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3월 16일 대장동 계곡에 간김에 성흥사를 방문했습니다.
잘 생긴 살구나무꽃을 보기 위해서며 또 목련의 개화 정도도 궁금했습니다.
23일, 우리 동네에 목련이 피었으니 성흥사도 피었겠지 생각하며, 꽃샘추위가 온다는 소식에 서둘러 성흥사로 갔습니다. 다른 식물도 그렇겠지만 목련은 꽃샘추위에 약하기에 탐스럽게 핀 목련이 꽃샘추위로 갈색으로 변하기전에 만나야 합니다.
신라(新羅)의 고찰(古刹) 성흥사(聖興寺)는 불모산 자락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 대장동 180번지에 위치하며, 대한불교 조계종의 제14교구 본사인 범어사의 말사입니다. 신라시대 무염국사(801~888)가 웅동 지방에 침입한 왜구를 불력으로 물리친 것을 흥덕왕이 보은하는 뜻으로 구천동에 지었다고 전해오는데, 한때는 스님이 500여 명이나 되는 큰 사찰이었다고 합니다.
그 뒤 잦은 화재로 몇 차례 이건하였는데 창건한지 276년만에 대장동으로 옮겼고, 다시 322년에는 원래의 구천동으로 옮겼으며, 현종 8년(1667년) 대장동으로, 숙종 39년(1713년)에도 자리를 옮겼는데 정조 13년(1789년)에 비로소 지금의 위치에 이건 하였다고 합니다.
성흥사는 고찰임에도 단출합니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대웅전이 마주보이며 옆으로 나한전이 있고 마당엔 범종각이 있으며, 대웅전앞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삼성각이 있습니다.
절 마당엔 요사채가 있는데 공부중이니 조용히 하라는 안내글이 붙어 있고, 맞은편엔 사무실이 있습니다.
섬성각옆에 서면 성흥사가 한눈에 들어 올 정도로 작은 사찰입니다만, 대웅전은 문화재입니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52호인 성흥사 대웅전은 창건 년대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현재의 건물은 조선후기에 다시 지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잡석으로 기단을 조성하여 자연석의 주춧돌을 놓아 둥근기둥을 세웠으며, 기둥머리에는 창방을 받치고 그 위에 다시 평방을 걸어서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1구씩 더 짜 올린 다포식 맞배지붕의 건물입니다.
또한 공포의 실미 끝 부분에는 연꽃 장식을 첨가하고 닭 등 동물 모양의 장식이 나타나는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된 건물로 조선시대 후기 사찰 건축의 양식적 특징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성흥사에는 고종 27년(1890년) 화주스님이 그린 섬세한 필치의 무염국사의 영정과 대불상, 나한상, 나한종관상, 제석상 등과 당간지주가 있고, 사찰의 남서쪽 200m 지점에는 조선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도군이 있습니다.
대웅전 마당엔 오래된 배롱나무가 한 그루 있고, 대웅전 옆에 역시 오랜된 목련이 있습니다.
지난해 성흥사 목련을 만났을 때 누군가가 가지를 베어냈기에 참 볼품이 없었는데 올핸 탐스러운 옛모습을 찾았더군요.
일주일 전인 3월 16일 성흥사 풍경은 아주 쓸쓸했는데, 일주일 후 목련꽃이 피니 성흥사 풍경이 확 사는 듯 합니다.
▲ 3월 16일 성흥사 풍경
성흥1교 옆 주차장쪽에 조선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도군이 있습니다.
16일 성흥사 주차장에 있는 잘 생긴 살구나무가 꽃을 피웠으며, 새댁들이 쑥을 캐고 있었습니다.
3월 23일 성흥사 탑과 살구나무가 있는 풍경입니다.
살구나무는 매화나무와 꽃이 비슷하며 꽃도 비슷한 시기에 피고 열매도 비슷한데, 꽃받침이 뒤집어져 있으면 살구나무꽃이고 꽃받침이 꽃잎에 붙어 있으면 매화나무 꽃입니다. 이걸 확인하는데 몇 년 걸린 듯 합니다.
성흥사 옆엔 수령 230년 느티나무가 있으며 그 앞으로 묵정밭이 있는데, 사람들이 그날처럼 쑥을 캐고 있었습니다.
성흥사에 들려 탐스런 목련을 확인 한 후 굴암산쪽으로 가니 등산로 입구에 복사꽃이 꽃잎을 막 터뜨리더군요.
고향의 봄 노래에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 노래를 흥얼거릴때마다 복사꽃과 살구꽃은 피는 시기가 약간 어긋난데 왜 함께 나올까 의구심을 가졌는데, 올해처럼 포근하면 살구꽃이 지기전에 복사꽃이 핀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기진달래는 벌써 이산 저산에 피었습니다.
숙제 하나를 한 날이었습니다.
▲ 삐뚤삐뚤 동그라미안이 막 터지는 복사꽃
다시 성흥사의 탐스런 목련입니다.
대웅전 기단 아래엔 스노플레이크가 조롱조롱 피어 있습니다.
스노플레이크는 외래종으로 수선화과며, 꽃은 봄인 2월에서 5월까지 피고 흰색의 꽃잎 6장이 종 모양을 이루고 아래를 향해 피는데, 각각의 꽃잎 끝에 녹색 점(가끔은 노란색)이 있으며 약간의 향이 납니다.
예전에 대웅전 마당엔 민들레와 제비꽃 등 친근한 꽃이 피었는데 지금은 이름이 어려운 꽃이 있습니다.
탐스러운 목련입니다.
목련은 목련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꽃눈이 붓을 닮아서 목필(木筆)이라고도 하고, 꽃봉오리가 피려고 할 때 끝이 북녘을 향한다고 해서 북향화라고 한다고 합니다. 텃밭에 목련을 구입하여 심었는데 꽃눈은 분명 생겼는데 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텃밭에 목련이 피더라도 목련이 필때면 탐스러운 성흥사 목련을 만나러 가지 싶습니다.
범종각과 요사채, 일주문이 보이며 목련옆으로 대웅전 풍경이 하늘거립니다.
고개를 살짝 돌리면 사무실건물이 있습니다.
정말 한눈에 다 들어오는 성흥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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