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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그대는 내가 그립지 않나요?

by 실비단안개 2008.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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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58분, 모든 것은 버스 안에서 해결하자.

(10분 동안 머리를 감고 옷을 갖추어 입는다는 건 무리다. 버스가 동네를 돌아 오는 사이 반쯤 핀 억새꽃처럼 묶어진 머리를 하나로 땋고 버스안에서 어제 이미지 삭제와 렌즈를 점검하였다. 빗방울이 가볍게 창문에 부딪치고…)

돌이 되든 연꽃이 되든 호수가 되든 바람이 되어 나가보자.

 

                              내가 돌이 되면 / 서정주

 

                                      내가

                                      돌이 되면

 

                                      돌은

                                      연꽃이 되고

 

                                      연꽃은

                                      호수가 되고,

 

                                      내가

                                      호수가 되면

 

                                      호수는

                                      연꽃이 되고

 

                                      연꽃은

                                      돌이 되고.

 

어제보다 몇 송이가 더 피었음을 담박에 알 수 있었다. 백련은 어제 두 송이였는데 오늘은 세 송이다. 그러나 거리는 여전히 멀다. 연밭 입구는 대나무울이 있으며, 연밭으로 들어 가지 말라는 알림이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높이지만 대나무 울을 넘을 수는 없다.

10여M, 그래도 담아야지.

 

 

 

  ▲ 연꽃잎이 어릴 때 개울에 띄웠던 고무신배 같다.

 

 

어제는 마음이 바빠 연밭만 만나고 왔지만 오늘은 성흥사에 들렸다. 마당에 수련이 피었으며, 대웅전 옆으로 부레옥잠도 빗방울을 흠뻑 머금고 있었다.

부처님 죄송합니다. 제게는 즐거운 놀이터가 될 것 같습니다._()_

 

 

어제도 당연히 들렸다.

그 이전에도 분명 들렸었다.

"그대는 내가 그립지 않나요?" 

 

보호수를 지나 산길로 접어 들었다. 밤새 큰 비가 지났는데 사람들은 계곡에서 물소리보다 더 요란하게 주말을 보내고 있다. 

 

  ▲ 어성초(약모밀)

전체에서 역겨운 생선썩은 비린내가 물씬 풍긴다고 하여 '어성초(魚腥草)'라고 한다. 5~7월에 줄기 끝의 수상 꽃차례에 자잘한 노란색 꽃이 달리고 꽃이삭밑에 꽃잎처럼 생긴 4개의 커다란 흰색 포가 있다.
약모밀은 남부지방과 제주도, 울릉도에 분포하며, 습기가 있는 낮은 지역에서 자란다. 줄기는 붉으며 잎은 녹색인데, 잎이 고구마와 메밀 잎사귀와 비슷하다.

 

  ▲ 개망초

요즘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들꽃이 개망초다. 개망초는 그 모양이 노랗고 하얀 계란같아 계란꽃이라고하며, 넓은잎잔꽃풀, 왜풀, 왜풀떼기, 북한에서는  '돌잔꽃'이라고 한다. 개망초는 전국 어디를 가나 볼 수 있는 북미 원산의 두해살이풀로, 귀화식물이다. 큰 것은 사람 허리 정도의 높이까지 자라며 농사짓는 분들에게는 매우 골치아픈 식물 중 하나이다. 같은 귀화식물인 망초의 경우는 아무리 농약을 뿌려도 죽지 않지만, 개망초는 농약을 치면 없어진다고 하지만, 그 번식력이 대단하여 농사짓는 분들은 농사 망쪼들게 한다고 망초라고 부른단다.

 

  개망초꽃 / 안도현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핀다
  이곳 저곳 널린 밥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 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을 늦여름 한때
  눈물 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것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 각시원추리

각시원추리는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지 풀숲에서 자라는데, 잎은 아래서부터 마주나 서로 맞물리고 윗부분이 활처럼 뒤로 휜다.

