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지만 나이값을 한다고 일찍 일어났습니다. 어제부터 '나를 위로하는 사진이야기'를 읽는데, 이 책은 얼마전 솔라리스님의 기사(착한카메라의 일기, 나를 위로하는 사진이야기)를 읽고 구입한, 사진에 관하여 처음으로 구입한 책입니다. 책 내용 중, '폐허 속에 핀 꽃'을 읽다말고 손바닥만한 화단 정리를 했습니다. 손바닥만한 화단에 식물이 많으면 얼마나 많겠습니까만, 집안 정리 끝내고 해야지 한 일이었으며, 마침 책 내용 중에 꽃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에 정리를 하고 낮 시간에는 경화역으로 벚꽃을 만나러 가고 싶었습니다.
화분의 천리향을 흙냄새를 물씬 맡도록 화단에 옮기고, 유자청을 만든 후 버린 씨앗이 많은 싹을 틔웠기에 뽑아내고, 샤프란, 백합 등을 늦었지만 약간씩 이동 시켰습니다. 잠깐 같았는데 한 시간이 훌쩍이데요.
그리곤 아침 식사를 하는데, 엄마의 전화였습니다.
어디 가느냐고 묻지도 않고, "고추밭 비니루 씌울낀데 좀 잡아도고~"
"네! ㅠ - "^^
들일을 도와 달라는 말씀을 아끼는 엄마입니다.
그러나 고추밭 손질은 손발이 맞아야 하기에 해마다 고추밭 손질 때는 도와드립니다.(붉은 고추 따 낼 때가 손이 더 필요한데)
들로 가는 길에 개울가의 늦은 생강나무를 만나고 밭두렁에 쪼그려 앉아 제비꽃, 냉이꽃을 담는데, 이웃이 뭐 찍노 - 하며 차를 멈추며 기막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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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동생도 왔으며, 작은동생은 경운기로 땅을 뒤집고 있었으며, 엄마는 풋새를 솎는 중이었습니다.
"행님은 일 하러 오나 사진 찍으러 오나?" 올케가 인사를 합니다. 들일을 나갈 때 우리집을 지나 가지만, 무얼(채소) 장만해 줄까, 할 때 외는 들에 함께 갑시다, 이런 말을 하지 않는 올케입니다.
▲ 아부지와 엄마^^
어머나, 겨우 시작인데 새참시간입니다.^^
새참이라고 옛날처럼 국수를 말거나 감자를 찌거나 하는 게 아니며, 막걸리와 음료수, 과일, 떡부스러기가 전부입니다.
막걸리라고 아이가 주전자에 들고오며 질금질금 마시던 막걸리가 아닌, 시대에 잘 어울리는 병에 든 막걸리며, 옹달샘의 한바가지 물 대신 색이 곱거나 요란한 그런 음료수입니다. 그러나 떡만은 쑥을 버무린 우리네 것이었는데, 참한 우리 올케가 고물을 빠뜨렸는데, 엄마는 고물없이 그냥 먹는 쑥떡이 더 향기로워 좋다고 하셨습니다. 딴은 그런 듯 하기도 했기에 젓가락으로 찍~ 떼어 먹어보니 단것에 익은 입이라 두어번 떼어 먹다 말고, 엄마가 주시는 캔맥주 한 개를 비우고 막간을 이용하여 밭을 살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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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궁금한 건 지난해에 심은 고사리입니다.
* 바람난 가족의 고사리 일기
벌써 두 번 캤다고 하며, 좀 캐어 나물을 하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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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리 - 1년 사이에 많이 번져 밭두렁까지 뻗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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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담초 - 신경통에 좋다면서 제법 많이 심어져 있었는데, 그동안 분명 들에 갔었는데, 꽃을 피운 모습은 처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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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화나무와 몇 가지의 유실 수 사이의 민들레입니다. 잎은 쌈으로 먹거나 장아찌, 즙으로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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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대로 자란 달래 - 곳곳에 지 마음대로 자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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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가피 - 즐겨먹는 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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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덕 - 더덕밭으로 만들참인지, 지지대를 계속 잇고 있었는데, 역시 쌈으로 먹습니다.
