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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밥도둑 전어회와 전어구이, 우리는 이렇게 먹습니다

by 실비단안개 2018.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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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2일

전어(錢魚) 장만하는 걸 22일 찍어서 그렇지 훨씬 전 부터 전어회와 전어구이를 먹고 있습니다.

바닷가 동네다보니 오전에 전어잡이 배가 들어오기도 하며 늦은 밤에 선창에 들어 오기도 하다보니, 다른 동네 주민보다 전어회와 전어구이를 자주 먹는 편이며 전어는 초가을 별미입니다.

 

전어(錢魚)는 청어목 전어과 고기로 우리나라 전 해안에 많이 서식하는 연안성 어종으로 전어의 맛은 예로부터 '봄 도다리, 여름 민어, 가을 전어'등 제철고기의 대표적 생선으로 꼽히는데, 특히 진해의 봄 도다리와 진해 떡전어는 유명합니다. 전어중에서 최고의 맛으로 치는 떡전어는 진해만 어귀에서 자란 통통하고  넓적한 전어를 말합니다. 
진해만 인근의 바다 밑은 무기 물질을 함유한 개펄 성분이 많은데다 동식물성 플랑크톤이 풍부해 여기서 잡은 전어는 크고 고소하며, 거센 조류의 영향으로 근육질이 발달돼 쫄깃쫄깃한 맛이 강하다고 합니다.

 

전어는 봄(3~6월)에 산란해 가을에 몸 길이 20cm 정도로 성장하는데, 가을로 접어드는 이때가 1년중 지방질이 가장 많으며, 뼈가 부드러워 고소한 맛이 최고입니다. 다른 지방에는 여름 휴가철에 전어를 판매하기도 했으며 전어축제를 하기도 하지만, 진정한 전어맛은 초가을 이쯤이 가장 좋습니다.

전어잡이 배가 밤에 선창에 들어 왔을 때입니다.

 

 

 

22일, 텃밭에서 일을 하는데 마을방송이 있었습니다. 큰선창에 전어배가 들어 왔으니 필요한 가정은 큰선창으로 가라고. 하여 텃밭일을 하다말고 냅다 달렸습니다.

1만원어치입니다. 활어며 비쌀 때는 5~6마리에 1만원하기도 하는데, 마을 방송을 할 때는 전어를 많이 잡은 날이기에 마릿수가 많습니다. 13~5마리 정도입니다.

어떤 이들은 전어회를 생선회로 인정을 않는다고 하나 전어의 전(錢)자는 돈 전자로 빈부귀천 돈을 따지지 않고 먹는 생선으로, 전어의 맛은 예로부터 전해오는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말,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가던 며느리 돌아온다, 봄 도다리·가을 전어, 가을 전어는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을 걸어 잠그고 먹는다'는 말로 능히 그 맛을 짐작할만한 생선입니다.

팔딱거리던 전어는 집에 오니 급한 성격에 거의 반 죽었습니다만 회를 뜨는데는 이상없습니다.

 

 

비늘을 치고 등지느러미를 가위로 잘라 씻은 후 배쪽을 갈라 내장을 꺼낸 후 다시 흐르는 물에 씻었습니다. 전어 내장 중 타원형의 완두 크기의 전어밤으로 전어밤젓을 담그기도 하는데 전어를 많이 취급하는 횟집에서 많이들 담그며 이 또한 별미입니다.

 

 

횟감입니다. 얼라아부지가 오려면 시간이 멀었기에 횟감은 숙성시켰습니다.

생선회에는 활어회, 싱싱회, 선어회가 있는데 활어회와 싱싱회는 횟감용이고, 선어회는 초밥용입니다. 활어회는 즉살하여 바로 먹는 회이고, 싱싱회는 5~10시간 숙성한 회로 육질의 단단함과 미각이 가장 뛰어납니다. 반면 선어회는 1~4일 지난 회로 이노신산(inosinic acid)이 가장 많아 미각이 최대인 대신에 육질은 퍼석한 단점이 있습니다.

우리들은 대개 수족관에서 즉살한 회 즉 활어회를 선호하나 사실은 육질이 단단하여 씹는 맛이 좋고 미각이 상승한 시점인 즉살하여 5~10시간 냉장고에서 숙성한 싱싱회가 맛이 제일 좋다고 합니다.

 

 

구이용 전어는 머리를 떼지않고 등에 칼집을 넣어 소금을 쳤습니다.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말'이라고 하듯 구우면 연하며 고소하기에 머리를 떼지 않았습니다. 내장을 꺼내지 않고 비늘만 쳐서 구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틀은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생선회의 맛은 칼질이 맛을 좌우한다지만 회를 떴습니다. 탱글탱글하며 윤기가 흐릅니다.

 

 

 

전어구이입니다. 올 가을에는 전어구이가 유독 당겨 끼니때마다 먹고 있는데, (혼자)아침에 두 마리를 구워 먹고 전심때 한 마리를 구워 먹습니다. 다른 찬없이 전어구이 하나면 밥 한공기를 비울 수 있을 정도로 간간하며 고소한 전어구이는 진정한 밥도둑입니다.

 


 

 

생선회가 있으면 쌈채소를 올리다보니 밥상이 작습니다. 전어회는 깻잎장아찌에 싸 먹어야 맛있다고 하기에 깻잎장아찌도 올렸습니다.

 

 

얼라아부지는 쌈채소를 종류별로 손바닥에 놓은 후 전어회를 고추냉이를 버무린 초고추장에 찍고 마늘은 쌈장에 찍어 올려서 싸 먹습니다.

 

 

제가 먹는 전어회입니다. 전어뼈를 발랐으며 초고추장에 버무려서 먹습니다. 혼자 한 마리 반이면 양이 차며, 전어구이는 두 마리를 먹어야 든든합니다.

 

 

전어구이 먹는 방법입니다. 전어회를 먹은 후 (밥을 물에 말아)첫 번째 전어는 앞접시에 담아 앞뒤로 뼈를 발라가며 먹고, 두 번째 구이는 짜지 않은 (신앙촌 생명물)간장을 전어구이에 끼얹어 으깨어서 먹습니다. 고소하며 짬조름한 전어구이는 밥을 부릅니다.

전어를 생선회로 먹을 때는 잔가시를 느끼지 못 하지만, 전어구이로 먹을 때는 잔가시가 걸리기에 나중에는 결국 손에 쥐고 발라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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