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따듯한가 싶다가도 다음날이면 매서울 정도로 차가워지는 한겨울입니다. 그러다보니 감기와 독감이 유행이며 독감백신 타미플루의 부작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기도 하는 요즘입니다.
감기를 예방하거나 겨울 건강을 위해 식사전이나 후 따듯하게 마실 수 있는 차를 준비했습니다.
겨울 약차
사철 마시는 차이긴 하지만 겨울이면 생수 양이 거의 줄지 않을 정도로 약차를 마시게 되는데 재료는 대부분 텃밭에서 생산한 것들입니다.
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차에 따라 식욕증진, 혈액순환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약차의 재료는 계절에 따라 바뀌기도 하는데 겨울 약차 재료입니다.
느릅나무, 망개나무 뿌리, 오가피와 꾸지뽕나무 가지와 뿌리, 수세미와 여주 말린 것, 대추, 헛개나무열매입니다.
느릅나무(유근피)차는 코 감기, 비염 등에 특히 좋은 약초로 전해지며, 오가피나무는 두릅나무과로 뿌리껍질을 오가피라하며 뿌리와 줄기의 껍질을 약재로 사용하는데 주로 순환계·신경계·운동계 질환을 다스립니다.
꾸지뽕나무는 뽕나무과로 동의보감에는 '몸이 허하여 귀먹은 것과 학질을 낫게 한다.'라고 했습니다. 그 외에 민간에서는 부인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혈당 조절과 노화 억제에 효능이 있다고 하여 건강식품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헛개나무는 갈매나무과 헛개나무속으로 열매는 둥글고 갈색이 돌고, 종자는 편평하고 열매자루는 불규칙하게 울툭불툭 살이 찌며,10월에 성숙하는데 대추와 함께 밀양에 많았습니다.
열매자루는 달기 때문에 식용으로 하고 과주를 담그기도 하며 약용으로 주독을 제거하는데 쓰이므로 경제성이 있는 나무로 과실에는 다량의 포도당, 사과산, 칼슘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효능은 大小便不利(대소변불리)를 다스리고 全사지마비, 류머티즘에 의한 마비를 치료한다고 전해집니다.
대추나무도 갈매나무과로 쓰임이 많은 약재겸 식재료입니다. 강장, 완화, 이뇨, 진정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수세미는 박과로 호흡기질환을 다스린다고 하며, 여주도 박과로 맛은 쓰고 성질은 차며 천연인슐린으로 혈당을 내리게 합니다.
준비한 재료를 흐르는 물에 헹군 후 주전자에 담아 물 2리터를 부어 끓입니다. 저희는 삐삐주전자를 이용하는데 약차가 끓으면 삐~소리가 나는데 이때 뚜껑을 열고 불을 중불로 하여 10여분 더 끓여 마시면 됩니다. 감기기운이 있을 때는 꿀을 넣어 마셔도 되며 보온병에 담아 종일 따듯하게 마시며, 여름에는 차게 하여 마시는 한방 건강차입니다.
모과차와 대추차
여름보다 겨울에 따듯한 차를 더 찾게 되는데요, 유자차, 레몬차, 생강차, 모과차, 대추차가 겨울차로 좋은데 요즘은 작두콩차와 우엉차도 많이 시판되더군요. 또 열대과일인 노니차와 원액, 분말도 요즘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많은데 국내제조 제품에서 쇳가루가 나왔다는 뉴스가 있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차라도 불순물이 있다면 좋은 차가 못 되니 번거롭더라도 재료를 직접 구입하여 만들면 좋을 듯 합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아름다운 꽃을 보면 마음이 아름다워지며 좋은 생각을 하면 마음이 좋아집니다. 우리의 생각과 눈길 손길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마음은 달라지지요.
우리는 친구를 만나거나 이웃을 방문하거나 집에 손님이 오면 차를 대접하거나 받기도 합니다. 차의 종류는 다양하며, 손수 마련하지 않아도 판매중인 차를 쉽게 구할 수 있다보니 차를 마시는 일은 우리의 일상과 멀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통차를 우려 마시는 일을 형식에 맞추느라 번거로워 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 알려진 다도는 일본식의 변형에 불과합니다. 일본인 특유의 형식을 중요시 하는 다도를 우리 것인양 착각하고 있는데 차 마시는 법을 복잡하게 정해놓고 그 형식 자체를 다도라고 합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도회나 다도강좌들이 대개는 이런 일본식 다도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차 문화의 전형적인 특징은 실제생활과 격리되어 생각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모든것의 기준이 당대를 살아가는 일반 서민의 실생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우리차를 마시는 방법은 특별한 격식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실생활에서 그 말대로 다반사로 일어나는 것이지, 실생활과 격리되어 저 높은 곳에 있는 무엇이 아닌것입니다. 하니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지요. 그저 내 방식대로 우리거나 덖거나 재거나하여 취향에 따라 뜨겁게도 좀 덜 뜨겁게도 마실 수 있으며, 찻잔 또한 구애받을 필요없지만 도기 종류면 좀 더 따듯한 차를 즐길 수 있을 듯 합니다.
