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
비염이 심하여 내과를 다녀온 후 장유에 가서 해물짬뽕을 먹자고 하여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그러자고 했습니다.
신항 배후도로의 개통으로 장유까지는 10여분이면 갈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간 해물짬뽕집 근처로 여러 종류의 음식점이 줄줄이 있다보니 주차에 애를 먹는데 근처 율하 카페거리 주차장에 주차를 했습니다.(무료)
배가 부르지 않다는 게 걸렸는지 (양이 아주 많은)짬뽕말고 다른 걸 먹을까 하기에 봄내에 가자고 하니, 지난해 진해 봄내에서 멸치쌈밥을 먹었는데 밥상이 부실하게 보여 싫다고 하더군요.(용원 봄내는 푸짐하며 맛남)
둘이서 근처의 음식점 간판을 보며 걷다보니 의령소바와 의령식장터국밥집이 있었습니다. 소바는 지난주에 부모님 병원 다녀오는 길에 먹긴 했지만 가볍게 먹기에 좋을 것 같아 그 집으로 가자고 하니 그러자고 했습니다. 얼라아부지는 국밥종류를 좋아합니다.
입구에 의령소바의 유래와 메밀과 놋그릇의 효능이 있었습니다.
의령소바에서 찍은 메밀입니다.
놋그릇에 담겨 있었는데 근처의 소바향에 가도 소바가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음식점 중 진해 신생원에 가니 자장면 한 그릇을 주문해도 놋그릇에 담겨져 나왔기에 감동을 받은적이 있습니다.
놋그릇은 건강그릇으로 한식뿐 아니라 서양요리를 담는 그릇까지 나오더군요.
놋그릇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장균의 하나인 O-157 균을 죽이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져 새삼 주목받고 있는 식기입니다. 또 놋그릇은 온도를 유지하는 기능이 뛰어난데요, 따뜻한 음식은 오랫동안 따뜻하게 차가운 음식은 오랜 시간 차갑게 먹을 수 있도록 하기에 면요리에 알맞은 그릇같습니다.
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놋그릇을 보면 보석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설거지할 때 반드시 결대로 닦아 주어야 합니다. 지그재그 방향이 아닌 원래 놋그릇의 결대로 닦아야 그릇에 손상이 가지 않습니다.
또 설거지를 마친 후에는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아서 보관해야 얼룩이 남지 않습니다.
어릴 때 제사나 명절을 앞두고 고모는 놋그릇을 힘들여 닦았는데 요즘은 놋그릇용 수세미가 나와 있기도 합니다. 놋그릇이 좋다는 건 알지만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기도 합니다.
의령소바·장터국밥에서는 국내산 메밀 100%며 화학첨가물이 들어가지 않고 생면을 직접 뽑는 생면 제조실이 있기도 했습니다.
국수, 냉면, 묵, 만두, 전병 등 다양한 음식의 식재료로 사용되는 메밀은 동아시아의 북부 및 중앙아시아, 바이칼호, 만주, 아무르강변 등이 원산지이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재배하고 있습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자라는 메밀은 현재는 강원도 봉평지역 특산물로 자리잡았으며 메밀꽃 축제도 있습니다.
메밀에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 B1, B2, 니코틴산 등을 함유하여 영양적으로 우수하며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 등의 혈관손상을 예방하는 루틴(Rutin)의 함량이 높습니다.
장터해장국과 온소바를 달라고 하니 선지가 없어 장터해장국은 안된다고 하기에 장터소국밥과 메밀전병을 주문했습니다.
영업장의 분위기는 엄숙할 정도로 손님들이 모두 조용히 식사를 했기에 일어서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의령소바·장터국밥의 차림표입니다.
드디어 장터국밥과 온소바가 나왔습니다. 음식을 처음 볼 때 장터국밥은 아닌것 같았는데 다 먹은 후 얼라아부지에게 맛을 물어보니 얼큰하며 개운하다고 했습니다.
牛시장이 있는 지역은 소고기장터국밥이 유명한데, 의령은 장터국밥과 망개떡, 소바가 전국적으로 유명합니다.
