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함께 즐거우면 더 좋지 아니한가!
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토란대 수확하여 껍질 벗겨 건조, 장어탕까지

by 실비단안개 2020. 10. 8.
728x90

9월 27일 ~ 10월 6일

예년보다 토란대 수확이 빨랐습니다. 그 수확도 다른 일을 하는 사이 거의 다 했습니다. 텃밭에 가자마자 토란대 사진을 찍어 두길 잘했지요.

토란 [taro]은 천남성과(天南星科 Araceae)의 초본식물로 동남아시아에서 기원하여 태평양의 여러 섬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큰 구형의 땅 속덩이줄기에 전분이 많아 주요 농작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비옥하고 물이 잘 빠지는 토양에서 심은 지 7개월 후에 덩이줄기가 수확됩니다. 토란잎과 덩이줄기는 얼얼한 옥살산칼슘을 함유하고 있어 날것으로 먹으면 독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끓여서 독성을 제거한 뒤 먹어야 합니다.

토란(土卵)은 밭에서 나는 알이라고 할 정도로 영양이 풍부합니다. '알토란'이라는 말을 하거나 들어 봤을 텐데요, 알토란은 "너저분한 털을 다듬어 깨끗하게 만든 토란"을 말하는데, 알뜰하게 가꾸고 돌봐서 아주 소중할 때(것)를 말할 때 알토란 같다고들 합니다.

토란은 위에 좋은 식품인데요, 토란은 당질이 에너지로 바뀌는 작용을 돕는 비타민B1과 지방을 효율적으로 연소시키는 비타민B2, 변비를 해소하는 식이섬유를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확한 토란으로 토란 완자탕을 끓이기 위해 껍질을 벗긴 상태이며, 토란은 토란대 수확 후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훌륭한 선택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일을 소리 없이 하다 보니 눈치껏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이날도 그랬습니다. 토란은 원래 토란밭에 심은 후 남았기에 고구마밭의 밭두렁에 심었는데 그 토란대입니다.

 

토란밭입니다. 밭이라고 하지만 손바닥만 합니다. 태풍에 쓰러진 걸 그대로 두었더니 일어선 놈도 있습니다.

 

기분 좋게 하는 토란의 잎입니다. 넓은 잎을 보면 마음이 조금 더 넓어지는 듯하며, 비라도 내리면 빗방울이 구르고 꺾어 우산처럼 들어도 봅니다.

 

고추를 따고 찾아보니 토란대를 베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이라도 건진 게 다행입니다.

 

진짜 토란밭의 토란대를 베면 잘 찍어야지 했었는데, 오나마~ 벌써 다 베었습니다. 밭두렁의 토란대를 벨 때 찍지 못했더라면 올해 토란대 베는 모습은 영영 놓칠 뻔했습니다.

 

토란대를 베면 단면이 서서히 갈색으로 변하는데, 토란을 잘랐을 때 단면에 배어 나오는 갈색 성분은 폴리페놀이라고 부르는 물질로, 발암 억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벤 토란대를 모아 두었는데 많았습니다.

 

친정 마당입니다. 작두를 꺼내오더니 작두로 잘랐습니다. 가위로 자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엄마는 옆에서 적당한 양으로 모아 줍니다.

 

저녁 밥때가 되었는데 엄마는 토란대의 껍질을 벗기겠답니다. 2~3일 두면 시들해지는데 그때 벗기면 더 잘 벗겨지는데 고집이십니다.

 

껍질이 있는 토란대와 벗긴 토란대입니다. 벗긴 토란대가 연하게 보이며 식이섬유가 막 나오는 듯합니다.

 

예전의 사진인데요, 토란의 껍질은 고구마순 껍질처럼 벗겨집니다.

 

9월 28일

아침 식사 후 부모님께서 마당에 나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전날 엄마가 벗기다만 토란대의 껍질을 벗기며, 엄마는 고추를 손봅니다. 시골의 가을 풍경중 하나입니다.