단맛이 돌며 따듯한 대추차입니다. 담근지 열흘 되었습니다.
굵고 빛깔이 좋은 최상품 밀양 대추입니다.
대추나무는 갈매나무과의 낙엽 활엽 교목으로 높이 6~8m까지 자라며 줄기는 굴곡하며 자라고, 수피는 세로로 터져서 검은 갈색을 띠며 잎은 광택이 나는 연녹색입니다. 5~6월에 엽액에서 연황색 작은 꽃이 피며, 열매는 타원형으로 9~10월에 붉은 갈색으로 익습니다.
그 색이 붉다 하여 홍조(紅棗)라고도 하는데, 홍조는 찬 이슬을 맞고 건조한 것이라야 양질의 대추가 되는데, 과육에는 주로 당분이 들어 있으며 점액질·능금산·주석산 등도 들어 있습니다. 씨에는 베툴린·베투릭산·지방 등이 들어 있어 한방에서는 이뇨강장·건위진정·건위자양의 약재로 널리 쓰이며, 대추는 식용으로 널리 쓰이는데 겨울철 대추차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른쪽(▶)의 대추차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대추와 약간의 생강을 넣어 2시간 정도 고아 대추가 푹 물러지면 채반에서 으깨어 주면서 흘러내린 대추물을 끼얹어 계속 으깨어 줍니다. 이렇게 내린 대춧물을 30분 정도 더 끓여주면 진한 대추차가 되는데 대추 자체가 달기에 꿀 등은 따로 넣지 않아도 좋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일상도 귀찮아집니다. 하여 간단하게 대추차를 준비했습니다.
대추를 물수건으로 닦은 후 씨앗을 뺀후 적당한 크기로 썰어 줍니다.
꿀에 잴건데요, 대추와 꿀을 번갈아 보관병에 담습니다. 마지막에는 꿀로 덮어 줍니다.
꿀은 벌들이 꽃에서 따와 그들의 꿀주머니에서 만들어내는 달고 끈적끈적한 짙은 황금색의 액체 식품으로 약 18%의 수분을 함유하며, 약산성으로 살균효과가 있으며 소화 흡수가 빠른 식품으로 옛날 사람들에게는 유일한 당원(糖原)이며 약으로도 중요했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벌꿀은 오장육부를 편안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며, 비위를 보강하고 아픈 것을 멎게 하며 독을 풀 뿐 아니라, 온갖 약을 조화시키고 입이 헌 것을 치료하며 귀와 눈을 밝게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꿀 속에는 사람에게 필요한 미네랄과 비타민이 듬뿍 들어 있어, 피로 회복에 좋다고 합니다.
따듯한 물을 부으니 대추향이 은은하게 났으며 색도 잘 우러났습니다.
못생김의 대명사 모과입니다. 성흥사 공양간에서 찍었습니다.
밀양 오연정 뜰의 모과입니다. 당시 상하지 않은 모과 몇 개를 주워와 한동안 향기를 맡은 후 모과차를 만들었습니다.
열매는 원형 또는 타원형이며 지름 8~15cm로서 대형이고 목질이 발달하며 9월 ~ 11월에 황색으로 익고 향기가 좋아 방향제로 이용하면 좋은 과일입니다.
모과의 과육은 시고 딱딱하며 열매의 향기가 그윽하여 차나 술을 담그는데 사용하는데 모과차는 환절기 감기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봄날 꽃이 필 때 잠시 눈길을 주었다 이내 눈길을 거두는 모과나무는 가을 열매가 노랗게 익으며 단풍이 들때 다시 눈길을 주는 과수입니다. 모과란 이름은 나무에 달린 '참외'란 뜻의 '목과'가 변한 것으로 서리가 내리고 잎이 떨어질즘 향기가 가장 좋다고 합니다.
