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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낙동강역 공원, 이건 아니죠

by 실비단안개 2017.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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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영남루를 내려와 앞에 있는 밀양 전통시장을 구경한 후 춘하추동 밀면집에서 비빔밀면을 먹었습니다. 요즘은 나들이때 면을 먹게 되네요.

지나가는 말처럼 그랬습니다. 삼랑진 가서 낙동강역 보고 싶다고.

그런데 밀양으로 올때의 도로로 가고 있었습니다.

아까 그 도로네.


한참을 달리다보니 한국 화이바의 풍차가 언덕에 나타났습니다. 아~ 삼랑진으로 가고 있구나.^^

낙동강역은 이미 오래전에 없어졌다는 걸 알지만 여름이면 낙동강역이 보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처음으로 기차여행을 간곳이 낙동강역에 내려 언덕을 넘어 낙동강가로 갔기 때문일 겁니다. 아니면 사라지는 시골의 간이역이어서 애착을 느꼈거나요.

없어진 낙동강역 역사를 마지막으로 본 날은 2010년 9월이었으며 다음해에 가니 낙동강역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낙동강역이 사라져도 여름이면 숙제를 해야 하는 아이처럼 삼랑진이 생각났으며, 낙동강역이 있었던 자리를 맴돌거나 스쳤습니다.



낙동강역이 있었던 자리에 공원이 생겼습니다. 낙동강역 공원.

낙동강역에 대한 안내와 주변 볼거리가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이름은 공원이었지만 걸어보니 공원이 아니었습니다. 식재된 수목이 아까울 정도로 공원은 잡풀이 가득했기에 우범지대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름 지역민을 위해 운동기구도 있으며 정자도 있었지만, 덥긴 했지만 누구도 이용않는 듯 했습니다. 공원 입구에 복숭아를 팔고 있는 걸로 봐 어쩌면 이용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요.



도요새가 비상하는 시비가 있었습니다. 문희숙님의 낙동강역에서입니다.


낙동강역에서 / 문희숙

 
휘슬소리 끊으며
전라행 막차는 가고
긴 내 그리움도 그때
창백한 진주로 간다

 
상좌처럼 기다리던 사람이 개찰을 하면
마가목 우듬지 저녁별 머리 이고
머물던 기억들 하나씩 기차를 타고 떠난다

 
허물어져 먼 거리의
아름다운 사랑들아
나는 또 눈뜨고 꿈꾸는 사공이 되어
도요새 발자국 찾아 모래 강을 저어간다.



이 블로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역이 낙동강역일겁니다. 그러다보니 '낙동강역에서' 시도 몇 번 나오지요.



향기로운 꽃댕강나무가 잡초같습니다.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수변공원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관리와 이용을 않다보니 국토교통부가 4대 강 주변 공원과 체육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이용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시설을 가려내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낙동강역 공원도 이대로 두면 철거 대상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역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인근 지역으로 장을 보러 가거나 직접 재배한 것들을 팔러 가던 역이었습니다. 차라리 추억이라도 더듬게 역사가 없으면 없는대로 두는 게 나을 듯 했습니다.




낙동강역은 그곳에 가면 낙동강을 만날 수 있다라고 바로 알려주는 역입니다.

삼랑진역에서 분기되는 경전선의 첫번째 간이역이 낙동강역이었습니다.

 1906년 12월 12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으며, 당시는 삼랑진나루 인근에 자리했다가 1962년 지금의 자리로 신축이전했는데, 역의 역사(驛舍)는 100년이 넘은 역사였습니다. 역사의 역사(歷史)만큼 많은 이들에게도 역사가 된 역이 낙동강역일텐데 이제 정말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공원에서 어슬렁거리는데 기차가 빠르게 두 번 지나갔습니다. 다정다감했던 낙동강역은 이제 진짜 없습니다. 아마 다시는 "삼랑진 갑시다"라는 말을 하지 않을 듯 합니다.


- 낙동강역과 삼랑나루 풍경 다시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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