드로 했습니다.

아' 팥의 원산지는요?

국산팥으로 이렇게 장사를 하면 이윤이 남지 않기에 수입산팥이랍니다. 수입산이라고 하여 삶아 들여온 팥이 아니고 1등급 팥을 들여 직접 삶아 요리를 하는데 팥과 우리차 모두 직접 만든답니다.

대추차라도 한 잔 마실걸 싶었지만 이미 점방을 나왔습니다.

 

- 경남 창원시 진해구 편백로 18-2

     지번 : 창선동 9-3

- 휴무일 :둘째,넷째 수요일

- 연락처 : 055-546-7872

- 영업시간 : 평일 오전 11시 - 밤 9시, 주말 오전 11시 - 밤 7시

 

 

 

 

 

동그라미 건물이 팥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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