 

  ▲ 홑왕원추리

우리가 흔히 말하는 원추리며, 외떡잎 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여름에 주황색꽃을 피운다.
꽃모양이 비슷하면서 겹꽃인 것을 왕원추리라 한다.
한국, 중국 동북부, 일본 등지에 분포하며 각처의 산지나 초원에서 자란다.

 

  ▲ 참나리

여러해살이풀로 줄기는 검은 자줏빛이 돌며 거미줄 같은 털이 있다.
잎은 잎자루 없이 어긋나고 피침모양이다. 잎 겨드랑이에 검은 자줏빛의 살눈(주아, 육아)이 생기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살눈이 땅에 떨어져 번식한다.

꽃은 진한 주황색이고 화피가 뒤로 확실하게 젖혀지며 검은 자주색의 반점이 있다.

 

  ▲ 참나리 주아

 

  ▲ 달맞이꽃

 

  아침 / 백창일

 

  이슬 한 방울에도 맑은 눈빛이 있습니다.
  텅 빈 육신으로 들여다보는
  아침이면,
  산 첩첩 금당산 상수리나무
  푸른 잎사귀를 반짝이게 하는
  간밤의 침묵에도 맑은 이야기 있습니다
  지상의 크고 작은 이야기
  한데 어울려 초록빛을 더하는가
  개울쳐오르는 산길가에
  달맞이꽃 한 송이,
  저잣거리를 헤매이던 나의 눈빛은
  아득한 벼랑이었습니다
  한 발자국 헛디디면 잘게 부서지고 말
  꽃잎 속에 그려진 그 모습은
  골짜기의 젖은 나뭇가지였습니다
  둥근 해가 떠올라도 이 세상에
  무늬 한 점 새길 수 없다는 
  부끄러운 눈빛들만 살아 있는 순간입니다.

 

비가 내리다 멎다 그랬다. 우산과 비옷을 준비하지 않았지만, 모자 하나에 의지하여 계속 올랐다. 사람들도 하나 둘 모여 산으로 산으로 오르고, 더러는 계곡에서 땀을 닦는다.

급하게 걸친 윗옷의 단추를 풀어 안경을 닦았다.

 

  ▲ 계요등

 

  ▲ 사위질빵

덩굴 식물중에서 덩굴이 가장 약한것이 사위질빵인데, 장모님께서 사위를 사랑하기에 짐을 많이 질수 없게끔 이덩굴로 끈을 만들어 주었는데, 그후부터 사위가 메는 멜빵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사위질빵 새순에게 / 김상현

  

  깨금발로 

  튀어 나온 아기야

  폴짝 뛰어 하늘을 잡아라.

 

  하늘이 멀면

  사계절 푸른 소나무를 잡아라.

 

   눈이 부시거든

   개망초 꽃대궁이라도 잡아라.

   꽃대궁에 오르면 폴짝 뛰어 구름을 잡아라.

   구름이 없으면

   바람이라도 잡아라.

 

   어느 날 네 삶이 무겁거든

   툭

   네 질빵을 끊어라.

 

  ▲ 노루오줌

  

  ▲ 큰까치수염 : http://blog.daum.net/mylovemay/15032560

 

  ▲ 마삭줄

 

 

비가 그쳤다.

나비가 날며 잠자리도 날았다.

계곡의 잎사귀에 햇살이 싱그럽다.

 

 

 

얼마전 개울가에서 만난꽃이다. 몇 컷 담았지만 버려두었는데, 오늘 또 만났기에 야사모에 동정을 구하니 때죽나무의 충영(벌레집)이라는 답이 올랐다. 때죽납작진딧물이 만든다고 한다.

때죽나무는 이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벌레집까지 하나의 꽃이라니.

 

  ▲ 때죽나무와 열매 : http://blog.daum.net/mylovemay/15100261

 

  ▲ 때죽나무와 자귀나무꽃 : http://blog.daum.net/mylovemay/15023433

 

살것 같다.

그리우면 만나라.

사람이든 풍경이든 -

 

그대는 내가 그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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