곧 이렇게 쌈으로 오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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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덕옆으로 다래나무가 순을 틔웠습니다. 엄마는 양다래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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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동생의 정성입니다. 왼편의 지지대부터 - 방울토마토, 더덕, 다래가 열리거나 꽃을 피울겁니다.
이렇게 변하지요. : * 바람난 가족의 고사리 일기 아시죠?
이제 본격적으로 고추밭을 만들어야 합니다.
줄을 이용하여 적당한 넓이로 고추 심을 자리와 고랑을 만듭니다. 저는 돌을 골라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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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숨막혀 하겠지만,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김을 맬 사람이 없기에 일일이 비닐을 씌우고 디귿자 구리철사로 고정을 시킵니다.
고정을 시켜도 봄바람이 순하지만은 않기에 비닐 위에 흙을 덮어 비닐을 단단하게 고정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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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고추 모종을 심을 구멍을 뚫구요.
오늘 작업은 고추 500포기를 심을 작업이었습니다. 지난해까지 감나무밭까지 고추를 심었는데, 어느날 밤에 누군가가 몽땅 따 가는 바람에 저수지밭에만 고추를 심는건데, 순진한 우리 엄마, "전에 고추 따 간 사람이, '누가 따 간다꼬 요는 안 심었는갑다' "할 거라나요.
그런 생각을 가진 이라면 남의 고추밭을 넘보지도 않았을 텐데요.
점심시간입니다.
엄마는 갈비탕을 시켜 먹자고 했지만, 모두 갈비탕 맛 보다 차라리 라면이 낫다기에 얼른 집에 와서 밥솥과 라면 몇 개를 더 가져가, 바람이 많아 창고 안에서 라면을 끓였습니다. 밥상도 바람 때문에 창고앞에 즉석으로 마련했고요.
가스, 그릇 등 - 많은 살림살이가 들에 준비되어 있으며,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잡아 수도시설까지 되어 있습니다.
어떤 고추를 심을 것인지 의논을 했습니다.
우선 김장과 고추장 용 고추 500포기, 꽈리고추와 피망은 심지말자에 모두 동의, 아삭(오이)고추와 땡초를 좀 많이 심자에 모두 동의 -
꼬리고추와 피망은 심은 양이 제 때 처리가 되지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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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는 식사 후 집으로 가시고 우리는 각자의 일을 계속했습니다.
설거지는 내 몫, 작은 동생이 고구마와 콩을 심을 자리에 밑비료, 복합을 뿌려 엄마에게 혼이 났습니다. 고구마 싱거워서 우째 묵을래, 이파리 얼마나 묵는다꼬 복합을 하노 - 차라리 고사리와 도라지밭에 뿌리지 -
얼른 복합이 뿌려진 흙을 거두어 고사리와 도라지밭에 뿌렸습니다.^^
올해는 야콘도 조금 재배를 합니다. 얼마전 아버지께서 당뇨로 입원을 하셨을 때 야콘 몇 개를 깎아 드렸더니, 엄마가 종묘사에 부탁을 하여 벌써 심었는데, 올케가 또 부탁을 해 놓았답니다.
쬐끄만 밭에 열두가지도 넘는 채소를 거루는데 언제 다 먹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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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쪽으로 열무씨앗을 뿌리는 올케. 다음엔 들깨 씨앗 - 울은 고라니 때문에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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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돗물을 잠그로 밭을 빙 살피며 - 오늘 줏어 낸 돌 -
오후가 되니 바람이 많아졌습니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만난 수수꽃다리와 복사꽃입니다.
아~ 벚꽃 만나러 가야 하는데 - ^^
참, 고추는 4월 중순에 심을 겁니다.
지지난해 김장김치가 서너통 남았으며, 지난해 김장김치도 언제 먹을지 모르는데 벌써 김장 고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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