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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사람이 있는 풍경

블로그 이웃과 부산 관광특구 누비다

by 실비단안개 2011.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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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맺어준 인연

 

지난해 5월에 진해를 다녀간 규화언니와 누리가 왔습니다.

전남 곡성 석곡에서 진해까지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규화언니는 가끔 누리와 우리집을 방문해 줍니다.

규화언니가 우리가 언제부터 인연이 되었는지 묻습니다.

2006년 1월 말경 행방불명된 우리 어머니 찾는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린 후니 햇수로 꽉 찬 5년입니다.

당시의 인연으로 가끔 만나는 옹달샘언니와 규화언니의 마음을 행여 꿈에라도 잊을까 염려가 될 정도로 고마운 분들입니다.

물론 다른 분도 몇 분 있습니다.

설날에 그러셨으니 설날과 함께 우리 어머니 기일도 다가오네요….

 

남포동 극장가와 먹자골목

 

18일, 큰아이가 여행중이라 시들한 결혼기념일이 될 것 같아 규화언니와 하루를 한껏 보내기로 작정했습니다.

규화언니와 누리가 오전 11시경 도착하여 블로그의 부산 먹자골목을 보더니 김달진문학관은 나중에 가고 부산으로 먼저 가자고 합니다.

규칙이 정해진 듯 누리는 언제나 뒷자리에 앉습니다.

 

자갈치 공영주차장에 주차후 남포동 극장가로 가는데 생각보다 멀었으며 추위가 수그러들긴 했지만 모자를 썼습니다.

누리 옷이 얇은 것 같은데 아기는 괜찮답니다.

묶은 머리 망가진다고 모자도 쓰지 않고 씩씩하게 앞장서 걷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극장가는 한산합니다.

극장앞의 먹을거리를 파는 곳도 한산하여 골목을 빠져나가는데 번잡하지 않아 좋긴 했지만 이건 내 체질이 아니라 처음 찾은 도시마냥 두리번 거리기도 했습니다.

 

극장가 골목의 바닥타일을 티비 등에서 봤다며 감독과 배우들의 손모양과 사인을 세세히 보며, 아~ 누구구나 하기도 했습니다.

 

누리는 배가 자주 고픕니다.

청소년기에는 무쇠도 녹일 정도니 누구라도 그러하겠지만 누리는 먹성이 더 좋은 편 같습니다.

걸으며 배 고프다를 연발했기에 극장가를 빠져 광복로를 지나 먹자골목으로 갔습니다.

 

며칠전 먹자골목을 찾았을 때 보다는 한산했지만, 우리가 자리에 앉으니 손님들이 하나 둘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며칠전 떡볶기와 잡채 사진을 찍은 이모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1박 2일 이승기가 비빔당면을 먹은 옆집입니다.^^

 

우리는 골고루 달라고 했습니다.

잔치국수, 비빔당면, 충무김밥, 떡볶이를 나눠 먹으며 괜찮은 맛에 모두 함박이 되었습니다.

 

규화언니와 나는 점심이라고 생각하며 먹는데 누리는 한사코 간식이라고 합니다.

충무김밥에 밥이 있으니 점심이라고 했지만, 누리는 친구들과 간식거리로 생각하며 평소에 먹는다고 했는데, 국제시장과 주변에 먹을거리가 천지기에 배가 고프면 또 먹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앉은 자리에서 유자차와 커피를 마셨는데, 충무김밥집의 이모만큼 커피이모도 푸짐하여 커피가 많았습니다.

커피킬러인 제가 커피 양이 많다고 하면 진짜 많은 겁니다.^^

 

중고음반은 추억음반

 

위가 든든하니 추위가 한풀 꺾인듯 했습니다.

먹자골목 - 우리가 먹은 곳 약간 비켜 중고음반점 먹통닷컴이 있습니다.

며칠전 혼자 좋아라하며 구경을 했기에 음악에 조예가 깊은 규화언니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먹통닷컴 2층은 레코드 일부와 DVD, CD, 테프 등을 매입하거나 판매하며 택배배송도 가능합니다.

마침 멀리 보낼 음반을 포장중이었으며, 단 돈 1000원하는 레코드와 테프도 있더군요.

먹통닷컴 3층은 희귀음반 등 레코드를 판매하는 곳인데 토요일과 일요일은 쉬니, 먹통닷컴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 먹통닷컴 : http://www.mucktong.com/

 

 

규화언니는 교회에서 지휘를 하다보니 여러 음반을 눈여겨 보며 그 중 하나를 골랐으며, 누리가 모를 것 같은데 가을동화 CD를 꺼내 가을동화도 있네 합니다.