 

9월 29일

오전부터 아버지는 껍질을 벗긴 토란대를 자릅니다. 자르지 않고 말릴 경우 토란대가 크기도 하지만 건조 시간도 많이 걸릴 겁니다.

 

10월 1일

토란대는 여전히 마당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추 건조기에 넣으면 금방 건조가 되지만 기계보다는 자연 건조를 택한 겁니다. 기온이 많이 낮다 보니 건조가 더뎠습니다.

* 집은 태양광으로 8월 전기료가 6천 몇 백 원이며, 고추 건조기는 농가 전기로 8월 전기료는 2만 원 안쪽이었으니 전기료 때문이 아닙니다.

 

10월 5일

잘 말랐습니다. 마른 토란대는 그물망에 넣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두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습니다.

 

좌측부터 건조 고구마 순, 건조 토란대, 건조 토란대이며, 검정 봉지는 양파망(붉은 그물 모양의 망 주머니 : 건조 고구마순과 토란대를 넣은 망)입니다.

 

10월 6일

요양보호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면서 횟집에 갔습니다. 꽃게가 부모님 반찬으로 좋기에 있나 해서요. 꽃게는 두 마리 있었으며, 장어가 좋았기에 장어를 1kg 구입했습니다. 손질해 준 장어를 들고 다시 친정에 가니 (꽃)게는 없더나 하시기게 두 마리 있더라고 하니, 그거라도 들고 오지 하셔서 다시 횟집으로 가서 수족관의 꽃게 두 마리를 들고 왔습니다.

요새 장어는 맛이 없다시며 엄마는 장어국을 끓일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얼른 집에 들러 며칠 전 데쳐 냉동실에 넣어 둔 겨울초와 삶은 고사리를 들고 다시 친정으로 갔습니다.

냉동 고사리를 녹이는 사이 엄마는 장어에 겨울초를 썰어 넣었습니다. 허리가 굽었다 보니 대부분의 일은 앉아서 하십니다.

사진을 찍으니 된장을 풀다 말고 멈추었습니다. 우리 식구들은 이렇게 긴장하며 살고 있습니다.

 

언 고사리를 녹이면서 말린 토란대를 가스 불위에 올렸습니다. 토란대는 빨리 무르기에 잠깐 삶으면 됩니다.

토란대는 만성장염에 좋다고 하며 생토란대보다 말린 토란대가 당질, 칼슘, 칼륨,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더 풍부하다고 합니다.

 

엄마는 장어국에 추석 나물인 도라지와 콩나물도 넣었습니다. 네 그렇게 하셔요.

 

텃밭일을 마치고 친정에 가니 오후 2시였는데, 엄마가 넘어져 눈 위를 다쳤습니다. 약은 아버지께서 발라 드렸기에 밥상을 차려 장어국과 함께 먹고 두 그릇 양을 들고 왔습니다.

 

장어가 어디서 났는기요?

횟집에서 샀지요. 그런데 멸치젓갈이 한 통에 10만 원 하데. 너무 많기에 누가 조금씩 나누면 연락을 해 달라고 했소.

마 다 사서 대전도 보내고 마산도 주고 할매도 드리고 우리도 묵지. 갈치 낚시를 가야겠다.

 

저녁밥상에 오른 장어국입니다.

햇토란대와 얼마 전에 첫 수확한 겨울초에 방금 뜯은 방아잎과 또 얼마 전에 수확한 산초가루를 넣어 맛과 간을 맞추었습니다.

 

우리 지방에서 장어탕이나 추어탕에 넣어 먹는 방아잎과 산초가루입니다. 방아잎과 산초가루는 음식의 맛을 훨씬 풍요롭게 해 주는 허브이자 향신료입니다.

방아잎은 배초향의 잎입니다.

 

- 향신료가 되는 산초나무 열매 채취하다2020.09.27

 

저녁 밥상입니다. 밥은 얼라아부지가 가을이면 비염으로 고생하기에 느릅나무 달인 물로 했습니다.

 

728x90

댓글