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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비 살짝 그치고

by 실비단안개 2007.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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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인지 새벽인지도 모른다.

바람도 없이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에 잠시 뒤척이다 알람이 없기에 아직 아침이 멀었구나하며 계속잤다.

 

많이 내렸네. 많이도 내리네.

 

집을 나서는데 보슬보슬 내린다. 홀몸 같으면 그냥 나가겠는데 카메라를 위하여 우산을 준비하였다. 옷도 덧입었다. 바쁠 때, 빗방울 연신 떨어질 때는 옷섶으로 급하게 렌즈들 닦아야 하기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추적한 느낌은 없었다. 보슬보슬 내리기에 느낌에 아주 파슬한 고물같은 비가 내린달까, 그랬다.

벌써 익모초가 피었구나. 개망초꽃은 유달리 노란빛이 돈다.

 

풀은 매일 자라서 길이 좁아진다.

 

       

        ▲ 강아지풀

 

       

        ▲ 빗방울, 물방울, 이슬은 언제쯤이면 이쁘게 담을까?

 

하얀민들레가 필요하여 빈집을 찾으니 민들레가 피었던 자리에 고구마순이 자라고 있었다. 한껏 기대하였는데 허탕이다. 봄이 다시 올 때 장만해 둬야지.

대문의 지붕이 내려앉았는데 이끼가 송송하다. 빗방울도 달렸다. 아주 작게. 이건 아닌데, 그러면서 젖은땅에 조용히 앉았다. 혹여 내 소리에 맺힌 빗방울이 떨어질까봐.

 

       

 

       

 

       

 

       

 

       

        ▲ 섬초롱꽃 - 많이 내린 비에 누웠다.

 

        

 

        

 

 

우리도 콩을 쪘다. 지금은 옥수수 삶는 냄새가 집안 가득하고. 시골에 산다고 입까지 시골 티를 내야 하는지 - 그래도 구운 감자는 조금 남겼다.

 

비가 내리는 날엔 다른 어느것보다 내가 더 소중하지만 -               

오늘밤에도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

                    마음으로 생각하며 --

    

 

 

                    밤비 오는 날 - 박성환

 

 

                         파란 불이 켜질 때마다

                         자동차들은 빗줄기를 뿌리치고 달아났다

                         가로등이 내버려두지 못하고 쫓아가지만

                         길을 가는 정이 많은 사람들은 주점으로 들어간다

                         뽀얀 연기 속에서 그들의 잔에 술을 부어주고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그들을 위해 무엇이든

                         연기 나는 구수한 것들을 구워주고 싶다

                         목이 마르면 어차피 젖을 목덜미까지

                         막걸리를 줄줄 흘리며 사발을 들이키고

                         외로우면 옆이든 누구에게나 잔을 권하며

                         어떤 채널이든 얘기할 수 있는

                         정이 많은 사람들과 살고 싶다

                         그들은 살빠진 쉘부르의 우산을 쓰고

                         오지 않을 택시를 기다린다

                         내일이면 내가 아닌 나로 돌아갈 그때까지만이라도

                         같이 걸어가 줄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비록 밤새 서로 알지 못하는 곳에서

                         빗줄기를 피하는 청개구리의 여름 한철을 살고

                         다른 하룻동안은 혼자라는 외로움에

                         습관적으로 속앓이를 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비오는 밤에는

                         친구가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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