문근영양이 시청자를 많이 울린 드라마가 가을동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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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듣고 싶은 곡은, 오래전의 영화 나자리노와 어린날 레코드점 앞을 지날 때면 듣던 박인희의 얼굴입니다.

나자리노는 첫사랑이 좋아 한 음악으로 이 영화는 많은 관객을 불렀고, 박인희의 얼굴은 처녀인 고모곁에서 읊으며 유행가(지금은 대중가요)에 눈을 떴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는 트로트를 모르기에 인생을 모른다고 하지만, 트로트보다 조용한 노래나 시낭송이 좋으며 사람이나 풍경이 그리울 때는 가슴이 터질듯한 노래를 듣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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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 굴 / 박인희(박인환 글)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를 꽂고 산들 뭘 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뭘 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 밤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른다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싶다는 단 한마디


먼지 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3층 레코드점으로 갔습니다.

사장님께 사진 찍는 일을 허락받고 내부를 구경하며 레코드가 돌며 들려주는 음악을 들었습니다.

외국인이 손님인지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사람은 열심히 노래를 고르며 음악을 들었고, 사장도 음반 점검중인지 여러장의 판을 올렸다 내렸다 했습니다.

옛날노래 고별과 이연실의 노래가 흘렀습니다.

박인희와 이연실의 30년도 넘은 판이 우리집에 있지만 그것들을 들을 일은 이제 없습니다.

아주 귀하거나 고급스러운 음악은 모르지만 옛스런 분위기를 좋아하기에 다시 들린 먹통이었지만 아직은 주인이 익지않아 좀은 주춤거렸는데 국제시장이나 자갈치쪽에 간다면 들려 얼굴을 익혀야 겠습니다.

 

▲ 가운데 축음기는 부산 근대역사관에서

 

 

보수동헌책방 골목에서

 

국제시장에는 참 많은 것들을 있습니다.

옷과 여자들의 악세사리는 기본이며, 그릇도 있고 시계나 전축을 고치는 곳도 있습니다.

요즘이야 고장이나면 대부분 버리지만 옛날엔 수리에 수리를 하여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사용했기에 국제시장의 수리점 골목은 지금과는 달리 복작됐을 때가 있었습니다.

2층 한복점도 마찬가집니다.

요즘은 한복을 많이 입지도 않거니와 대부분 행사용으로 대여할 수 있기에 한복점이 한산하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명절때면 한복을 입혔기에 2층 한복점과 부평동 맞춤집을 가끔 이용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국제시장 지하상가 위 도로를 무단횡단하여 부평동 시장을 끼고 보수동 헌책방골목으로 갔습니다.

책방골목은 여러 점포가 문을 열지 않았는데 오후 시간이 되면 달라질지 모르겠습니다.

겨울이 영영 겨울만이 아니듯이 새학기가 다가오니 좀은 나아질거고요.

 

조 춘(早 春) / 한용운


이른 봄 작은 언덕 쌓인 눈을 저어 마소
제 아무리 차다기로 돋는 움을 어이하리
봄옷을 새로 지어 가신 님께 보내고자

 

새 봄을 오단 말가 매화야 물어 보자
눈바람에 막힌 길을 제 어이 오단 말가
매화는 말이 없고 봉오리만 맺더라

 

봄 동산 눈이 녹아 꽃뿌리를 적시도다
찬 바람에 못 견디던 어여쁜 꽃나무야
간 겨울 내리던 눈이 봄의 사도(使徒)이니라.

 

언니에게 몇 집을 이야기했습니다.

북카페가 있는 집도 이야기 하고….

 

지난해 6월에 층을 올리고 있던 문화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책방골목 문화관은 8층으로 책 박물관과 북카페, 다목적홀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층은 주차가 가능했습니다.

 

책 박물관은 책방골목 역사를 담은 사진과 1950에서 70년대 유행했던 책과 당시 인쇄방법을 볼 수 있는 인쇄시설, 희귀도서, 책·걸상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문화행사를 진행합니다.

 

전시실 내용은 1학년 1반 교실 엿보기부터 리어카나 난장에서 책 팔기와 서당 풍경 등이 있고 옛날 교과서와 공책, 성적표의 변화과정도 소개되어 있는데 공책은 우리가 국민학교에 다닐 때 사용하던 공책이었습니다.

뒤돌아보면 너무 가난했던 우리나라지만 우리는 당시 우리가 가난하다고 느끼지 못했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뭐든 나눠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우리 세대와는 달리 지금의 아이들은 물질적으로 넘치기에 마음이 더 가난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부산 앞바다를 보고 싶어 하늘공원으로 가려니 준비중이었기에 북카페로 갔습니다.

