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다락방/우야든둥 잘 묵자

집에서 만드는 한방 오리 백숙

by 실비단안개 2021. 6. 13.
728x90

6월 5일

아기가 왔습니다. 작은 아이입니다. 지난달에 성남에서 만났지만 또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성인이다 보니 우리 집에 오면 손님 같습니다. 하여 뭘 먹여야 하나 걱정이 되다 보니 시장을 잔뜩 봅니다.

우선 아이가 좋아하는 한방 오리 백숙입니다. 집에서 만드니 대부분의 재료가 텃밭에서 생산하는 것들입니다.

또 아이들과 얼라아부지가 한방 오리백숙을 좋아합니다.

하나로 마트에서 유황 통오리 두 마리를 구입했습니다. 한 마리는 친정용입니다.

이른 더위에 부모님의 기력이 쇠약해지기에 염려가 되었는데, 아이 덕분에 통오리 백숙을 해드릴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텃밭에서 한약재를 채취했습니다. 밭에서 나는 인삼으로 불리는 가시오가피와 음나무, 방풍, 당귀, 더덕, 도라지입니다.

 

당귀는 뿌리가 깊고 컸기에 캐는데 애를 먹었으며, 방풍도 그랬습니다.

가시오가피와 음나무는 양손 가위로 잘라 역시 양손 가위로 적당한 크기로 잘랐습니다. 찔릴까 봐 겁이 났지만 무사했습니다.

 

당귀 뿌리는 컸기에 잘랐으며 위의 큰 뿌리는 더덕입니다. 여기에 가시오가피 말린 열매와 밤, 대추를 큰솥에 넣어 1시간 이상 푹 끓였습니다. 집안에 한약재 특히 당귀 향이 그득했습니다.

 

돼지고기는 형편껏 먹고 오리고기는 내 돈으로 사 먹고, 소고기는 얻어 먹어라고 했습니다.

부산 강서에서 나는 유황 통오리입니다. 해마다 몇 마리씩 해 먹고 있는데, 이 오리는 손질을 잘했기에 믿음이 갑니다. 요즘은 냉동이지만 삼복 때는 생오리를 판매하는데, 지난해보다 가격이 2,000원 올랐더군요.

 

텃밭으로 갈 때 오리를 꺼내어 두었더니 해동이 되었습니다. 닭과 마찬가지로 꼬리 부분의 지방질을 떼어 내고 속의 핏줄 등도 제거합니다.

 

한약재를 달인 물에 오리를 넣을 건데 함께 넣을 수삼과 햇마늘, 은행입니다. 월계수잎도 몇 잎 넣습니다.

 

위의 한약재 건더기를 건져내고 통오리에 준비한 재료를 넣어 역시 1시간 이상 푹 끓입니다. 오리가 워낙 크다 보니 마늘을 많이 넣었는데 보이지 않을 정도이며 대추도 추가로 더 넣었습니다. 제가 대추를 좋아하거든요.

우리는 압력솥을 사용하지 않기에 끓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압력솥은 무서워서 다 버렸음.)

 

한방 오리백숙 밥상입니다.

햇양파, 햇마늘, 첫수확한 오이도 올렸습니다. 유원지 밥상을 흉내 낸 건 아닌데 정구지 지짐을 좋아하다 보니 정구지 지짐도 올렸습니다. 정구지 지짐은 조갯살, 새우살, 한치, 정구지, 당근, 방아잎을 넣었습니다.

 

잘 익어 부드럽답니다. 많이 드셔요.

 

오리죽이 추가되었습니다. 오리죽은 찹쌀과 흑미와 차조, 완두콩을 넣어 밥을 하여 끓였습니다. 밥으로 해야 시간 단축이 되거든요.

완두콩은 마늘밭을 정리하면서 밭두렁에 남아있던 덩굴에서 나왔기에 넣었습니다. 녹두를 넣으면 더 좋습니다.

 

아이와 얼라아부지는 이 국물을 특히 더 좋아합니다. 완전 몸보신하는 것 같다나요.

잘 먹어주는 식구들이 항상 고맙습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