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
전날 용원의 봄내에서 들깨탕을 먹었었는데 하도 맛있었기에 친구들에게 들깨탕 먹으러 가자고 했습니다. 용원으로 가고 있는데 용원 친구가 봄내 정기휴일이라며 다른 데 가야 겠다고 했습니다. 봄내앞에서 친구를 태워 용원 바닷가 근처로 가니 도다리쑥국 현수막이 있었기에 그 집으로 갔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용원의 많은 횟집이나 밥집에는 도다리쑥국을 별미로 내놓기에 어느 집으로 가나 맛이 비슷할 것 같아 먼저 보인 집으로 간 겁니다.
진해의 봄도다리는 가을 떡전어만큼 유명하며 도다리낚시 또한 유명합니다. 진해만이 좀 괜찮은 바다인 모양입니다.
또 이맘때면 햇쑥이 맛있을 때라 봄 바다와 파릇파릇 육지가 만나 만들어 낸 음식이 진해 도다리쑥국입니다.
홀에서 직원들이 식사중이었기에 방으로 들어 갔습니다. 도다리쑥국에 멍게덮밥으로 할 경우 도다리쑥국의 양이 적다고 하기에 도다리쑥국으로만 달라고 했습니다.
기본찬입니다. 김치옆의 코다리같은 건 아구조림이며, 나물 두 가지, 지짐, 간장게장과 김치 세 종류, 채소샐러드입니다.
도다리쑥국은 깊은 전골냄비에 나왔습니다. 휴대용 가스렌지에서 한소큼 더 끓인 후 개인 대접에 덜어 먹어야 했습니다.
도다리쑥국은 들깨가루를 넣어 고소한 맛까지 더 했습니다.
도다리입니다. 앞쪽것은 그물로 잡은 도다리며 작은 도다리는 배낚시 도다리인데 횟감용입니다.
도다리는 가자밋과로 몸의 길이는 30cm 정도이며, 누런 갈색 바탕에 어두운 갈색 반점이 있고, 두 눈은 몸의 오른쪽에 모여 있으며, 눈이 없는 쪽은 흰색입니다. 도다리는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흰살 생선으로 비타민A가 많이 들어 있어 감기를 비롯해 감염성 질환에 저항력을 높여주고, 시력보호 효과도 있다고 하며, 노화를 방지하는 비타민 E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봄철 도다리는 산란을 끝내고 자신의 몸을 추스르기 때문에 영양가가 높고 살이 실하여 지금부터 5월까지가 가장 맛있으며, 향이 은은한 쑥을 곁들이면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돋웁니다.
기온이 높다보니 쑥이 정말 쑥쑥 자랐습니다. 도다리쑥국을 먹은 다음 날 텃밭에서 캔 쑥입니다.
곰이 쑥 1다발과 마늘 20개를 먹고 사람으로 되었다는 한국의 개국설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쑥은 신비한 약효를 지니는 식물로 예로부터 귀중히 여겨왔으며, 요리의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섬유질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는 쑥은 고혈압을 개선해주는 효능이 있는데 쑥은 콜레스테롤을 제거해주고 체내의 노폐물을 제거하여 혈압을 낮춰주며, 피를 맑게 도와준다고 합니다.
쑥은 면역력 증강과 해독작용에 좋다고 하는데요, 백혈구는 혈액속에서 해로운 병균을 잡아먹는 세포로 쑥은 이 백혈구의 수를 늘려 면역기능을 높여준다고 합니다. 쑥에 함유되어있는 체네올 이라는 성분은 쑥의 특유한 향기를 나타내는데 체네올은 대장균, 디프테리아균을 죽이거나 발육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을 뿐아니라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하요 소화를 돕는 작용까지 하는데 몸이 중금속이나 더러운 독에 의해 오염된 몸을 살균하는 효과 또한 뛰어나다고 합니다.
쑥에 함유되어있는 비타민, 미네랄 등은 간의 해독기능과 지방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피로 회복 및 체력개선 기능을 하며, 인체 내의 다량의 자유 라디칼이 빛이나 방사선 등의 영향을 받아 혈액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과산화지질을 만드는 과정중에 노화가 진행되는데 쑥은 탄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항산화효과가 있어 세포의 노화를 방지한다고 합니다.
또 쑥은 몸 안의 냉한 기운과 습한 기운을 내보내는 작용을 하는데 여성이 겪는 만성적인 허리질환의 통증과, 어깨 통증 및 냉기와 습기를 해소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여 각종 여성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니 여성을 위한 식재료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촌에서 태어나 어촌에서 자랐으며 지금도 어촌에 살다보니 생일 미역국을 끓일 때도 쇠고기보다 도다리나 고랑치를 선호할 정도로 해산물을 좋아 합니다.
3월의 국인 도다리쑥국입니다. 도다리가 아주 실했으며 쑥향 또한 향기로웠습니다. 도다리쑥국을 보면 맑은 기름이 떠 있는데 큰도다리를 물이 끓을 때 넣어 푹 끓이면 이렇게 기름이 동동 뜹니다.
지방이나 가정마다 도다리쑥국을 끓이는 방법이 다 다를텐데 친정엄마는 묵은지를 송송 썰어 넣기고 하며, 통영의 어느 밥집에서는 무를 넣고 고춧가루를 넣기도 했습니다.
살이 도톰하며 알도 많았습니다. 이 알을 제가 먹었으니 도다리 몇 천 마리쯤은 먹었겠지요.
생선매운탕이나 생선국은 생선살과 뼈를 발라 뼈를 건져내고 먹어야 제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대로 먹을 경우 뼈를 발라느라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 하거든요.
전골냄비가 나오도록 일찍 찍었어야 했는데 또 늦었습니다. 여자 셋이 진짜 잘 먹었습니다.
지짐은 파전이었으며, 게장은 약간 짬조롬한 정도였고 아구조림은 꼬들했으며, 물김치는 봄동으로 담갔더군요. 전골냄비의 도다리쑥국은 다섯 대접 정도 나오는 듯 했습니다. 대접이 면기보다는 조금 작은 듯 했습니다. 도다리쑥국 가격은 1인 2만원이었습니다. 3월의 특미다보니 해마다 값이 오르는 듯 합니다. 여자들은 남이 차려준 밥을 가장 맛있게 먹는다고 할 정도로 가정에서 식사 준비는 결코 쉽지 않기에 비록 2만원이지만 한 번쯤은 먹어 주어도 좋을 듯 한 봄맛이었습니다.
뽀얀국물까지 다 먹어 주었습니다.
밥값 계산은 우리가 했으며 사진은 휴대폰으로 찍었습니다.
'다락방 > 우야든둥 잘 묵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 오는 날 다슬기 들깨탕과 멸치 회무침은 흐뭇 (0) | 2019.03.21 |
---|---|
봄 한 접시, 적갓 · 겨울초 · 쪽파 김치 (0) | 2019.03.19 |
땅속의 붉은 보물 적하수오 첫 채취 / 법제와 효능 (0) | 2019.03.07 |
설 명절, 대중적인 튀김 몇 가지와 삼색꼬지 (0) | 2019.02.05 |
추위에 얼큰하며 뜨끈한 선짓국 한 그릇으로 (0) | 2019.01.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