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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진해 풍경

대장동 계곡과 성흥사에 꽉 찬 가을

by 실비단안개 2018.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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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올해는 단풍색이 유난히 곱습니다. 부산과 용원을 오가는 도로변에 떨어져 구르는 벚나무단풍과 흔들리는 단풍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가자.

일찍 텃밭을 둘러본 후 대장동 계곡과 성흥사로 갔습니다.

점심시간 마을버스이기에 조심스레 기사님에게 절에 갈건데 위주차장까지 태워줄 수 있느냐고 하니 그러마했습니다.

굴암산은 텃밭에서도 보이는 대장동 뒷산이며 그 품에 성흥사와 대장동 계곡이 있습니다. 푸르다 어느날 갈색으로 변하던 그 굴암산이 아니었기에 그 속으로 들어 가기로 했습니다.

주차장에 내려 돌아 몇 박자국 걸어 계곡과 단풍든 산을 봤습니다. 크게 숨도 쉬었지요. 살 것 같다.

 

 

우리 지역은 유명한 단풍나무 대신 잡목이 유난히 많은데 고마운 건 여름에는 더 푸르며 가을에는 산이 마치 옷을 입은 듯 울긋불긋합니다.

예쁜집은 화장실입니다.

 

 

가을을 만난 기념으로 부도전도 찾았습니다.

 

 

부도전은 계곡옆에 있으며 이내 계곡으로 접어듭니다. 계곡에 가을이 꽉 찼습니다.

 

 

 

그린듯한 이 풍경은 봄날 숙제를 내 준 살구나무와 은행나무입니다. 봄이 살짝 피려고 할 때 온산이 수십가지의 초록으로 물들때처럼 지금 산은 붉게 붉게 노랗게 노랗게 물들고 있습니다. 남자 두 분도 은행나무단풍에 반해 휴대폰에 가을을 담고 있었습니다.

 

 

 

은행나무단풍입니다. 참 고왔습니다.

 

 

벚나무단풍이 떨어진 곳에서 냥이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냥이도 가을을 타나 봅니다.

 

 

은행나무가 보일까 하며 뒤로 고개를 돌리니 더 샛노래졌습니다.

 

 

성흥사입니다. 주변의 전봇대를 뽑아 버릴고 싶을 정도로 전봇대와 전선이 거슬리지만, 전기가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라고 하면 못 돌아 갈 것 같아 참았습니다.

 

 

올해는 배롱나무꽃도 만나지 못 했는데 배롱나무꽃은 졌으며 봄날 하얀꽃을 피운 목련나무가 노랗게 물들고 있었습니다.

조용한 절집입니다.

 

 

나한전 옆의 담장쪽에는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혹여 단풍이 들었을까, 전화라도 해 볼까, 아니지 실례지. 그냥 가자.

그런데 은행나무는 단풍이 아직 덜 들었습니다. 7층석탑쪽의 어린 은행나무는 단풍이 들었는데 나이가 많으면 숨이 차 단풍이 늦게 드나 봅니다. 은행나무를 담쟁이덩굴이 휘감았습니다.

 

 

삼성각앞에 서서 아래를 봤습니다. 범종각이 있으며 그 은행나무 단풍이 보였습니다.

 

 

삼성각입니다. 휘늘어진 나무는 귀롱나무이며 삼성각은 봄날 뒤쪽의 벚꽃이 예쁘며 봄, 여름, 가을동안 담쟁이덩굴이 예쁩니다.

 

 

 

대웅전뒷쪽입니다. 가운데 소나무가 있으며 담장에 바짝 붙어 양쪽으로 모과나무가 있습니다. 가을이 노랗게 잘 여물었으며 떨어져 있는 것 중 흠이 없는 두 개를 양쪽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범종각앞에 찍은 대웅전과 단풍이 든 목련나무와 늘푸른 비자나무와 뒤에는 은행나무입니다.

 

 

11월이면 산불조심 아저씨가 계곡입구에서 입산을 금지시킵니다. 하여 절집의 밭으로 들어가 보호수인 느티나무곁을 지나 계곡으로 갑니다.

 

 

방금 만난 모과나무입니다.

 

 

절집의 찬을 책임지는 밭에는 길쭉한 호박이 몇 덩이 있었으며 나팔꽃이 피어 있었고, 호박꽃이 피어 있었기에 자세히 보니 박꽃과 달리 꽃잎이 길쭉했습니다. 길쭉한 호박이라 그런 모양입니다.

 

 

보호수 느티나무입니다. 주변에 봄부터 겨울까지 피고지는 광대나물이 피어 있었습니다. 봄보다는 적게 피었지만 하도 예쁘게 피었기에 엎드려서 찍어 주었습니다.

 

 

 

절뒤로 등산로가 있는데 그곳에는 차나무가 있습니다. 절뒤의 밭에도 있긴 하지만 밭에는 들어 갈 수 없으니 등산로 입구의 차나무 꽃과 산국화입니다. 쑥부쟁이도 피어 있었습니다. 어느 것 하나 가을이 아닌 게 없습니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남천이 있는데 남천의 열매와 흔한 배풍등 열매입니다. 찔레나무 사이로 덩굴을 올렸기에 찔레의 열매인 줄 알았는데 다가가니 배풍등이었습니다.

 

 

대장동계곡입니다. 흐르는 물의 양이 많지 않았기에 사방공사로 잘 놀 수 있도록 만든 바위들을 건너 다닐 수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경남과 부산시민이 많이 찾는 좋은(?) 피서지입니다.

 

 

계곡속으로 더 들어가니 누군가가 가을속에 있었습니다. 공부중인가, 수양중인가. 신선인가. 더 다가가면 방해가 될 것 같아 모른척하고 계곡을 건너 왔습니다.

 

 

아쉬움에 건너 온 곳을 봤습니다. 노란단풍은 상수리나무같지 싶습니다.

 

 

 

잎의 갈래가 여럿인 단풍입니다. 우리가 흔히 만나는 단풍잎과는 달랐으며 숲에서 유난히 붉기에 멀리서나마 찍었습니다.

 

 

더 이상은 나아갈 수 없으며 옆으로 등산로가 따로 있습니다. 상수도보호구역이거든요.

 

 

꽃 심으면 안 필까 걱정하고 꽃피면 또 질까 걱정이네.

피고 짐이 모두 시름겨우니 꽃심는 즐거움 알지.

문 좀 닫아 주세요.

겨울입니다.

낙엽이 날아 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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