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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봉숭아물을 들이면 마취가 되지않는다?

by 실비단안개 2008.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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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화와 봉숭아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모양이 처량하다 / 길고긴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적에 /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

홍난파 작곡의 우리 가곡 봉선화의 부분이다.

 

초저녁 별 빛은 초롱해도 이 밤이 다하면 질 터인데 / 그리운 내 님은 어딜 가고 저 별이 지기를 기다리나  / 손톱 끝에 봉숭아 빨개도 몇 밤만 지나면 질 터인데 /  손가락마다 무명실 매어 주던 곱디 고운 내 님은 어딜 갔나 / 

정태춘 박은옥의 '봉숭아'다.

 

봉선화와 봉숭아 중 어느 것이 맞을까?

 지금은 갖가지 색깔의 매니큐어에 밀려 봉숭아 꽃물을 손톱에 곱게 물들이는 여자들 보기가 어렵게 되었지만, 이전에는 여름 한 철 여자들로부터 인기와 사랑을 듬뿍 받던 꽃이 봉숭아였다. 이런 이유로 이름 또한 여러 가지, 즉 봉숭아, 봉숭화, 봉선화, 봉송아 등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봉숭아의 본래 말은 봉선화(鳳仙花)다. 우리 나라뿐 아니라 중국, 일본에서도 다 함께 쓰이는 말이다. 그런데 현행 표준어 규정에서는 본래의 형태인 '봉선화'와 제일 널리 쓰이고 있는 '봉숭아'만을 표준어로 삼고 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는데, 우리가 발목 부근에 둥글게 나온 뼈를 복숭아뼈 또는 봉숭아뼈로 일컫는 분이 많은데, 이는 '복사뼈"가표준어다.

 

 다음 사전에서 '봉선화'를 검색하면, "봉숭아라고도 함. 봉선화과(鳳仙花科 Balsaminaceae)에 속하는 1년생초.

꽃의 생김새가 마치 봉(鳳)을 닮아 봉선화라고 부른다. 조선시대 책에는 봉선화로 되어 있는데, 이 봉선화가 봉숭아로 발음된 것 같다. 부녀자들이 언제부터 손톱을 물들이는 데 봉선화를 사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고려 충선왕 때 손톱에 봉선화를 물들인 궁녀에 대한 전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있었던 것 같다. 봉선화꽃을 백반과 함께 짓이겨 손톱에 동여맨 후 하루가 지나면 곱게 물든다.

한국에서 옛날부터 자라던 종류로는 물봉선과 노랑물봉선화가 있는데, 이들은 산이나 들의 습지에서 흔히 자란다."

 

 

 

▲ 봉숭아, 봉선화
 

▲ 물봉선화

 

봉숭아물을 들이면 마취가 되지않는다?

 첫눈 올때까지 남아있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며 손톱에 물들이던 봉숭아물이 수술을 앞둔 환자나 산모에게는 금물이라고 하며, 또 수술을 앞둔 환자는 수술전에 매니큐어와 화장을 지우라는 주의사항도 많이 듣는다.

이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매니큐어에 마취를 방해하는 성분이 들어있어 마취가 잘 안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어디까지가 사실이며, 의사들은 왜 손톱의 매니큐어를 지우라고 하는 것일까?

 

 지난달에 갔어야 했는데, 칫과치료로 미루어져 어제(7월 14일) 부산 동아의료원에 검진을 하러 갔다. 나는 산부인과 수술 경험이 있으며, 지금도 언제 수술을 요할지 알 수 없는 상태이다. 하여 내진시에 담당 의사선생님에게 "요즘이 봉숭아 물을 들이기에 좋은 계절이며, 많은 여자들이 물을 들리는데, 봉숭아 물을 들이면 마취가 되지않나요?" 하며 여쭈었다.

선생님께서는 마취는 가능하지만, 마취를 할 때 매우 드문 경우이기는 한데 동맥혈내 산소포화도가 90%이하로 떨어지는 저산소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며, 저산소증이 나타났을 때 나타나는 소견 중의 하나가 손톱이나 발톱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인데, 손톱에 매니큐어나 봉숭아물이 칠해져 있으면 환자의 손, 발톱 색깔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매니큐어는 수술전에 리무버로 지울 수 있지만 봉숭아물은 지워지지 않기에 만일 수술이 예정돼 있는 환자라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봉숭아물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다.