모과에는 다양한 효능이 있지만 대표적인 효능은 혈액이 순환되도록 도와주고 기관지에 좋은 작용을 하여 기침 감기를 예방 및 치료해 주는데, 모과에는 사포닌·구연산·비타민C·플라보노이드 등이 풍부해 피로회복에도 좋습니다.
모과는 과육이 없을 정도로 딱딱하다보니 주로 모과주나 모과차로 소비가 되는데, 조심스레 채를 썰어 꿀에 재웠습니다.
모과차는 대추차보다 일주일 정도 먼저 담갔습니다. 그러하다보니 향이 잘 우러났습니다.
잰 모과를 도기컵에 담아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도 되며 거름망이 있는 다구를 이용해도 됩니다.
생강차
생강차입니다.
생강은 주로 향신료로 이용하는데, 잎은 줄기의 위쪽에 두 줄로 어긋나게 배열되며 잎몸은 선 모양의 댓잎피침형으로서 양 끝이 좁으며 밑 부분이 긴 잎집으로 되어 있는데 마치 대나무 잎처럼 생겼습니다.
생강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데, 향기가 강하고 맛은 쓰고 맵습니다. 예로부터 감기와 콧물 증상에 많이 쓰던 약이자 식품으로 여기는 것이 바로 생강인데요, 먹어보면 매운 듯하면서 개운한 맛이 들기도 합니다.
'논어'에서 생강은 정신을 소통시키고 체내의 탁한 악기를 없앤다고 하며 매일 섭취를 했다고 적었습니다.
생강은 감기의 오한 증상이나 코막힘의 초기 증상에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조선의 왕들도 감기에 걸리면 생강을 이용한 차를 마시며 치료한 기록이 있습니다. 선조가 오랫동안 기침을 하자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치료하기 위해 생강과 귤껍질을 함께 우려낸 강귤차와 과반환이라는 약을 함께 복용하였으며, 영조도 까닭 없이 콧물이 쏟아지자 생강과 소엽으로 끓인 차를 먹고 진정이 되었다는 내용이 승정원일기에 남아 있습니다.
생강차도 대추나 모과차처럼 적당한 크기로 썰어 꿀에 재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따듯할 물을 부어 마시면 됩니다.
생강차를 위처럼 직접 담지않고 얼라아부지가 기침이 심하여 편강을 구입할 때 농축액으로 구입했습니다.
상표를 보면 완주 봉동 편강, 생강 농축액이 보입니다. 생강은 주로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에서 대량으로 생산되었으나 오늘날 전국 생산량의 35%를 차지하는 안동이 새로운 생강 주산지로 급부상하였고 합니다.
생강은 원래 우리나라에서 재배되지는 않았으며 인도와 중국이 원산지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강을 재배했던 곳이 전북 완주 봉동으로 알려져 있는데, 고려 초기 만석이라는 사람이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가 중국 봉성에서 생강 뿌리를 얻어 와서 우리나라에 심었는데 재배하는데 실패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에 백발의 도사가 나타나서 동네 이름에 봉(鳳)자가 들어간 곳에다가 심어라고 하여 전남 나주 봉황 지역과 황해도 봉상 지역에 심었으나 역시 실패를 하고 마침내 전북 완주군 봉동 지역에 심어 재배에 성공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의 완주 봉동에는 봉실산이 있는데 이 봉실산을 둘러싼 추동마을과 신봉마을, 은상마을에는 각각 세 개의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 아래에서 최초로 생강이 발견되어 봉동에서 생강을 재배하였고 이를 토종 생강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지금도 봉동에는 생강을 재배하고 보관하기 위해 집 밑에 저장창고를 만들었는데 생강굴(시앙굵)이라고 부른답니다.
편강입니다.
생강 껍질을 벗겨 얇게 저민 후 물을 넉넉히 붓고 10시간 정도 담가 매운 맛을 뺀후, 끓는 물에 매운맛을 뺀 생강을 넣고 20분 정도 삶은 후 찬물에 재빨리 헹구고 채반에 밭쳐 식혀 물엿을 넣고 흰 설탕을 솔솔 뿌려 가면서 맑고 투명하게 조린 다음 건져 설탕을 묻혀 말린 게 편강입니다.
생강액을 적당량 컵에 따른후 편강 한 조각을 넣은 향이 좋은 생강차입니다.
모든 음식이나 약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인데요, 생강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 궤양부위의 출혈을 촉진할 수 있음으로 위가 약하 거나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이 있는 사람은 생강의 과한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넘치면 모자람보다 못 하다고 했습니다.
뭐든 적당히 먹고 건강하게 겨울을 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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