반찬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온소바입니다. 역시 쇠고기 장조림 고명이 올려져 있으며 숙주, 양배추 등 채소가 듬뿍 들어 있었습니다. 소바향은 국물과 면과 숙주맛이라고 할 정도로 아삭하게 씹히는 숙주나물이 일품이며, 면보다 국물을 먼저 한술 먹어보니 멸치맛이 났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가 생활했던 사람들이 해방 후 광복의 기쁨을 안고 하나둘 고향으로 돌아 올 무렵, 경남 의령군 부림면 신반 마을에도 할머니 한 분이 일본에서 돌아왔는데, 할머니는 일본에서 배워 와 종종 주위 사람들에게 대접했던 음식이 소바라고 합니다. 할머니의 메밀국수는 의령 전체로 소문이 퍼졌고, 할머니는 의령읍 장터 골목에 식당을 열었는데, 이것이 의령 메밀국수의 시작이었다고 하니 지금과 달리 서민음식이었지요.
의령 메밀국수는 쯔유 대신 따뜻한 국물에 면을 말았습니다. 마지막에 고명을 올렸는데, 우리 전통의 고명은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오색이 기본인 것이 특징이어서, 메밀국수에도 붉은색(장조림), 녹색(시금치), 노란색(깨 가루), 흰색(파 밑단), 검정색(김 가루)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인데 요즘은 영업장과 계절에 따라 고명이 달라집니다.
아래는 근처 소바향의 온소바입니다. 온소바의 내용에 더 충실한 소바같지요. 덜 삶긴 숙주나물맛이 일품이며 국물맛도 소바향의 국물이 더 감겼습니다.
어쨌던 잘 먹었습니다.
면은 찰기가 없었으며 국물은 여기 소바향의 맛과 달라 처음엔 이게 뭐지 했었는데 먹다보니 개운한 맛이 괜찮았습니다.
메밀전병입니다.
메밀은 식이섬유소가 많아 변비에 좋고, 메밀에 함유된 루틴이 혈관 벽의 저항력을 향상시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에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차로 따뜻하게 마셔도 좋고, 면으로 즐겨도 맛있는 메밀에 전병까지 곁들였습니다.
메밀전병은 메밀가루와 물, 소금을 섞어 걸쭉한 농도로 맞추어 식용유를 두른 팬에 메밀반죽을 한 국자씩 떠 넣어 전병을 얇게 부쳐 당면, 김치 등 소를 만들어 전병에 넣어 말아 기름에 구운 음식입니다. 간식으로 좋지요.
소바집에 가면 음수가 언제나 메밀차입니다. 메밀차는 향과 색이 곱기에 자꾸 마시게 되는 차입니다. 메밀차와 추가 밑반찬은 셀프였습니다.
영업장 한쪽에 의령소바·장터국밥의 차림표가 있었습니다. 보통 차림표에 원산지가 표시되어 있는데 이곳은 따로 있더군요.
돼지고기, 메밀면의 면, 배추만 국내산이며 너머지는 다 물건너 왔습니다. 이 배신감은 뭐지, 확 깨더군요.
가정에서 한우를 고집하더라도 음식점에 가면 알게 모르게 수입산쇠고기를 먹게 됩니다. 언젠가 생태숲 걷기후 5월이었지만 너무 더웠기에 냉면을 먹었습니다. 비빔냉면과 함께 나온 육수가 온육수였는데 온육수가 너무 시원하여 재주문을 하여 먹기도 했었습니다. 나중에 계산을 하려고 차림표를 보니 온육수의 소고기뼈 원산지가 미국이었기에 토할뻔 했습니다.
미국산 소고기가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 정서에는 아직은 우리땅의 먹을거리를 우선(업자들이 원산지를 속여서 판매를 하니 우리 먹을거리가 우선인 듯)으로 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도 한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주문전에 원산지 확인을 하지 않은 잘못이 있으며, 영업장에서는 속이지 않고 정직하다는 뜻도 있습니다.
온소바의 고명인 장조림이 미국산이었으며, 국밥종류도 다 물건너온 고기였습니다. 심지어 몸에 좋은 메밀차라고 해놓고 원산지는 중국이었습니다. 이러면 의령 장터국밥이 아니며 절대 몸에 좋은 메밀차가 아니지요.
우리가 음식값을 내고 사 먹은 의령소바·장터국밥은 전국으로 체인점이 있기도 했습니다. 쌀은 원산지 표시도 없군요. 믿고 먹는 음식가지고 이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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