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흑백다방 그리고…

진해의 사랑방 흑백, 군항제와 함께 유택렬 화백 작품전

by 실비단안개 2014. 4. 5.
728x90

옴마야 언니야!

아직은 낯선이름 '시민문화공간 흑백'을 들어서니 경아씨가 놀랍니다.

지난해 군항제 기간에 들리고 처음입니다.

그동안 시내에 나가지 않은 건 아니었으며 흑백을 잊고 있은 것도 아닌데 블로그를 소홀히 하다보니 흑백다방도 소홀해졌습니다.

경아씨는 여전히 혼자 끊임없이 꼼지락거립니다.

흑백다방이 시민문화공간 흑백이 되었지만 많은 이들에게 흑백은 흑백다방으로 여전히 기억되며 입구나 내부, 집앞의 벚꽃도 그대로입니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변화를 주고 싶어 하는 우리집과는 달리 흑백은 그대로입니다.

물론 내부에 자잘한 변화들이 있긴 하지만요.

오래된 의자와 탁자 위에는 여전히 나비가 날고 있는데 못됐게도 영화 화차의 나비와 오버랩됩니다.

 

경아씨 컴퓨터가 2층에서 내려왔습니다.

뭔가를 적고 있었는지 추억을 꺼내는지 베슈타인 페이지가 열려 있습니다.

언니 차 한 잔 해요!

선물받은 건데 인도차 같은데 영어가 아니라서 모르겠네.

흑백커피가?

약입니다 약.

연습으로 경아씨 몸이 불편한가 봅니다. 혼자 생활하다보니 먹는 것도 부실한데.

밥은 묵었나? 밥 무로 갈래?

함께 다니던 선학곰탕의 동백을 구경할 겸 함께 밥을 먹고 싶었지만, 아버지 작품 전시기간이기에 바깥출입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모든 걸 혼자 해내야 하니 밖에서 편히 밥 한그릇 못 먹고 있었습니다.

언니 옥수수 먹고 싶다, 군항제때 옥수수가 젤 맛있거든요.

 

 

군항제 기간 유택렬 화백 유작전이 개최되는데 세 번 째입니다.

유택렬 화백은 비구상 계통의 서양화가로 진해의 대표적인 서양화가입니다.

'시민문화공간 흑백'은 1955년 '흑백'이라는 상호로 오픈했던 클래식 음악과 차의 그 공간은 음악과 미술, 휴식이 있는 시민문화공간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혼자 무수히 꼼지락거렸겠지만 오랜만에 가도 모든게 그 자리에 있습니다.

화백의 작품 아래 경아씨 자전거가 세워져 있기에 요즘 자전거 타냐고 하니, 이 언니는 뭐라카노, 연습이 중요하지! 합니다.

화장실 고쳤나?

그때가 언젠데요. 하하하

관람객이 심심찮게 들려 줍니다.

 

음악과 함께 하는 故 유택렬 화백 작품전은 2014년 3월 31일 ~ 4월 10일까지입니다.

해마다 벚꽃이 피는 군항제 기간에 전시회가 있는데 작은 공간의 소박한 전시회입니다만 경아씨는 전시회때마다 가슴이 벅차리라 생각합니다.

 

 

화가 이중섭으로 부터 받은 화구 박스입니다.

화가 이중섭이 통영에서 생활하기도 했는데 통영의 피카소 전혁림 화백은 흑백에 탈을 남겨 두었는데 뮤직박스위의 탈은 원래 여섯개였는데 지금은 다섯개가 남아 있습니다. 탈은 같은 모양으로 색상만 다른데 처음 보면 마치 모두 다른 모양의 탈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흑백은 문화공간이었으며 진해 시민의 사랑방입니다.

 

 

 

지난해 말 흑백이 근대건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며, 신문기사를 보여줍니다.

근대건축문화유산은 건립연대가 오래되지 않아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크게 인정받지 못해 급속히 사라지고 있으며, 우리 문화와 역사의 전승 단절이 우려돼 경상남도가 추진하는 '건축문화유산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콘텐츠 개발' 사업으로 도시화 과정에서 소멸되는 근대건축물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고 관련 기록물의 고증을 거쳐 도면화 작업을 하는 등  생활문화유산 발굴과 스토리텔링화 작업, 건축문화 지도(Map) 구축, 콘텐츠 발굴과 홈페이지 구축 작업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한국전쟁 기간 동안 전국 예술인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진해 흑백다방,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인 마산회원구 양덕성당, 로마네스크 양식의 근대건축물 마산합포구 성요셉 성당 등 보존 가치가 있는 건물이 근대건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체계적으로 관리된다고 하는데, 흑백다방의 경우 건축물 자체보다도 그 건축물과 연관된 주민의 기억, 흑백다방이 갖고 있던 옛 콘텐츠에 대한 주민의 향수를 바탕으로 현재 건축주와 시민단체, 지자체가 협조해 클래식음악과 그림이 있는 시민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는게 경상남도의 설명입니다.

 

풀빵과 차를 나눠 마시고 흑백을 나섰습니다.

흑백 입구에 어머니의 유품이 흑백과 경아씨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7시 소리내음 음악공연 회상 Ⅱ공연이 흑백에서 있으니 전시회 관람도 하고 음악과 흑백커피로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바람합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