 

사내가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며 / 안도현

사랑이여
나에게도 붉은 마음 한 조각 있습니다.
첫눈 오시기 전에…
첫눈 오시기 전에…

 

 물들인다는 행위는 수고와 고달픔까지 따르지만 아름다운 행위임이 분명하다. 사랑은, 내가 네게 물들어 간다는 것, 나의 것을 조금씩 버리며 너의 생각과 행동을 �아 간다는 것, 그러면서 시나브로 하나가 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사랑, 그것은 관심과 배려와 인내를 요하는 행위지만 분명 아름다운 일이다.

붕숭아 물들이기 역시 봉숭아꽃과 잎, 백반이 조화롭게 섞여 하나의 물감이 되어 손톱에 물을 들이는데, 요즘은 그 물들임의 과정을 간단하게  매니큐어로  하며, 곧 다른 색으로 물들이기도 가능하다.

우리, 손톱에 물들이기와 사랑에 보다 뭉긋해지면 어떨까?

 

봉숭아 물들이기

 봄에 흑백다방의 경아씨가 그랬다.

"언니, 문방구에서 봉숭아물을 사다가 처음으로 봉숭아물을 들였습니다."

 

피아노 연주를 전문으로 하는 경아씨는 매니큐어나 봉숭아물들이기가 금기시 되다시피하였는데, 혼자서 떨리는 경험을 하였으며, 그 감정을 긴 편지로 보내왔었다.

하여, 간단한 답으로 붕숭아꽃이 피는 어느날 검정 봉지에 꽃을 담아 갈 수 있다고 하였는데, 오늘이 그날이었다.

 

어제 연락을 하고 오늘 방문을 하였기에 흑백의 문을 밀치니 반갑게 웃으며, 커피를 내어 오며, "언니오면 줄라꼬 일찍 만들어 차게 해 두었습니다."하며 방긋방긋 웃었다.

 

 흑백은 다방 간판을 지난해 가을에 내리고 지금은 아카데미로 운영된다. 그러나 흑백에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 흔적들이 흑백 입구에도 그대로 있다.

그중 납작한 돌(?)위에 봉숭아꽃과 백반을 작은 돌맹이로 찧었다. 붉은 물이 돌위로 흥건이 흘렀는데, 꽃을 찧는 나의 손이 금방 물이 들었으며, 지켜보던 경아씨가 좋아 벙긋거렸다.

"언니야, 언니 손에 물 다 들었다.ㅎㅎ"

 

곱게 찧은 봉숭아꽃을 경아씨의 열손가락에 올려 봉숭아잎으로 감싼 뒤 실로 동여매었다.

언제쯤이면 물이 들까.

하룻밤을 감싸주어야 제대로 들텐데, 곧 연주회가 있으니 많이 붉으면 낯서니 약간만 들이고 싶다고 하여 약 2시간 정도 흐른후 약지의 잎을 벗겨보니 마음에 드는 색으로 들여졌기에 모든 손가락의 봉숭아잎을 벗겼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여름방학이면 봉숭아물들이기는 연례행사처럼 행하여졌는데, 이제 늙은 딸들은 물들이기를 주저한다.

중고등학생인 조카에게 봉숭아물을 들여줄까하니 학교에서 손톱 검사를 하는데, 봉숭아물도 금지라고 하며 물들이기를 피하였는데, 중고등학교에서 봉숭아물들이기 추억은 권장사항으로 하면 어떨까 싶다.

여자 아이가 손톱에 봉숭아물 한번 들이지 않고 자랐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일이며, 후일 혼인을 하여 딸에게 들려줄 추억 한페이지쯤이 찢겨져 나가는 게 아닐까?

 

 경아씨는 손과 손가락의 생김이 이쁘지 않다. 여느 여자들처럼 손톱을 가꿀 수 없기 때문이다.

손톱의 길이 또한 짧은데, 카메라질을 핑계로 손톱을 기르며 색을 바르는 나와는 아주 다르다.

경아씨의 손은 부모님에게 흥분과 기쁨을 주었으며, 친척과 친구, 많은 이웃에게 기쁨과 흥분, 추억까지 선물하였으니 두고두고 고맙고 이쁜 손이다.

 

7월 19일 토요일에 舊 흑백, 유경아아카데미에서 연주회가 있다.

보라색을 좋아하는 경아씨는 보라색 점퍼를 입고 보라색 머플러를 목에 감았으며, 역시 보라색 모자를 썼다. 요즘 자전거 타기를 하는데, 봉숭아물들이기를 마치고 운동을 나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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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5일 미션1. 이미지 옆에 텍스트를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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