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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얼큰하며 뜨끈한 선짓국 한 그릇으로

by 실비단안개 2019.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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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8일

경화장날입니다. 설 명절 장을 볼겸 경화시장으로 갔습니다. 평소에도 경화시장통은 밀려 다니다시피 하는데 설 명절을 앞두다보니 그야말로 인산인해 북새통이었습니다.

305번이 먼저 오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며 장을 본 후 315번을 타고 집으로 오면 되며, 315번이 먼저 올 경우에는 경화역 아래에 내려 시장위에서 아래로 장을 봐 305번을 타고 오면 되기에 어느 버스가 먼저 오더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기왕이면 팔이 오래 가벼울 수 있도록 315번이 먼저 오길 기대했는데 315번이 먼저 왔습니다. 경화시장은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장사꾼과 시장을 보러 온 사람들이 적거든요.

횡단보도부터 장이 섰습니다. 장 볼거리는 메모를 했기에 차근차근 양쪽을 보며 시장을 걸었습니다. 옛날과자라도 좀 사고 싶었는데 짐이 양손 가득이었기에 옛날과자를 사지 못 했습니다. 경화시장에 가면 손이 언제나 부족합니다.

 

전날 얼라아부지가 여기는 선짓국 파는데 없는기요 하기에 내일 경화장에서 선지 사다가 끓여주마고 했습니다. 하여 신경이 곤두섰습니다.

명절장을 볼 때는 인터넷으로 구입해야 하는 물건이 있으며, 마트와 재래시장에서 구입해야 하는 물건이 다릅니다. 자반은 고성장에서 구입하여 냉동실에 넣어 두었으며, 일요일에는 남문의 마트에서 몇 가지를 구입했고, 경화장날에는 버섯과 쪽파를 구입해야 하는데 선지가 추가된 겁니다.

고깃간에 신선한 선지와 내장이 있었습니다. 선지는 뭉탱이로 구입하면 되는데 내장은 1kg에 1만원 한다고 했기에 많으니까 선지와 1만원어치 채워주세요 했습니다.

 

 

낮은 기온에 바람까지 많이 불어 추웠습니다. 경화시장입구에는 할머니 한 분이 쓰러져 119구급차가 오기도 했으며, 시장의 파라솔이 바람에 쓰러질뻔도 했고 비닐봉지들이 날리기도 했습니다.

장바구니를 채우고 큰봉지 하나를 들 정도로 메모외에 이런저런 것들을 더 구입했습니다. 경화시장은 항상 그렇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고사리와 토란대를 삶았습니다.

우리나라 음식은 먹는 시간에 비해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며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그럴듯 한 탕이나 국 종류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특히 우리는 국이나 찌개가 있어야 밥을 먹기에 아침에는 국을 올리며 저녁밥상에는 국이나 찌개를 올리다보니 밑반찬에 겨우 한 두가지의 새로운 음식을 올리는 정도입니다.

 

 

콩나물입니다. 솥에 물어 부어 가스를 켜려다보니 사진이 없어 늦게서야 찍었으며, 시래기 대신 요즘 제철인 시금치를 준비했고 시원하도록 무도 준비했습니다.

선지 및 선짓국은 철분과 단백질의 함량이 높아서 영양보충에 탁월한 음식입니다. 여기에 무, 콩나물, 우거지 등의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들을 많이 넣어서 함께 끓이기 때문에 선짓국은 해장국으로 좋다고 하지만, 우리는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추운날 저녁에 먹기에 안성맞춤이 국입니다.

 

 

준비한 채소류입니다. 고사리는 적당하게 썰었으며 콩나물과 시금치는 삶거나 데쳤고 무와 역시 삶은 토란대입니다.

선지국물은 사골을 우린 국물이 좋다고 하는데 채소 삶은 물로 했습니다.

 

 

선지와 내장입니다.

선지는 응혈상태의 소 피입니다. 이미 삶아져 나오기에 따로 삶을 필요는 없습니다. 내장은 대창과 허파 등이었는데 정확한 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 선지는 괜찮았는데 내장을 만질 때는 인상을 조금 썼습니다.

 

 

소고기도 조금 준비했습니다.

 

 

내장은 적당한 크기로 썰어 소고기와 함께 물에 몇 번이나 헹궜으며 선지도 적당한 크기로 썰었습니다. 요즘은 내장이 잘 나오기에 굳이 밀가루를 풀어 씻지 않아도 되기에 대창속의 액체가 없어질 때 까지 씻었습니다.

 

 

솥에 대파와 마늘, 콩기름, 고춧가루를 넣어 고추기름은 낸 후 내장과 소고기를 달달 볶다가 채소 삶은 물을 부어 푹 끓였습니다. 내장이 질길 수 있기에 푹 끓여야 했습니다.

 

 

푹 끓인 내장에 무와 선지를 넣어 무가 물러질 정도로 끓이다 고사리, 토란대, 콩나물, 시금치를 넣어 간을 맞추었습니다. 간은 소금과 새우젓으로 했습니다. 구수했습니다.

 

 

텃밭이 얼었기에 봄동을 사서 겉절이를 했으며 고성 김파래무침도 있는 어제 저녁 밥상입니다.

 

 

 

국은 뜨끈할 때 먹어야 하기에 퇴근하자마자 식사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짓국에 후추를 뿌렸습니다.

얼라아부지는 선짓국에 밥 한공기를 말아 먹었으며 저는 밥 따로 국 따로 한 그릇을 비웠습니다. 든든한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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