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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슬포슬 탈수 아나고(붕장어)회, 얼마만인가

by 실비단안개 2019.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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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장안의 국수전문점인 풍경은 오전 11시에 영업을 시작한다고 했기에 장안사에 들린 후 전화를 하니 쉬는 날이라고 했습니다. 대룡마을로 가면서 뭐 먹고 싶은 거 이야기를 하라고 하니 얼라아부지가 아나고회를 먹자고 했습니다. 동생은 생선회를 즐기지 않지만 응했습니다.

대변으로 가야겠네.

그런데 며칠전 다녀온 칠암포구였습니다. 칠암포구에 다시 올 줄 몰랐는데 이틀만에 왔네.

칠암포구변으로 횟집촌이 많으며 칠암 붕장어 회가 유명하다보니 붕장어등대도 있습니다.

아나고회 맛집을 검색하긴 했지만 많은 횟집중 간판이 잘 보이며 1967년 영업을 시작한 꺼먹동네로 들어 갔습니다.

 

 

입구와 달리 영업장이 꽤 넓었습니다. 흙시루보다는 규모가 작긴 했지만 흙시루마냥 방이 따로 있었으며 입구에서는 장어 애벌구이를 하고 있었고 계산을 하는 곳도 따로 방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안내에 따라 손님이 가득한 방이 아닌 큰방이지만 우리만 손님이 되어 자리에 앉았습니다.

 

 

 

차림표입니다.

아나고회는 붕장어회를 말하는데, 붕장어는 '아나고'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일본말입니다.

붕장어는 먹붕장어과로 몸의 생김새는 거의 원추형으로서 장어와 비슷하며 몸길이는 90㎝ 이상에 달하며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합니다.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는 해대려(海大鱺)라 하고, 그 속명을 붕장어(弸張魚)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한 설명으로서는 "눈이 크고 배안이
묵색(墨色)으로서 맛이 더욱 좋다."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붕장어회 한 접시와 우럭매운탕으로 부탁했습니다.

 

 

음식이 나올동안 벽을 살피니 문을 연지 반백년이 된 꺼먹동네 안내가 있었습니다.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의 음식점은 100년 역사가 드물다고 하는데, 부산 우암동의 내호냉면이 100년 역사에 4대째 운영된다고 했는데, 꺼먹동네도 이대로 간다면 100년 역사의 음식점이 될 듯 하지요.

 

 

우리는 창문가에 앉았다보니 밖이 훤히 보였습니다. 창문밖에서는 마을 주민인 듯 한 아주머니가 다시마를 저울에 달아 포장을 하고 있었으며, 도로 건너편에는 가판대가 있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0일날에 만나지 못 한 풍경이었기에 식사후 구경을 하자고 했습니다.

 

 

밑반찬으로 나온 메추리알, 옥수수샐러드, 고구마입니다. 지난해엔 고구마를 재배하지 않았더니 고구마가 당겨 두 번이나 사서 쪄먹기도 했는데 심이 있어 재미가 없었는데 여기 고구마는 물고구마였으며 심이 없어 먹을만 했습니다.

 

 

드디어 붕장어회가 나왔습니다. 탈수한 붕장어회는 마치 밥알처럼 뽀얗고 얇게 썰어졌습니다. 더군다나 탈수를 했다보니 포슬포슬하며 먹기에도 그만입니다.

부산 살때는 가끔 탈수 붕장어회를 먹었는데 진해에 온 후는 몇년전 태종대 여행후 먹은 게 마지막이라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장어회를 먹을 경우 탈수를 하지 않다보니 쫄깃한 맛은 있으나 물컹하여 맛이 나지 않았거든요.

 

 

붕장어 기본상차림입니다. 초고추장이 큰그릇에 담겨져 나왔으며 앞접시에 양배추를 썰어 위는 콩고물을 올렸습니다. 콩고물위에 초고추장을 얹어 붕장어회를 비벼 먹으면 포슬한 회가 고소하기까지 합니다. 워낙 얇게 썰었기에 입에 넣으면 녹을 정도까지 되고요.

 

 

 

이어 우럭매운탕이 나왔습니다. 큰우럭이라 그런지 무는 1도 없었지만 국물이 칼칼하며 시원했습니다.

 

 

동생이 바빴습니다. 각자의 접시에 초고추장을 끼얹어 주었으며 우럭매운탕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제가 회보다 매운탕을 좋아하다보니 제게 먼저 주었기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조금씩 돌아 갔습니다.

 

 

 

이집은 밥이 맛있는데 잡곡 몇가지를 넣어 지은 밥으로 좋아하는 조도 들어 있었으며 밥은 약간 고슬했습니다.

매운탕과 함께 나온 찬은 김치와 나물류였는데 횟집촌이지만 맛과 가지수를 보니 바가지를 씌우는 집은 아닌 듯 했습니다.

 

 

 

올케가 먹는 붕장어회와 제가 먹는 방식의 회입니다. 저는 채소없이 접시에 회를 담아 간장을 끼얹은 후 초고추장에 비벼 먹었습니다. 이래도 맛있고 저래도 맛있지만 회 본래의 맛을 즐기려면 채소쌈 등과 먹는 것보다 생선회 자체만 먹는 게 생선회 본래의 맛을 깊이 느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식사를 하는 사이 방이 가득찼습니다. 점심때가 되었습니다.

서빙하는 분이 어린 학생들 같았는데 음식점이다보니 추워도 문을 열어 두어야 했기에 짠한 마음이 들었는데 모두들 웃으며 서빙을 했고, 커피를 내리니 쟁반을 챙겨주며 옆에서 거들어주기까지 했습니다. 하여 계산후 몇 번이나 잘 먹었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꺼먹동네 건너편 수협입니다. 금리가 워낙 세기에 찍었습니다. 여기서는 정기예금 5년이라도 4%가 되지 않는데 3년만기 정기적금이 4%였습니다.

 

 

전전날에는 해가 질 무렵이라 장사를 마쳤던 모양입니다. 파라솔 아래에는 각종 해산물을 팔고 있었지만 규모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올케는 김 한 톳과 멸치젓갈을 구입했으며 저는 크고 두꺼운 다시마를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친정에 들고 가니 좋은 걸로 잘 샀다고 했습니다.

 

 

 

부둣가에는 여전히 어망손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새해라고 달라진 게 없는 포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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