북카페는 복층으로 진해 기적의 도서관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북카페는 아늑하며 문화행사 안내와 옛사람을 부르는 싯귀가 있는 소품과 간단한 먹을거리와 음료를 판매했습니다.

정호승의 지친 시가 벽에 기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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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역사관에 가면 일본이 보인다

 

책방골목 문화관을 나온 우리는 카톨릭센타를 이야기하며 신호등을 3개 건너 부산 근대역사관으로 갔습니다.

부산 근대역사관을 말하려면 미문화원 방화사건을 이야기 해야 하고 일제의 탄압을 빼놓을 수 없는 역사의 현장입니다.

부산 근대역사관은 일제강점기인 1929년 지어진 건물로서 최초에는 식민지 수탈기구인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 사용되었고, 해방 후인 1949년부터는 미국 해외공보처 부산문화원이 되었습니다. 이후 부산시민들의 끊임없는 반환요구로 미문화원이 철수하고 1999년 대한민국정부로 반환된 것을 그 해 6월 부산시가 인수하였습니다.

 

이 건물이 침략의 상징이었던 만큼 시민들에게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교육의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부산근대역사관으로 조성하여 2003년 7월 3일 문을 열었습니다.

 

 

역사관은 조용했으며, 우리는 3층부터 차례대로 전시품과 영상을 봤습니다.

17살 누이의 저고리를 보고 위안부 할머니의 눈물을 보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우토로를 이야기했습니다.

이 땅 하늘과 골짜기 어느 한 곳 아프지 않은 곳이 없지만, 진해가 임진왜란때 전 부터 수탈을 당한 지역이며 부산 또한 일본과 가깝다보니 더 아픈 지역입니다.

근대역사를 보면 정치인들에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갈치 시장에서 생선구이 먹다

 

근대역사관과 멀지않은 곳에 백산기념관이 있으며 용두산 공원이 있지만 짧은 겨울해를 탓하며 우리는 미화로를 걸어 자갈치 시장으로 갔습니다.

오랜만에 걸어보는 미화로가 첫길 같았으며 미화로와 광복로는 여전히 붐볐습니다.

시골과는 시끄럽고 복잡한 도시골목은 간판보는 재미가 위안이 되며 간판뒤의 뒷골목은 가리지않은 속살같아 편안함마져 안겨줍니다.

 

 

설날이 가까워오지 않아도 자갈치시장은 복작되는데 설날이 가까워오다보니 더한 것 같습니다.

규화언니는 자갈치 시장 구경이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영도 살 때나 영주동 살 때엔 자갈치까지 보통 걸어 다녔으며, 부산역과 마찬가지로 우리 동네다 할 정도로 정다운 곳입니다.

 

우리가 영주동 살 때 시영이 할머니는 자갈치에서 생선을 팔았습니다.

가끔 팔다 남은 생선을 얻어먹기도 했는데 할머니는 이제 아마 딴세상 사람이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누군가가 또 주인이 되어 생선을 팔 것이며 자갈치는 내내 자갈치로 살아갈 것입니다.

한 때는 왜놈이 치마같은 옷을 입고 경매를 봤던 자갈치시장입니다.

 

▲ 냉동상어를 전기톱으로 자르는 중

 

 

우리의 누리양 배가 고프답니다.

용원에서 회를 먹고 싶은데 누리양이 배가 고프다니 어쩌겠습니까.

평소 자갈치시장통을 다니며 먹고 싶었던 구이집앞을 지나는데 규화언니가 생선구이를 먹자고 합니다.

생선구이는 1인분씩 팔기도 하지만 모둠으로 팔기도 했기에 모둠 한접시를 달라고 하니 선지국과 함께 나왔습니다.

갈치, 열기, 가자미, 고등어였는데 양이 많아 고등어는 남겼습니다.

 

사진을 보니 우리가 먹은 집이 남해식당이네요. 우리 남핸데.^^

자갈치 시장은 생선도 유명하지만 꼼장어구이와 감자탕, 돼지껍데기볶음도 좋습니다.

 

 

1월 18일 규화언니와 누리양과 함께 누빈 부산 중구 풍경이었습니다.

진해와 석곡은 왕복 보통 6시간 걸리는데 언니는 나를 우리집앞까지 데려다 주고 별빛을 따라 석곡으로 갔습니다.

 

누리 봄방학이 곧 있지만 우리는 아마 여름방학때쯤이라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는 18일에 방문하지 못한 백산기념관과 임시수도기념관 등을 방문하고 싶고, 김달진 문학관과 갤러리 마당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언니 빠이룽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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